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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통이 아니네 - 오늘도 탈탈 털린 당신을 위한 충전책
김보통.강선임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4월
평점 :
'보통'의 정의를 보면 특별하지 않고 흔히 볼 수 있음 혹은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않은 중간정도라고 나와있다. 한마디로 어중간한 상태를 말한다. 역대 대통령중에 '보통사람'이라는 슬로건으로 친밀감을 내세웠던 이가 있었는데 사실 이 어중간한 상태가 쉽지 않음을 살다보면 알게된다.
논어에 나오는 '중용'이라는 뜻과도 닮은 '보통'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노력을 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만화가이며 수필가인 김보통씨의 본명은 모른다. 굳이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자신의 이미지를 드러낸 '보통'이라는 이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 '김'이란 것만 보더라도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그러나 어쩌랴 그는 전혀 보통사람으로 살아가지 않고 있다.
자신도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 되리라는 걸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기에 그런 이름으로 세상에 자신을 살짝 드러낼을 지도 모른다. 다만 그의 작품들이 많은 보통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사이다같이 시원한 한 방을 날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이 되면 행복한가. 저자의 말처럼 행복은 보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보통이상은 되어야 행복이 체감되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상대적이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보다
저급한 삶이나 단계에 머물러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행복지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보통이라서 행복하다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안분지족의 달인이 아닐 수 없다.
취준생의 고단한 삶을 살다가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는 왕따 내지는 갑질이 난무하고 꼰대들의
오지랖질 때문에 사표를 수십번 썼다 지웠다 하는 사회인이 한둘인가.
단합을 위한 회식이 아닌 억지춘향격의 회식때문에 더 고단해지는 일상들이 이어지고 최첨단
디지털 세상이 도래해도 조선시대보다 더한 구시대적 사고가 존재하는 조직사회의 폐단이
한둘인가 말이다.
눈치보지 말고 휴가도 떠나고 6시 땅 되면 윗사람이 자리에 있어도 과감하게 일어설 줄 아는
좀 멋진 사람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인 보통사람들에게 건네는 '나를 지키는 법'을 듣다보니 가슴이 싸해진다.
사실 20년 전 내가 사회생활을 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세상은 정신 못차리게 변했는데
한심한 세태는 여전하다니 절로 쯧쯧 소리가 나온다.
먹고 살려니까 할 수 없이 오늘도 지하철을 향해 뛰어가고 야근과 예의없는 카톡에 시달려도
살아야 하니까...그러니까 이 책으로라도 위안을 얻어보자.
하루종일 버티던 휴대폰도 방전되면 충전이 필요하듯 삶에도 충전이 필요하다.
잠시 숨을 고르고 읽다보면 가슴이 촉촉해지면서 찌든 삶이 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올 것이다.
이거 보통이 아니로구나하는 깨달음이 밀려오면서 자신이 조금쯤은 기특해지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