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9월이란 숫자만 봐도 조금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작년보다는 덜하다고 하는데 올해도

여전히 이렇게 덥네요. 말복과 입춘이 지났는데도 말이죠.

한 달 먼저 제 손에 도착한 샘터 9월호처럼 가을이 얼른 와주었으면 합니다.

 

20190814_104252.jpg

 

아직 결실의 계절이 온 것은 아닌데 이번호는 유독 실한 열매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20190814_104959.jpg

 

광복절을 하루 앞둔 오늘 유독 이 꼭지의 사람이 그립고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하필이면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떨어지던 날 조선의 이우 왕자는 그곳에서 사망하고 맙니다.

일본은 조선의 왕족들을 교육이란 명분으로 일본으로 끌고가서 유배생활같은 삶을 살면서도

조선의 독립을 위해 남몰래 노력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조선의 왕족들중 드물게 잘 생겨

더 맘에 들어온 이우는 그토록 갈망하던 독립을 눈앞에 두고 일본을 멸하기 위해 떨어뜨린

폭탄에 삶을 마감하고 맙니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을 언젠가 읽었던 나로서는 서른을 갓

넘긴 젊은 왕족의 죽음이 서글펐습니다. 74년 전 그 날로 돌아가 그의 삶을 붙잡고 독립의 그 날을 보여주고픈 열망에 시달립니다. '역사타임캡슐'에 실린 그의 기사가 더 와닿는 이유입니다.            

 

20190814_104708.jpg

 

엊그제 이란을 여행한 젊은이들이 페르시아 시절 거상의 집을 방문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 사막 땅에 세워진 너무도 아름다운 집은 지표보다 낮게 지어진데다 희한한 바람구멍을 만들어

시원한 에어컨같은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예전 사람들의 과학적인 사고에 탄복했는데 인간의

지능보다 훨씬 낮을 것 같은 개미들이 지은 집을 보니 이런 과학이 있나 싶습니다.

비가 올 것을 미리 알아내는 재능부터 비나 뜨거운 열기를 피해줄 과학적인 아지트를 짓는 본능이라니.

실제 어떤 건축가는 이 개미집의 과학적 기능을 이용하여 집을 지었다고 하는데 에너지 비용이 엄청 절약되었다고 하네요. 한낱 미물같은 개미에게도 배울 점이 있어서 또 고개가 숙여집니다.            

 

20190814_105034.jpg

 

TV를 즐겨보지만 웹드라마는 거의 본 적이 없어 사실 '이 남자가 사는 법'에 등장한 배우 김형석은 처음인데요. 배우가 되기 위해 무명의 시간들을 견디다가 사고마저 나는 바람에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멋진 배우더군요. 내 아들도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서 인지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연극으로 연기력을 다지고 있다니 아들내미를 보는 마음으로 응원을 마구 보내봅니다.

 

20190814_104642.jpg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맛있는 요리의 레시피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우뚝 선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더 맛깔납니다. 할머니들의 요리는 자식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미안함의 메시지들이 들어있습니다.            

가난한 시절 못 먹인 미안함에 지금도 다섯 딸에게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서 보낸다는 할머니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게 엄마 마음이지요. 자식이 회갑이어도 여전히 어린 자식이랍니다.            

 

20190814_104743.jpg

 

그리고 이제는 종이보다 스마트폰으로 더 많이 만나게 되는 책들과 거리를 두고 종이를 고집하는

'종이잡지클럽'이 마포구 합정역 근처에 생겼다고 해서 반가웠습니다.

종이로 만나는 책의 질감을 어찌 이길 수 있을까요. 암튼 내가 서울에 있었다면 당연히 찾아갈 멋진 공간입니다. 아마 내가 애정하는 이 '샘터'도 그 곳에서 맑은 물을 퐁퐁 내뿜고 있지 않을까요.            

이 달에 특집은 '나를 바꾼 좋은 습관'입니다. 나를 바꾼 좋은 습관? 글쎄요. 책을 읽고 가끔 산책을 하는 정도의 습관 정도인데 다른 분들에게 어떤 습관들이 있는지 들어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유독 9월호는 오래 붙들고 있게 됩니다. 좋은 기사가 많고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주네요.

내달 10월호를 손에 쥘 무렵에는 더위가 물러가고 시원해졌으면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