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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
최창조 지음 / 민음사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1. 풍수에 대한 기본기들
풍수에 관한 최고의 경전은 '청오경'이라는 책으로
3세기경 한대에 청오자가 썼다고 할 뿐,
그 뒤 체계 내용상 실증성과 논리적 합리성을 갖춘
4세기경 동진시대의 '장서(葬書)'
곽박이 지은 것이며, 당 현종이 비단주머니에 두고 아꼈다하여
'금낭경'이라고도 알려진 책이다.
'풍수'소설속에도 나오는 '동기감응론(同氣感應論)'은
사람이 죽어 '혼'이 땅의 기를 만나면
서로 감응하여 그 복은 살아있는 자식에게 미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산 정약용이 [살아계신 부모님이 자식 잘되라고 마주앉아 훈계해도 어긋나기
쉬운데,하물며 죽은 사람이 어찌 살아있는 아들에게 복을 줄 수 있겠는가]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산수간법의 용혈사수론(龍穴砂水論) 에서 '용'은 산의 맥세를 살핌, '혈'은 자리에 관계되는데,
땅기운이 집중되는 곳이 혈장,혈처가 된다. 주위 산세와 관계되는 '사', 흐름에 관계되는 '수'
양지풍수(고을,마을 떠잡기)의 주축으로. 음택풍수(산소자리잡기)의 동기감응론과 비교된다.
풍수에서 산을 용이라고 하는 것은 변화무궁하기 때문이고, 그 용의 근원은 중국의 '곤륜산'을
지목하고 있으며(실재 중국 서쪽 티벳에 최고봉 7723m 존재), 이것이 동쪽으로 맥을 뻗어온 것이
압록강의 원류 백두산이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은 '아방강역고'에서 [백두산의 맥이 곤륜산과
연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곤륜산을 조상으로 백두산을 손자로 둘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4대명산인 동의 금강산 서의 구월산, 남의 지리산, 북의 묘향산에 대한
서산대산 휴정의 감상을 접할 수 있었고 (묘향산이 최고),또한 '삼신산'을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봉래산,방장산,영주산으로 불로불사의 선약을 구하러 진시황, 한무제가 찾아나섰다는 기록이
있지만, 삼신할미가 우리 조상인 환인,환웅,환검을 말하고, 아기를 점지,출산,양육을 지켜주듯
'삼신산'은 생명의 원천인 엄뫼(母岳)산을 의미한다.
2. 명당론과 풍수 이야기
그동안 풍수를 미개하고 비논리적인 잡술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으나, 삼국통일로 중국으로부터
이론체계의 풍수를 받아들이기 이전부터 자생적 풍수지리가 있었으며, 풍수는 역사상 왕조말에
진취적, 긍정적 풍수가 나타나고 왕권이 확립, 안정적 사회가 되면 타락하고 이기적인 풍수로
변모하게 된다. 현대와서도 땅을 철저히 이용과 소유의 객체로서 욕심의 대상으로 삼고
자신의 집안의 복됨을 위한 음택산수로서만 사용하고 있다.
풍수는 기를 공간적으로 파악하여 땅속의 기의 덕을 얻어보자는 사상이다.
따라서 마음을 비우고 사심없이 산을 대하여만 지감地感)을 느낄 수 있고 , 산룡이 사람을
끌어안을자세를 갖출때 그 품안이 명당이 된다. 명당은 어머니의 품을 뜻하고 죽어서도
그 품에 묻히기를 원해 오죽하면 젖무덤이라하고, 무덤을 젖통 모양으로 만든다고 한다.
산을 바라볼때 그 산룡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확인하고 맥을 따라 흘러내려 온 산룡이
사람을 맞을 자세가 되었는지도 살피고, 산룡이 유장하게 혈을 짓고 청룡 백호가 혈을 감싸 안아
안으로 책상과 같은 안산(案山)이, 멀리는 친구와 같은 조산(祖山)이 보호해주면 명당이 된다.
그러나, 예전에 부귀영화를 누렸던 명당이라도 지기가 쇠하는 곳이라면 취하지 말라는 '묘택휴수'
사당이나 사찰 가까운 곳은 자리를 쓰지말라는 '신전불후' 바람과 물소리가 슬피우는 곳은 과거
전쟁 재앙으로 떼죽음을 당한 곳일 수 있어 피해야한다는 '풍수비수'외에 '완경참암' '고단용두'
'산강소란'' 좌하저연' '용호첨두' 등 청오경에서 '팔불상(八不相)'이라 하여 경계하고,
'오불상(五不祥)은 되도록 이장은 금하고, 상스럽지 않은 다섯가지만 경우만 개장을 허락하는
의미다.
3. 마무리
이번 기회에 풍수에 대한 기본기를 맞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소설 풍수도 인간들의 욕심에 의한 땅의 논리를 왜곡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들고, 이제는 땅과 진정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넉넉함을 갖도록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