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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요? 그냥 버티는 중입니다 - 포스트 코로나, 신중년의 100세 시대를 사는법
이진서 지음 / 더로드 / 2020년 7월
평점 :
중년이요? 그냥 버티는 중입니다, 이진서, 더로드
어렸을 땐 50이면 많이 살았으니 죽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50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미처 몰랐었습니다. 이제 몇 년 후면 내가 오십대라니! 직장에서 은퇴할 때까지 기껏해야 십여년 남았는데, 그때까지 잘 버티면서 일할 수 있을까, 노후자금이 제대로 준비되기는 커녕 아이 대학등록금도 준비해놓지 못했는데 벌써 인생의 후반전이 시작된다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중년, 50대를 위한 책들을 보면 지출을 어떻게 줄이고 노후를 어떻게 버텨야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룹니다. 아직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시작부터 공감대를 이끌어 냅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저 역시 하루 한 두잔 커피를 마시지만, 커피 때문에 잠을 못자는 일은 없었습니다. 새벽 2~3시에 한 번 깼다가 다시 잠들면 해가 뜨는 새벽 5시면 밤 늦게 자던 일찍 자든 눈이 번쩍 뜨입니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니 낮에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입니다. 커피는 점점 쓰게 먹게 되는 것이 인생의 쓴 맛을 이미 많이 알아버린 느낌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님은 저와 비슷한 연배인 듯합니다. 저 역시 여섯살 때 매달 출간되는 소년중앙을 아빠가 가져다 주실 때마다 읽고 또 읽고 다음 호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글을 깨치는 데 한 몫했던 만화책이었지요. 소년중안, 어깨동무, 새소년, 보물섬... 어릴 적 기억이 불과 얼마전 인듯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데 이미 40년 전이라니요!
이 책을 읽으면서 중년이 되는 두려움 보다는 지금까지 잘 살아온 내가 대견하고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중년,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20대에서 30대가 될때에는 불안하고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50대가 되는 건 오히려 맘이 편하게 느껴 집니다. 오십에 가까워오니 인생을 뭔가 아주 조금 이해할 것 같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일 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주말에는 커피마시며 책읽으며 쉴 수 있고, 허허허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 지금 이대로가 참 좋습니다. 점심먹고 아들 핸드폰 새로 사주고, 아들은 카드에서 매달 주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쿠폰으로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저는 시장에서 사온 팥도너츠와 함께 핸드드립커피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소파에 앉아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긍정의 에너지가 모여서 중년이 살아가는 동력을 만든다는 저자의 말이 정말로 공감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코로나 이후 중장년 고용시장의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은퇴자의 만족도와 은퇴 전후 생활을 비교한 설문조사를 보니, 은퇴에 대해 매우 만족하거나 만족하는 편이라고 답한 비율이 72.6%, 은퇴 후 생활이 더 좋거나 비슷하다고 답한 비율이 73.2% 이었습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부분은퇴 후 40% 이상이 재취업하였고, 완전 은퇴한 사람도 9.2%가 재취업했다는 것이 었습니다. 생애경력설계를 잘 한다면 희망이 있다는 얘기지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인생 후반전이라고 뒷방 늙은이처럼 물러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까지 버티는 놈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낙담할 시간에 현재를 즐기며 살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희망과 긍정적 에너지가 필요한 중년들에게 반드시 일독할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