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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좋은 사람을 기록합니다
김예슬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2년 11월
평점 :

그래서 좋은 사람을 기록합니다, 김예슬지음, 꿈공장플러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
직업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심리상담사.
그 외의 시간은 순간의 소중함을 감각으로 느끼는 사람.
그리고 역시 그중 제일로 두는 것은 사랑.
일반적으로 저자 소개를 보면 어느 대학을 나와 어떤 것을 전공했고, 무슨 일을 했으며, 어떤 책을 냈는지 학력, 경력혹은 업적에 대한 것으로 줄줄이 나열되어 있다. 그런데 <그래서 좋은 사람을 기록합니다>의 저자 소개를 읽는 순간 따뜻한 마음이 들었다. 갑자기 머리 속이 멍해졌다. 내가 직업적으로 하는 일 외의 시간에 대해 나는 얼마나 소중함을 느끼려고 하고 있는가?
얼마전 1박 2일로 제주도 출장을 다녀 온 적이 있다. 공항근처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에 하루 종일 교육받고, 발표하는 일정이었고 심지어 모든 식사도 호텔에서 했다. 제주도까지 갔는데, 제주도 바다도 못보고 제주도 정취를 못느끼고 온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쉬는 시간에 호텔 밖으로 나가 걸었고. 둘째날은 일찍 일어나 얼른 호텔 조식을 먹은 후 등대, 용두암, 용연계곡, 공원을 걷고, 일정이 끝나고 공항에 갈때에도 약간 여유가 있어 동네 한바퀴 돌고 공항까지 걸으며 제주도의 정취를 만끽했다. 그주 주말 오후 무기력해서 거실 소파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주든 내가 살고 있는 동네든 똑같이 24시간인데, 이 시간은 소중하지 않은가?
나는 환경의 지배를 많이 받는 편이다. 자조적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의도치 않은 사람, 환경, 일들로 인해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난다. 저자는 내가 아닌 다른 어떤 이로 인해 내 인생이 주인공의 자리를 빼앗긴 채로 의도치 않게 흘러가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고 했다. 어떤 순간에도 나를 가장 귀하게 여기고 챙겨할 사람이 나인데, 나 역시 딸로, 아내로, 엄마로, 직장인, 사회 구성원으로 살면서 나를 너무 소홀히 했다. 참고 견디는게 습관이 되어 있었다. 엄마들은 가족을 위해서는 임금님 수라상 못지 않게 한상 차려내면서도 혼자 있을 때면 밥도 대충먹기 일쑤다. 아일랜드 식탁에 선 채로 후루룩 식사를 하기 일쑤다. 가끔 TV에 보면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정성껏 식사를 준비하고, 예쁜 그릇에 담아 먹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잘 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연습이 필요하다.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연습!
<그래서 좋은 사람을 기록합니다>를 읽으며 나에게 소중한 사람, 소중한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모르는 나의 가족, 형제자매, 내 이웃들, 그리고 가장 소중한 나에 대해서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어른, 좋은 글, 좋은 기억, 좋은 음악, 좋은 음식 등등 좋은 것을 생각하며 살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