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고작 계절
김서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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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IMF가 끝난 2000년 대 초, 한국에서 먹고살기 힘든 제니와 부모님은 미국으로 이민을 준비하고 떠나게 된다. 열 살인 제니는 악착같이 영어를 공부하며 백인 아이들 틈에서 기를 쓰고 학교 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한국인인 한나가 전학을 왔다. 영어는 잘 못하지만 자기 자신을 그 자체로 인정받길 원하는 한나. 따돌림당하는 한나를 보며 제니는 그녀를 안쓰러워하면서도 답답해하는데,,,

학교에서는 인종차별과 무시를 당하고, 집에서는 부모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그래서 자기 합리화와 자기혐오가 심했던 제니. 그리고 등장한 한나. 신경 쓰기 싫고 답답한데 자꾸 신경 쓰이게 하는 한나에게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을 느끼는 제니. 한나와의 우정을 통해 미성숙했던 자아가 조금씩 성장해 간다.

청소년의 성장소설 같은 이야기이면서도, 이민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후반부에는 제니의 인생을 뒤흔들 만한, 다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일은 슬프기도 했지만,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으며 실수도 하고, 때로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겪으며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고,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표지처럼 싱그럽고 밝은 이야기만은 아니었지만, 제니의 감정을 따라가며 흥미롭게 읽었다. 청소년기의 불완전한 자아, 인종차별과 따돌림 같은 주제들이 뒤엉킨 감정 속에 녹아 있었고, 읽는 내내 마음이 조금은 무겁고 괴롭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내 청소년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고, 여중, 여고를 다녔던 경험 때문인지 이 책의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실감 나게 다가왔다. 암튼 좋았다!

🌸P.33
콤플렉스란 이런 것이다. 내가 너만큼 안 되는구나. 넌 미움받아야 해. 상처 받아도 돼.
콤플렉스란 또 이런 것이기도 하다. 넌 나만큼 안 되는구나.

🌸P.115
새라와 노라의 편이 있다면,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나는 뭘 버리고 그쪽으로 갔으며, 그 지형은 대체 어떻게 생겼던 걸까. 이제 와서 다시 한번 상상의 필드에 선수들을 세워본다. 오른쪽에는 새라와 노라의 팀이 있고, 왼쪽에는 나와 한나의 팀이 있다. 나는 한나를 버리고 새라와 노라의 팀으로 향한다고 믿었지만, 내 유니폼 색은 변하지 않았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애를 써도 나는 여전히 한나와 똑같이 노란색이었고, 그래서 공을 찰 때마다 자살골을 넣었다.

🌸P.154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것 때문에 꼭 다른 일들이 일어난대. 되게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에도 다 이유가 있고, 그게 또 다른 일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


#여름은고작계절 #김서해 #위즈덤하우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리뷰 #책추천 #책
#도서추천 #도서리뷰 #book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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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예술 - 창을 품은 그림, 나를 비춘 풍경에 대하여
박소현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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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15년간 MBC 아나운서로 일했던 저자 박소현. 지금은 아트 디렉터가 되었고, 예술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미술 에세이로 ‘창문’을 주제로 그에 맞는 그림과 저자의 섬세한 감정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작품이나 예술가에 대한 분석보다는 예술을 대하는 마음과 작가의 경험, 감정 등이 담겨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차분히 그림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그림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그냥 바라보고 머물고 느끼게 해 줬달까.

내가 애정하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그림이 있어서 좋았고,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문장들이 나를 평온하게 했다.

예술을 사랑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리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P.58
우리에게 외로움은 어떤 의미이기에, 작가들은 창문 앞의 뒷모습으로 외로움을 그려 왔을까. 외로움은 우리를 떠난 적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외로움과 즐거운 동거를 선택하며 외로움을 잊어 낸다. 외로움이 나를 집어삼킬까 봐 두려워하기보다는 외로움을 즐기며, 외로움이 때론 나를 보호해 준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P.170-171
작은 창문으로 본 세상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와닿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창문은 커지고, 시야도 넓어진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면서 내가 경험한 세상 보다 더 큰 세상이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마침내 창문 너머에서 벗어나 진짜 세상으로 걸어 나가면, 이 방대한 세상에서 나 자신이 얼마나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깨닫게 된다. 모든 것 들에 그저 감사한 마음만 남는다.

#창문너머예술 #박소현 #문예춘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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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의 사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5
설재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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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불우한 환경과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본 후 17살에 명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주인공 성아민. 그러나 대학교에서도 과 동기들에게 무시를 당한다. 이 와중에 집에 불이 나고 이로 인해 홀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돈이 없어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한 과외 아르바이트를 알게 되는데 일반 과외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과외. 그리고 스무 살이지만 고등학교 1학년인 조금은 독특한 학생 송유정. 하지만 돈이 궁한 그는 송유정의 과외 선생님이 되고 나머지 3명의 아이들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 솔직히 이 책 잘 모르겠다,,ㅠㅠ 송유정의 과외 선생님이 되는 것까진 좋았는데 그 후부터는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짐. 그리고 그 뒤에 나오는 희준, 성현, 지원의 에피소드까지 모두 내 기준에서는 말이 안 되고, 스토리 자체가 뭔가 납득이 안됨.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도 모르겠음.. 일단 청소년 소설이라 금방 읽기는 했는데 읽으면서도 의아했고, 책을 덮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는 게 없었다고나 할까. 아쉬워ㅜㅜㅜ

🌸P.185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 제가 가르쳐 온 모든 과외생이 그랬어요. 어른에겐 아이의 미래, 꿈, 목표와 행복. 그런 것들이 당연시되죠. 하지만 그런 걸 가진 아이를 저는 본 적이 없어요. 어딘가엔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어요. 어른들을 봐도 마찬가지예요. 우린 다들 그저 먹고살기 위해 살고 있어요. 고시원만 그런 게 아니에요. 민종찬 선생님도 결국 마찬가지잖아요. 허상을 투사하지 마세요. 허상이 허상임을 인정해 주세요. 욕심부리지 마시고 살 방법을 찾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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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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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우리가 '자연'이라고 부를 때 대부분 울창한 숲이나 푸른 바다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 안에 깃든 복잡한 생명 네트워크와 인간의 간섭 없이 존재하는 본연의 자연을 떠올리는 사람은 드물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은 바로 그 ‘본연의 자연'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다.

작가 엔리크 살라는 해양 생물학자이자 열정적인 자연보호 활동가로서, 인간의 손에 의해 파괴된 생태계를 회복시키려는 자신의 탐사와 프로젝트 경험을 책에 담아냈다.

특히 과학적 사실과 감동적인 경험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해양 보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데 파괴된 바다가 회복되는 데는 단 몇 년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은 매우 희망적이었다.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만 언제나 일을 해낸다.
P.47

이 문장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끼고 지키려 노력한다면, 자연은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P.127
생물 다양성은 왜 중요할까? 강력하고 확실한 답변을 얻기 위해 과학 문헌을 검색하고 자체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데 수년이 걸렸지만, 이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생물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일 수록 생산성, 안정성, 회복력이 높아지며, 그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농업도 작물의 다양성으로부터 혜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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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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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고통, 통증, 트라우마, 극복, 치유 등에 관한 이야기.

읽는 내내 스릴러도 아닌데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통증에 둔감한 편이라 인물들이 느끼는 고통과 통증에 대해 온전히 공감할 순 없었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초의 기억을 만나야 한다는데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사이비 종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채수회관은 그냥 꺼려졌다. 고통이 극대화되면 결국 저런 곳에 의지하게 되는 건가. 난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전반적으로 어두운 소설인데 여름에 읽기 딱 좋았다. 책을 다 읽고 강화길 작가님이 쓰신 친필 메시지를 다시 보니 왜 이렇게 쓰셨는지 알겠네..!

🌸P.225
생각의 미로에 걸려들어 영원히 헤매는 사람들이 있죠. 네. 우리가 그런 사람들이죠. 좌절과 분노가 세포 곳곳에 스며들어버린, 불운한 사람들이죠. 그래서 우리는 여기 모였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깊은 기억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P.342
고통은 왜 항상 존재할까요.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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