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우리가 다시 사랑하게 된 도시, 도쿄, 개정판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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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네이버 '책과 콩나무'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도쿄의 하늘은 하얗다(東京の空は白い), 오다윤 지음, 세나북스

東京の空は白


내가 본 도쿄의 하늘은 맑고 파랬다. 겨울에 가서 미세먼지도 없어 더 파랬던 것 같다. 그런데, 저자는 도쿄의 하늘이 하얗다고 했다. 왜 일까? 단순한 도쿄여행 에세이가 아님이 느껴진다. 사실, 나는 세나북스의 책이 나올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읽고 있다. 세나북스의 책을 읽을 때마다, 다음에는 나도 저기 꼭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들이 일본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일년에 한두번은 일본에 간다. 내가 느꼈던 관광객으로서의 일본과 한달 살기 혹은 직장을 다닌 준현지인으로서 느낌은 조금씩 달랐다. 특히 이 책은 일본 번화가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저자가 바라본 도쿄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약으로도 못고치는 월요병과 가끔은 출근하기 싫은 마음이 드는 것이 직장인의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롯본기힐스 모리타워에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 하나만으로 즐겁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이 십분 이해가 된다. 작년 겨울, 줄 서서 보았던 롯본기힐스의 야경을 매일 볼 수 있다니! 매일매일 퇴근하는 길이 설레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 뿐이랴. 그 수많은 맛집들은 또 어쩔 것인가? 직장인은 맛있는 점심식사와 커피 한 잔이면 모든 스트레스와 피로를 다 날려보낼 수 있지 않은가? 예술적인 건물과 잘 정도된 정원만 봐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 주말에는 도쿄 근교를 산책하고, 여행하며 도쿄를 만끽했을 저자의 삶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유를 얻으려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일본에서의 생활이 비록 만족스러웠지만, 자유를누리는 대가로 비싼 물가를 감당하기에는 30대에 들어선 저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조금 더 나은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일본생활을 접고 통번역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일본사람들은 칭찬을 잘한다. 히라가라를 모르던 내가 일본어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먹었던 것도 입국심사 때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 온 목적을 영어로 물었는데, 나는 외워간 일본어로 강코데스라고 했고, 와타시와 카이샤잉데스라고 했더니, 입국심사관이 일본어 잘한다며 칭찬을 해 주었다. 그 한마디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다. 저자는 일본에서 일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라며, 일본어와 영어를 조금 할 줄 안다면 도전해보라는 깨알 같은 팁을 방출한다. 내가 20~30년만 어렸더라면 나도 혹 해서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도쿄와 주변도시의 찐 맛집과 볼거리가 올컬러의 사진과 함께 실려 있어서,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이 책은 화려한 도시의 모습과 맛집, 예쁜 카페, 관리가 잘된 정원과 신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20대의 도전과 30대의 꿈을 담은 저자의 고민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아낸 에세이집이다. 다음에 다시 도쿄를 간다면 저자가 소개했던 곳을 답사하듯 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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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지문 Write Your English
이정우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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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공부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하루 한 지문 Write Your English, 이정우 지음, 모티브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 외에도 토익, 토플, 영어 회화 공부 뿐 아니라 영어논문 작성 등등 영어를 계속 공부하고 있지만 영작은 늘 부담스럽다. 전공영어로 읽고 쓰는 것은 그나마 쉬운데, 내 생각을 에세이로 쓰는 건 정말 어렵고 부담스럽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If you don't try, nothing happens). 로또를 사지도 않으면서 로또당첨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고, 공부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학생들도 있다. 나는 외국어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하는데 그에 비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다. 공부를 하다가도 흐지부지 되는 경험이 많다. 작심삼일이라도 계속 반복하다보면 아예 안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또 책을 들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보니, 항상 한국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 책으로 공부하다 보니 쓰기 이전에 반드시 거치는 사고의 단계를 생략하지 않고,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가는 느낌이다. Step 1의 ‘단어 학습하기’부터 시작해, Step 2 첫 번째 듣기, Step 3 영어 지문을 보고 한 문장씩 해석하기, Step 4 해석을 보고 문장씩 영작하기, Step 5 영어 지문을 보고 한 문장씩 확인하기, Step 6 두 번째 듣기, 그리고 Step 7에서는 마지막으로 암기하여 말하기를 통해 의견을 말하거나 글로 확장하기까지를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일곱 단계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영어 문장이 머릿속에 ‘형성되는 순서’를 그대로 따라간다.


영작하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순서대로 공부하니 생각보다 너무 쉽게 영어로 글을 쓸 수 있어서 놀랐다. 듣는 것보다 일단 눈으로 먼저 확인해야하는 세대이다 보니, 단어학습하기를 통해 key word 숙지한다. 바코드 스캔하면 음성듣기 제공되니, 원어민 발음으로 직접 반복해서 들으면서 첫 번째 듣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문장을 익히고, 방금 들은 문장을 눈으로 다시 한번 들여다보니 훨씬 이해가 잘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게 된다. 내가 영작한 것과 원문이 약간씩 다른 것도 있었지만, 틀린 건 아니니 자신감이 붙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학습자를 끝까지 데리고 간다는 점이다. 하루 한 지문이라는 분량, 명확한 단계, 과하지 않은 설명 등 이 모든 요소가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영어 공부를 오래 해 온 사람일수록 알 것이다. 좋은 교재란 내용이 어려운 책이 아니라, 끝까지 공부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것을!


<하루 한 지문 Write Your English>는 영어 작문이 막연히 어려운 사람, 말은 되는데 글로 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 그리고 영어 공부를 다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 한권으로 영작 실력이 단번에 끌어올려 주지는 않겠지만, 영어로 생각하고 쓰는 감각을 하루하루 쌓아 올리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로 글 쓰기를 자유롭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좋은 시적점이 되어 줄 것이다.


If you do nothing, nothing will change.

Dreams stays as dreams unless you act.

Small steps are better than no steps.

Without action, nothing happ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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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일문법 - 애니 문장을 현실 문장으로 바꾸는 법!
오오기 히토시 지음 / 길벗이지톡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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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공부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일문법, 오오기 히토시 지음, 길벗이지톡

히라가나도 몰랐던 내가 인강을 들으며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지 10개월이 되어 간다. 가까운 일본여행을 자주 가게 되면서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말하고 싶어 시작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문법책이나 인강에서는 배울 수 없는 현실에서의 대화를 생생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접하게 된 책이 오오기 히토시의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게 일문법>이다. 오오기센세는 유튜브 강의를 듣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얼굴이 익숙하다 했더니, 예전에 한참 재미있게 보았던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도 나왔던 분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쉽게 쓴 문법서가 아니라. 자칭 일본 애니 덕후 오오기 센세가 일본 애니메이션 대사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오오기 센세는 문법을 설명하기 보다는 일본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게 느껴진다는 뉘앙스를 많이 얘기해 주셨는데, 애니에 나오는 대사를 통해 생활 일본어를 쉽게 알려 주고 있다.



예를 들어 「〜ます」 설명 부분을 보면, “僕が戦います!”라는 문장을 단순히 “~하겠습니다”로 번역하는 데서 끝내지 않는다. 강한 마음으로 결심하는 장면, 공식적인 상황에서의 말투, 의지 표명의 뉘앙스를 함께 설명한다. 유튜브 강의에서 선생님이 자주 하던 말—“이건 시험용 문장이 아니라, 장면용 문장이다”—가 그대로 떠올랐다.

「かしら」 설명은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보통 문법서라면 여성 말투, 추측 정도로 설명하는데 이 책은 아주 솔직하게 말한다. 오히려, 젊은 여성이 일상에서 쓰기엔 어색하고, 애니에서는 자주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캐릭터성이 강하다, 혼잣말처럼 쓰이는 경우도 많다라고 설명하다. 이런 설명은 일본인이거나 일본 콘텐츠를 오래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유튜브 강의에서 오요기 선생님이 “이거 쓰면 일본 친구가 살짝 놀랄 수도 있다”고 웃으며 말하던 장면이 그대로 겹쳐졌다.

책 표지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니 음성강의 창이 열린다. "애니 속 그 말, 이렇게 만든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며 이 책의 내용을 13화, 77개 음성강의 파일을 제공하고 있어서, 핸드폰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고급 문법서나 시험 대비용 책이 아니다. 일본어를 ‘시험 과목’이 아니라 ‘말’로 배우고 싶은 사람, 애니·드라마·회화를 연결해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다. 일본어를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사람이나, 일본 애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지금은 제로부터 시작하더라도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말하고, 일본 애니나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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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식습관 - 하버드 의대 교수의 면역력 높이는 건강 식이 원칙
캉징쉬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레몬한스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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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면역력 식습관, 캉징쉬안 지음, 레몬한스푼


나는 큰 질병을 경험하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고, 임상영양학을 전공했고, 심지어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에 헤르페스(Herpes)입술 포진이 2번이나 생겼다. 면역력에 좋은 생활을 하고 있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매일 꾸준히 챙겨먹던 영양제도 빼 먹을 때가 있고, 피곤하면 더 잘 챙겨야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50이 되면서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지만, 그닥 운동을 열심히 하지 못해 정작 헬스장 운영에만 도움되는 헬스장 기부천사가 되고 말았다.


면역력의 중요성은 방송에서도 많이 다룬다. 패널로 나온 의사, 약사, 교수들은 특정 음식을 먹으면 면역력이 올라간다 거나, 이것을 피하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한다. 물론 그들 주장의 일부는 맞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스폰서를 받은 회사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작가들이 쓴 대본대로 이야기 하는데, 일반인들은 매우 혼란스럽다. 방송에 나오면 갑자기 해당 제품 매출이 폭등하고, 관련 식품도 품절나는 사태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면역력을 매일 반복되는 식습관을 통해 어떻게 면역력의 바탕, 기초를 세울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한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습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현대 만성 질환과 관련 병리적 원인을 저강도 만성염증, 지방합성 증가, 장내 세균총 교란으로 설명하고 있다. 장내 균총의 균형을 위해 단순히 유산균 섭취를 해라라고 하지 않고, 식이섬유, 단백질, 지방의 균형과 식사 리듬까지 설명하며 면역력 증가가 단순히 특정 하나만을 통해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면역력은 단기간에 바짝 쪼우면 되는 성적표가 아니다.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누적되어서 나타난 결과이다.


아침을 꼭 먹어야한다는 엄마의 지론대로 나는 늘 아침을 잘 챙겨먹고 다녔다. 엄마의 아침밥상은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든든한 밥상이었다. 아이도 어느정도 크고, 바쁘다는 핑계로 요즘은 아침을 잘 안먹거나 기껏해야 빵, 두유, 과일 정도 이다. 그나마다 요즘은 커피 한 잔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면역을 떨어뜨리는 식습관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과도한 당 섭취, 불규칙한 식사, 늦은 시간의 폭식은 누가봐도 좋지 않은 식습관이다. 그러니 내가 늘 피곤하고, 몸살 기운이 있고, 헤르페스까지 생긴 것이다.


이 책은 방송이나 다른 책들처럼 완벽한 식단을 강요하지 않는다. 누군들 완벽하게 건강한 식사를 하고 싶지 않을까? 회식, 회식, 바쁜 삶은 이론과 실제의 갭을 크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현실적인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그 안에서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래서 누구든지 이 정도면 나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생기게 만든다.


나는 계절,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기분도 달라지지만 몸의 컨디션도 영향을 받는 편이다. 그래서 계절 변화에 따라 몸이 왜 더 쉽게 지치는지, 이 시기에는 어떤 식습관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매운 흥미로웠다. 환절기에는 따뜻한 식사를 늘리고, 차가운 음료를 줄인다면 환절기 컨디션 난조를 눈에 띄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책 한 권 읽는다고 오랜 식습관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외식을 할 때 좀 더 나은 선택지를 고르고, 식사 준비를 할 때에도 냉장고를 한 번 더 들여다보며 조금 더 나은 끼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잠깐의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우리의 몸 상태를 바꾸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면역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무엇부터 바꿔야할 지 막막한 사람들이나, 유행하는 건강정보에 팔랑귀를 흔들겨 지친 사람, 무엇보다 식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이 책에서 제시한 지속 가능한 선택이 우리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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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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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리텍콘텐츠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실격>이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소설을 읽으면 전체적인 줄거리나 내용이 기억에 남는데, 다자시 오사무의 작품은 강렬했던 그의 삶처럼 문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가질 것이다. 이야기 보다 문장이 먼저 남는 작품, 줄거리를 다 말하지 못하더라도 문장이 이상하게 오래 머물고, 시간이 지나 가끔씩 떠 올릴 때마다 감정의 결이 그래도 느껴지는 작품. 그런 그의 작품 때문에,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이라는 이 책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가 쓴 작품이나 작가로 설명하기 보다는 어떤 문장을 남긴 작가라는 관점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작가의 작품을 논할 때, 일반적으로 작가의 생애, 작품의 해설 등에 대해 연대기적 정리가 먼저 나온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들이 등장하고, 그 문장에 대한 해석이나 맥락 이해는 매우 절제되어 있다. 처음에는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문장앞에 이게 뭐지 싶었지만, 읽다보니 오히려 이런 구성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독자가 문장을 읽고 충분히 느낀 후에,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는 내 느낌대로 읽으면서 오롯이 문장에만 집중하면 된다. 누군가의 해설이 오히려 글을 읽는 내 느낌을 방해할 수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들을 읽으면 그만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비극적인 인생을 살다 간 불운한 천재 작가이다. 그는 고리대금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집안을 부끄러워했고, 대학시절에는 공산주의에 영향을 받아 좌익운동을 했고, 21세에 연인과 분신자살을 기도했으나 혼자 살아 남아 자살방조죄로 기소되기도 하였고, <인간실격>을 탈고 한 후 <굿바이>를 집필 하던 중 39에 연인과 강물에 뛰어 들어 생을 마감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좌절, 허무함, 자기혐오, 도망치고 싶은 마음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그래서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은 솔직하면서도 때론 비겁하다고 느꼈었다. 처음 <인간실격>을 접했을 때 그런 모습들이 많이 불편했었지만, 인간 내면 깊은 곳을 잘 묘사했던 문장들을 읽으며 오히려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었다. 겉으로는 다들 웃고 있지만 다들 마음 한켠에는 차마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과 좌절을 품고 산다는 것에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나 그의 작품을 분석하고 파헤치기 보다는 독자들의 기억 속에 그를 어떻게 다시 살려내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처럼 이 책 역시 차분하고 차분하다. 그의 비극적인 삶을 구태여 재조명하지도 않고, 그저 담담히 그의 작품 속 문장들을 펼칠 뿐이다. 그가 남긴 문장을 조심스럽게 따라 쓰며 오랫동안 내 머리 속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을 마음에 새겼다. 그의 소설이 다시 읽고 싶어 진다.


"행복감이라는 것은, 슬픔의 강바닥에 가라앉아 희미하게 빛나는 사금의 알갱이 같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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