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크림빵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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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교에 재직 중인 여교수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허자은. 뚱뚱한 체형인 그녀는 동료 교수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무시를 당한다. 한평생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떤 것들을 감내해야 했는지, 어떤 부조리를 견뎠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와 그나마 밀접하게 지냈던 조교 이종수와 제자 정하늬의 이야기.

대학 교수와 조교의 관한 이야기들은 뉴스에서 종종 접했던 내용이었는데 철저히 갑인 교수와 을인 조교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서 화도 났고 씁쓸했다. 이용만 당하고 부당한 일에 아무 말도 못 하는 이종수가 답답하면서도 그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그의 행동이 납득이 되기도 했고.

어렸을 때부터 뚱뚱했던 허자은 교수의 고독하고 외로운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 대학 졸업 후 교수가 되고 나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멸시를 당하는 모습은 안쓰러웠다. 늘 손가락질만 당하다가 끝내 무너져버린 그녀의 안타까운 인생.

학생들 중 유일하게 허자은 교수를 인정하고 강의를 좋아했던 그녀의 마지막 제자 정하늬.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인물. 그나마 이 인물 덕에 조금은 사이다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아직도 만연한 대학원 내의 부조리
들은 언제 사라지는 건지, 답답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P.142
함부로 말하지마. 난 어디까지나 경의를 표한 거야. 아름다운 존재에겐 아름다운 글이 어울리니까. 내 방식으로 헌화를 한 거지. 나 같은 추물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은 오직 글자의 몸을 빌어서만 가능했으니까. 날 아니 부끄러워 한다면 꽃이 아니라 논문인들 못 꺾어 바치겠어. 수로부인에게 헌화한 노인처럼. 자줏빛 바윗가에 암소 잡은 손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겠나이다. 내가 바라는 건 그 아이가 날 아니 부끄러워하는 것뿐이었어. 논문 쓰는 거야 내 생업이니 어려운 일도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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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트리플 31
장아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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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땐 귀여운 고양이 이야기 일까 싶었는데 예상과 달랐다.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 친구의 도움으로 고양이로 변해 그곳을 탈출하기도 하고, 신들이 모여 생일잔치를 하고 죽은 친구의 명복을 빌어주기도 하며, 사랑하는 남자가 인간의 형체에서 점점 괴물처럼 변하는 이야기까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이고,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런지 뭔가 묘했다. 꿈을 꾼 것 같은 느낌!

🌸P.36
"믿음이란 그런 거잖아. 아무런 조건도 대가도 필요하지 않잖아. 고양이로 바뀌어버린 이상 이 그림도 네가 밖으로 나가는 걸 막을 수 없을 거야. 거래의 상대는 인간인 너였으니까. 게다가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잖아? 상대가 너를 속여 거래를 성사시켰으니 우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허점을 파고드는 거지. 자, 어서 움직이자.”

🌸P.86
어떤 밤은 기록되지 않아도 괜찮았으니까. 기억 속에 머물다 죽음으로 소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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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근삼 옮김 / 빛소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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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 홀워드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 자신이고,
헨리 경은 세상이 나를 보는 모습이며,
도리언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다’— 오스카 와일드


고지식하지만 뛰어난 미술 실력을 가진 화가 바질.
바질의 초상화 모델이자 순진무구하고 화려한 미모 (차은우가 생각남ㅋㅋ)를 가진 소년 도리언.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쾌락주의자인 귀족 헨리 경.
도리언이 헨리를 만나게 되면서 타락하고 결국엔 파멸하게 되는 이야기.

유명한 책이라 제목만 알고 내용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서 그런지 다소 충격적이었다. 청춘과 외면의 아름다움에 심취해서 점점 타락해 가는 도리언이 안타까웠다가 후반부에는 사람이 저렇게까지 잔인해질 수 있나 싶었다. 도리언의 모습을 보면서 한때에 불과한 아름다움과 젊음에 현혹 되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또 이것들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또 한 번 깨달았다.

바질 스스로도 굉장히 만족한 자신이 그린 도리언의 초상화가 결국엔 비극을 낳게 되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고, 적어도 내 기준에선 헨리는 나쁜 놈이야…

🌸P.42
아름다움은 천재성의 한 형태예요. 사실은 천재성보다 더 나아요, 아름다움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으 니까요. 그것은 햇빛이라든가 봄철이라든가 우리가 달이라고 부르는 은빛 조가비가 어두운 수면에 비친 그림자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의 위대한 사실 중 하나예요. 의심할 여지도 없는,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권리지요. 아름다움은 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왕으로도 만듭니다.

🌸P.280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고, 그 삶에 대한 값을 지불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유감스러운 점은 하나의 과실에 대해 너무 자주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몇 번이고 거듭해서 지불해야 한다. 인간과 거래하면서 운명은 결코 계산을 끝내지 않는다.

🌸P.324
자신을 파멸시킨 것은 아름다움이며, 자신이 기원 해 마지 않았던 미모와 청춘이었다. 이 두 가지만 아니었다면 자신의 인생은 오욕으로 물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미모는 그에게 있어서 하나의 가면이며, 청춘은 하나의 모조품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청춘이란 결국 무엇인가? 풋내 나는 미숙한 시기, 천박한 기분과 병적인 사상의 시기에 불과하다. 왜 자신은 청춘의 옷을 몸에 걸쳤던가? 청춘이 자신을 망쳐버린 것이다.


#도리언그레이의초상 #오스카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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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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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 숨겨져 있는 피에타 석상.
이 석상을 조각한 왜소증을 갖고 태어난 천재 석공예가 미모, 그리고 그의 운명과도 같은 "우주적 쌍둥이" 오르시니 가문의 막내딸 비올라. 피에타 석상의 숨겨진 비밀과 이 둘의 이야기.

책이 두꺼워서 잘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 걱정은 기우였다. 지금 4월밖에 안 됐는데 나에겐 올해의 책일 것 같음..

가난한 가정환경과 왜소증을 극복하고 조각가로 유명해진 미모와, 날고 싶어 했던 비올라의 추락과 끝없는 고통, 그리고 성장까지.. 이 둘의 서사가 안쓰럽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했다. 특히나 한평생 비올라를 마음속에 두고 살았던 미모의 모습 때문에 읽는 내내 둘의 인생을 응원했다. 비올라의 인생은 너무 불쌍했고 안타까웠고, 아쉬웠고..ㅠㅠㅠ 어쩌면 둘은 어렸을 때가 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책을 덮고나서까지 여운이 짙게 남았던.. #그녀를지키다

🌸P.92
「전쟁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길가에 매복하는 사람들이? 너를 강간하고 네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은 우리 친구들이야. 산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게 더 나을걸.」

🌸P.427
인간은 어디 있는가? 신들의 비밀에 손끝을 갖다 대는 인간은? 그러니까, 이런 건가, 자란다는 건? 돈을 벌고, 돈을 버는 데 성공하면 약간 나아진다는 것? 나는 비올라를 비난했지만, 결국 내가 비올라보다 훨 씬 더 멀리 날아간 건 아니었다.

🌸P.595
「떠난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 최악의 폭력, 그건 관습이지. 나 같은 여자, 똑똑한 여자, 난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해, 그런 여자가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관습. 그런 말을 하도 듣다 보니 그들은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다고, 뭔가 비밀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어. 그 유일한 비밀이라는 건 그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더라. 내 오빠들, 그리고 감발레네 사람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이 보호하려 고 애쓰는 건 바로 그거야.」


#그녀를지키다 #장바티스트앙드레아 #열린책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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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수업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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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조금 더 효과적으로 책을 읽으면 어떨까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책, 동시, 동화, 지식책 등 책 별로 어떤 식으로 읽는 게 좋은지 알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글쓰기는 어떻게 시켜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 책을 통해 집에서 가볍게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움이 되었다.

아이가 초2인데 아직도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가 있어서 읽어줘야 하는 게 맞나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읽어주는 게 맞다고 확인함..!ㅋㅋ 의문점을 갖고 있었던 것들을 해결해서 더 좋았음..!!

일단 집 근처에 김소영작가님 독서교실이 생겼으면 싶다… 그럼 바로 보낼 텐데,, ㅋㅋㅋㅋ

🌸P.25
쓰기 전에 말하고, 말한 것을 쓰게 해주세요. 글로 쓰일 것을 전제로 말하도록 하면 어린이는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고, 문장이 되게 말하려고 하고, 앞뒤가 맞게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에 대해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책을 보면서 확인하면 됩니다. 생각이 불분명한 것 같으면 대화를 통해 요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P.98
동시집에서 특별히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표시해 보세요. 이것은 독서교실 어린이들도 저도 아주 좋아하는 읽기 방법입니다. 똑같은 동시집을 읽고도 사람마다 다른 동시들을 뽑을 수 있습니다. ‘그 시가 왜 다른 시보다 좋은지' 말로 설명해 보면 감상이 깊어집니다. 반대로 어떤 시에서 어색한 부분을 발견했다면 왜 그렇게 느껴지는지 말할 수 있습니다.
'비평'이라고 하면 왠지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는 일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이유, 그렇지 않은 이유를 근거를 들어 말할 수 있다면 어린이도 비평가가 될 수 있습니다.

🌸P.125
글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어린이라면, 당연히 글을 읽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분량이 짧더라도 글을 읽어야만 내용을 따라갈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이때 동화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저학년 어린이의 독서에는 '듣기'가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보다 능숙한 독자가 글 읽는 것을 들으면서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장과 문맥을 이해하기도 쉬워지지요. 듣기 자체가 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훈련이기도 합니다.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에게는 계속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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