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 우리 시대와 나눈 삶, 노동, 희망
하종강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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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요?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가슴 뭉클해지는 때가...
우리 주위에 그렇게 모질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은지 몰랐었어요.
아니 제가 그들을 애써 외면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근처 가까운 곳에 홈에버 비정규직 문제로 그 앞에서 농성하는 분들이
나눠주는 홈에버 이용하지 말자는 유인물도 그냥 건성으로 읽고
이제는 나도 모르게 남들처럼 홈에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기앞에 떨어진 불똥이 아니라고 그냥 쉬 잊어버리고 넘겨버리네요.
 
하종강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6부에 걸친 아직도 열악한 노동현실, 노동문제를
듣고 있노라니, 지금의 우리 모습이 너무 안일하게 사는 것이 아닌지 뒤돌아
보게 됩니다. 전국의 노동조합 강연장, 시위현장, 노동현장을 찾아다니며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돌보아주는 그의 노력에 다시한번
머리 숙여 집니다. 제가 대학 다닐 적에 연신 돌멩이와 최류탄으로 교정이나
시내가 난리법석이었어요. 학교 동아리 써클에서 매일 시위에 동참하라고
했지만, 나약한 내 심성이나 경찰공무원에 근무하시는 부친의 엄명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간혹 붙잡혀간 친구나 선배가 있으면 선처해주도록
해달라는 것이 저의 미약한 힘이었어요. 이제는 대학졸업하고 결혼도 하고
세월도 흘렀고, 문민,국민,참여정부를 지나오면서 많은 부분들이 해소되고
개선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신자유주의와 FTA체결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더욱 가열되고, 경제적 약자는
백만원도 안되는 돈을 가지고 자식 교육시키고, 부모공양하고,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서 이 땅에 희망의 불빛은 가물가물해 갑니다. 
용기있는 어린이집 여선생님의 정당한 요구는 부당해고로 이어지고
오갈데 없는 철거민의 눈물겨운 투쟁은 아직도 개발논리로만 밀어붙이고
값싼 임금으로 멀리 외항선박속에서 부당한 노동착취를 당하고
언제고 있을 사고에 목숨을 담보로 현장에서 일하는 용접공들,
이교대 삼교대로 야간일하며 최저임금 수준으로 청춘을 보내는 여공들,
'노동 유연화'명목으로 언제나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만 양산되는...
이것이 소득 이만불의 대한민국 현주소였던 것입니다.
 
이밖에도 책속에는 노동현실에 관한 이야기 뿐만아니라 하종강 선생님이
지난 몇십년간에 보고 느꼈던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어요.
선배, 후배의 안타까운 죽음의 현장에서, 자신이 겪었던 고문의 흔적들,
할머니, 청년, 아줌아, 그야말로 우리의 소박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가슴속에
담아 진하게 우리 독자들의 가슴속에 다시금 전해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한편에서는 '성장중심' '경쟁위주'사회로 몰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는 가난해도, 성공하지 못해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오손도손 인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라도 소외된 우리 이웃에 따뜻한 마음과 눈길로 서로 안아주며
아직도 사회 한편의 어두운 그림자처럼 지내는 노동자들, 장애인들, 노숙자들,
외국이민 채류자들..이제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회피하지도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우리의 이웃처럼 아픔을 같이 해야 합니다.
하종강 선생님 말씀처럼, 가족 아닌 남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작은 희생들이
필요한 때이고, 우리 다같이 희망을 갖고 조금만 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만 한 희망의 나라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좋은 책 읽게 해주시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신
하종강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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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 2008-05-0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따뜻한 서평 고맙습니다. 다른 서평들도 다 좋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