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평짜리 숲 트리플 30
이소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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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소멸해 가는 자전축이 무너진 지구.
에어포켓에서 살아가는 이린과 아진의 가족들. 더는 에어포켓에서 살 수 없어서 그들은 두 지역으로 선택해서 가야만 한다. 한 군데는 해가 지지 않고 돈과 노동력으로만 자유를 살 수 있는 데저트랜드. 또 다른 곳은 해가 뜨지 않고 정해진 대로 먹고 자고 일해야 하는 아이슬랜드. 과연 그녀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읽으면서 나라면 어디로 갈지 계속 생각하며 읽었다. 처음엔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 생활이 보장된 아이랜드가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 읽을수록 뭔가 북한이 생각나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렇다고 데저트랜드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고.. ㅜㅜ

디스토피아적 시대에 두 인물들의 고뇌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덧, 역시나 시인의 문장은 이 얇은 책에서도 빛을 발하는구나..!

🌸P.50
우리는 사라진다. 그러나, 엄마 말대로 우리라는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 과연 정말 없었던 일처럼 감쪽같이 두 눈을 감추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끝끝내 미뤄두고 싶다. '영원히'라는 말은 지금 붙이지 말아야 겠다. 나는, 아니, 우리는 그 단어의 무게를 아주 잘 아는 사람들이니까.

🌸P.115
나는 숨을 쉬는 것조차 잊고 가만히 오로라를 보았다. 빛이 나를 투영하는 것 같았다. 보라색에 가까운 푸른빛이 나를 따랐다. 빛은 바람처럼, 매섭지 않은 바람처럼 내 온몸을 할퀴고 지나갔다. 내가 모르는 세계의 끝이 여기 있었나? 아빠가 일하는 시간은 늘 나와 달랐지. 아빠는 늘 오로라를 봤던 걸까? 하루의 끝에 이런 풍경이 있을 거라고 나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빛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느낄 수 있는 한순간의 순간 속에서, 외로웠던 나는 더는 외롭지 않았다.


#세평짜리숲 #이소호 #자음과모음 #한국문학
#도서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책 #트리플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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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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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자기 계발서는 거의 안 읽는 편인데 요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도 생기고, 회사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내면이 단단해지면 이런 감정과 생각에서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까 싶어서 읽게 되었다.

책에서 고통과 분노, 상실에 대한 이야기, 자유와 삶, 그리고 인간 관계와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데, 어느 정도의 고통과 스트레스는 삶에 필요하고, 진정한 자유는 용기와 어느 정도의 규율에서 나온다는 것. 대부분의 인간관계와 가족관계는 기본적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살면서 안 좋은 일들,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기 마련인데 이런 것들은 늘 우리 인생에서 함께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잘 극복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아는 이야기지만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상기시켜서 좋았음..!

필 스터츠의 조언대로 매사에 작은 것이라도 감사한 마음, 나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평소에 느끼던 부정적인 생각들과 감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노력해 봐야겠다.

덧, 웬만한 내용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는데 분노를 다루는 부분에서 나를 분노하게 하는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라는데 이건 죽어도 안 되겠음,, ㅋㅋㅋ

🌸P.216
자기 약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수록 우리 안에서는 창조적인 힘이 샘솟지요. 이것이 자기수용에 깃들어 있는 실질적인 힘입니다. 그림자의 힘을 이해하면 인생의 목적 또한 달라집니다. 우리가 세상에 나아가 활동하는 목적은 외적인 성공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 그림자를 드러내고 그것을 수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전전긍긍하는 걱정의 횡포에서 해방되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게 됩니다.


#필스터츠의내면강화 #필스터츠
#다산북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책 #자기계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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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굴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강두식 옮김 / 빛소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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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K는 어떤 성으로부터 토지측량사로 초청을 받아 긴 여정 끝에 성 밑에 있는 마을에 도착한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마을 사람들은 냉대하고, 그의 말을 믿지도 않고, 갑자기 성에서는 토지측량사가 필요가 없다고 하고, 위에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도 없고, 성엔 들어갈 수도 없고..?ㅋㅋㅋ

'아 제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에라도 좀 들어가든지 고위 관리직이라도 빨리 만나서 해결을 좀 봐라!!!‘하면서 읽었다...
성에 닿으려고 온갖 애를 쓰지만 번번히 벽에 막히는 K… 그의 모습이 안타깝고 짠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우리도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것들 앞에서 알게 모르게 무력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P.150
성은 그 윤곽이 벌써 어둠 속에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언제나 그렇듯 조용하기만 했다. K는 아직 한 번도 이 성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어떤 징조도 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먼 데서 무엇을 알아본다는 것은 아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K의 눈은 기어이 무언가를 알아보려고 했으며, 이 조용한 성의 모습을 그대로 참고 견디려고 하질 않았다. 성을 쳐다보고 있으면, K에게는 가끔 어떤 사람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태연하게 버티고 앉아서 멍하니 앞을 바라보는데, 그렇다고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사물에서 동떨어져 완전히 자기 혼자 서 있고 아무도 쳐다보는 사람은 없다는 듯 자 유롭고도 무심한 태도를 간직한 인간 같았다. K가 그를 쳐다보고 있으니 자연히 상대방도 K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것 같았다.


#성 #프란츠카프카 #빛소굴 #빛소굴세계문학전집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책 #세계문학 #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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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시그널 네오픽션 ON시리즈 33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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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에 걸쳐 대물림되는 무의식을 통제하는 특별한 능력“

엄마 수우와 딸 송하의 독특한 능력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 타인의 몸속에 들어가 그 사람인 척 행동할 수 있고, 몸의 주인은 그 행동을 꿈속에서 벌어진 일이라 여기는 설정이 독특했음.

이 능력을 이들에게 주는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 있는 존재가 화자인 ’나‘로, 수우를 ’너‘로 지칭하며 ’나‘의 시선에서 전개돼서 내가 조종당하는 느낌도 들고, 몰입하기가 더 좋았다.

이 능력으로 인해 벌어졌던 수우의 이야기는 무섭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으며, 수우는 이 능력을 늘 경계하며 송하에게도 경고를 했지만 송하에게서 이 능력이 진화되는 모습을 보고 ’나한테 이 능력이 있다면 어떻게 쓸까?‘ 고민하며 읽었다 (안쓸 생각 안함..ㅋㅋ)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루한 부분이 없어서 정말 재밌었고, 수우와 송하의 뒷 얘기가 너무 궁금했다. 2권도 꼭 나왔으면 좋겠는데..!!!!


🌸P.21-22
"우리가 가진 능력은 물건에 붙은 현상을 읽는 것처럼 깔끔하지 않아. 대상이 물건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지. 그 사람과 너의 인생이 얽히고 엮여버린다고. 세상에 사람만큼 복잡한 대상은 없어. 잘못하면 빠져나올 수 없게 돼."

🌸P.282
사실 아무도 널 이해할 수 없다. 네가 아닌데 어떻게 널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건 그러고 싶다거나 그런 척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을 어떤 인간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도 끊임 없이 이해받고 싶어 한다. 어쩌면 그게 인간으로서의 존재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끌어안고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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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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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대학생 딸 호은, 그리고 아빠가 재혼 후 얻은 중학생 딸 승지. 이 셋의 짧은 기막힌 동거 속에 알게 되는 각자의 삶과 현실. 그리고 각자에게 처해진 문제들. 그것들을 이해하고 인정해 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18년 만의 개정판이라 하는데, 오히려 요즘 시대에 더 잘 맞는 책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음. 시대를 앞서 나가는 이야기와 문장들이 많이 공감되었다.

🌸P.40
"그대의 존재가 적으면 적을수록, 그대의 삶을 덜 표출할수록, 그만큼 그대는 더 많이 소유하게 되고, 그만큼 그대의 소외된 삶은 더 커진다." 나는 카를 마르크스의 어수선한 어록을 반복해서 읽었다. 진정한 자기 욕망을 무시하고 세속적인 안락을 추구하면 몸은 편하게 살 수 있겠지만 삶으로 부터 존재적 자기소외는 더 커진다, 라는 뜻 같았다.

🌸P.115
낮과 밤은 서로 잘려진 단면이 얼마나 아플까? 해 뜰 때나 달이 뜰 무렵이면 무한히 긴 절단면이 아파하는 경련을 나는 느낀다. 삶을 위해 나누어진, 누구의 아픔도 아닌 이 세상의 본질적인 아픔이 내 마음에도 사무쳐 해와 달 사이에서 눈이 아프다.

🌸P.144
"실제로 사람이 만나는 건, 드라마와 달라. 말할 수 있는 게 아냐. 질서 있는 인과관계도 없고. 착각과 도취, 혹은 무지한 고집과 자기합리화와 이상한 자포자기 같은 것이 운명을 만들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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