디오게네스 변주곡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최근 중화권의 문학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찬호께이는 홍콩 사람인 저자가

타이완추리작가협회 공모전을 시작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중화권에서는 많이 알려진 작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은

작가가 발표한 단편들의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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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을 엿보는 파랑'은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이는 란유웨이는 남의 사생활을 엿보는 취미를 가진 사이코패스로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올리는 블로그 글을 보고 상대의 정보를 수집한다.            

'심람소옥'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여자의 일상을 쫓던 그가 결국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여자는 당연히 란유웨이를 알지 못하지만 란유웨이는 몇 년간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

그녀의 모든 것을 알게되고 세월이 흘러 흥미가 떨어지자 그녀을 없애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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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미성년자 성노예사건에서도 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사생활을 훔쳐보고 쾌감을 느낀다.  놀랍게도 그 사람들은 바로 우리곁에서 아주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 채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란유웨이같은 인간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끔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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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지 않게 되었다. 그 순간 순수함이 사라지고 혼탁한 삶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어느 크리스마스 저녁의 풍경이다. 노숙자들이 모여 모닥불을 쬐면서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이야기 한다. 하긴 삶에 지친 그들이 산타의 존재를 믿을리가 없다.            

집을 나와 노숙자가 된 테일러 곁에 존이라는 남자가 다가온다.

산타의 존재를 이야기 하던 중 존은 넌즈시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테일러는 존의 조언에 힘입어 용기를 내어 집으로 향한다.

자신을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을 보면서 테일러는 기적이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믿지 않았던 산타가 그에게 기적을 선물한 것이 아닐까. 존의 얼굴로 다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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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작가를 꿈꾸는 청년에게 편집자는 실제 살인사건을 저지르라고 충고한다.

그래야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작품을 쓸 수 있다면서.

실제 지금 인기있는 추리소설작가중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서 말이다.

유명작가가 되고 싶었던 청년은 자기딴에는 아주 완벽한 시나리오로 살인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 것은 청년의 작품을 가로채고자 했던 한 사내의 덫이었다.

짧은 작품이지만 반전이 놀랍기만 하다.

 

여러 악기가 어울려 멋진 음악이 완성되는 것 같이 아주 조화롭고 짜임새 있는 작품집이다.

찬호께이라는 새로운 작가의 등장으로 중화권의 추리소설에 주목하게 된다.

그의 다음 장편에도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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