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 막대인간 드로잉
MICANO 지음, 최현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들을 하지만, 막상 그림을 그리고자 할 때엔 그림 그리는 것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는 이상 자신의 생각이나 의욕만큼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하곤 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예전 졸라맨의 등장은 '저 정도라면 나도 그릴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졸라맨을 닮은 동그라미와 선으로 구성된 막대인간 캐릭터에 열광하며 유행처럼 막대인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뭐, 이전에도 막대인간은 존재했지만 졸라맨이 막대인간의 광범위한 인기에 불씨를 당겼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렇게 그리기 쉬워 보이는 막대인간을 그렸는데……. 😱

아뿔싸! 대부분의 사람들이 막대 인간의 포즈를 전부 똑같이 뻣뻣하게 서있게 그려내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것은 마치 '행맨'의 막대인간 자세와도 똑같다. 팔을 위로 뻗느냐 아래로 뻗느냐 옆으로 뻗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이렇게 일반인들에게는 동그라미와 선 조차도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의 영역처럼 느껴지며 그림 그리기의 벽은 한없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그림을 배우지 않았거나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요령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그 요령과 기본을 알려주기 위해 바로 이 한 권의 책 『누구나 그릴 수 있고 어디나 써먹을 수 있는 막대인간 드로잉』이 나왔다. 제목이 너무 기니 이하 『막대인간 드로잉』으로 부르겠다.



막대인간을 그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오로지 펜과 종이뿐이다.

단, 필압이 강하지 않아야 그리기 수월하니 샤프와 2B 샤프심 혹은 2B 연필을 추천한다.

그런 후 책에서는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몸풀기, 아니 손풀기 단계로 여러 가지 선 긋기 방법을 보여주며 연습을 강조한다. 그렇게 선 그리는 것을 연습한 다음 선 긋기의 확장형인 동그라미 그리기로 넘어가 수많은 종류의 동그라미를 연습하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 막대인간의 기본인 머리와 척추, 팔다리 그리기를 책을 보며 차근차근 따라 연습하면 된다.

이 부분이 기본 중에 가장 중요하지만, 모두가 책을 보고 따라 연습하기를 바라며, 어느 정도의 결과물이 보이는 본문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기본을 익혀 막대인간을 그릴 수 있다면 단지 동작을 나타내는 막대인간만으로 언어, 동작, 감정, 진화, 구별, 원근 등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위 사진은 막대인간만으로 언어를 표현한 것인데 지그재그의 떨림 동선을 그려 '무섭다'나 '춥다'라는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두 그림은 분명 같은 떨림을 표현한 막대인간임에도 다른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이렇게 여러 가지를 표현하고 그리다 보면…



좀 더 발전하여 막대와 동그라미와 네모로 무궁무진한 동작과 의미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막대가 젓가락이 되거나 지휘봉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팡이가 되는가 하면 쟁반이 되기도 하고 낚싯대나 의자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막대인간으로 만화를 그리는 단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위 사진처럼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본인을 위트 있고 센스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막대인간의 수많은 모습을 표현한 <도감>이 있으니 막대인간을 그리고자 할 때 참고하여 그릴 수가 있다.



혹자는 물을 수도 있다.

"그림을 베낀다고 실력이 늘까?"

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

.

.

.

"응, 늘어!"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에 나온 막대인간 그리는 법을 익히고 자꾸 따라 그리다 보면, 이를 활용해 언젠가는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감정을 담고 있는 자신만의 막대인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막대인간을 자유로이 그리고 싶다면 그저 막연하게 그리지 말고, 체계적으로 선을 그리고 구조와 움직이는 법, 균형 등을 이해하면서 연습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막대인간 드로잉』을 보면서 연습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막대인간을 그리는 것이 손에 익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 센스가 돋보이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글로벌한 인기인이 될지도? 😉

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부터 『막대인간 드로잉』을 보면서 막대인간을 하나씩 그려보면 어떨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흑백합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현재의 데라모토 스스무가 1952년 중학교 시절 자신이 썼던 여름 방학 일기를 보고 당시 아사기 아저씨의 초대로 롯코산에서 지냈을 때를 회상해서 쓴 이야기와, 1935년 아사기 씨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아이다 마치코라는 젊은 여성 이야기, 1940년에서 1945년까지 호큐 전차의 차장으로 근무한 어떤 인물의 관점에서 16살의 구라사와 히토미와 교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된다.


1952년 도쿄에 사는 14살의 데라모토 스스무는 아버지의 오랜 친구 아사기 아저씨의 초대로 여름 방학 동안 오사카의 롯코산에 있는 아사기 아저씨의 오두막 별장에서 지내게 된다.

'호큐전철'에 근무하는 아사기 아저씨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고, 아저씨의 부인은 식사때를 제외하고는 식당 옆방에서 호큐 백화점에 납품하는 목재 완구를 만들었다. 아주머니는 치장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처럼 남편이 입던 바지 같아 보이는 헐렁한 바지만 입었다. 아사기 아저씨의 아들 가즈히코는 스스무와 동갑으로 영리하고 말재주가 좋은 아이였다.

별장에 도착한 다음 날 스스무는 가즈히코의 안내로 별장 주변을 산책했고, 주변의 수많은 연못들 가운데 하나인 호리병 연못을 보러 갔다가 구라사와 가오루라는 동갑 소녀와 마주친다.

이후 스스무와 가즈히코, 가오루는 같이 어울려 다니며 서로에 대한 우정과 애틋함을 키워나간다.


1935년 도쿄전력 전신인 도쿄전등에 다니는 데라모토 씨와 호큐전철에 다니는 아사기 씨는 두 회사의 경영자를 겸임하고 있는 고시바 이치조 회장을 수행하여 해외 시찰 여행을 다녔다. 시찰지 중 한 곳인 베를린에 도착했을 때, 베를린 유학 경험이 있어 지리나 독일어에 익숙한 데라모토 씨가 환전하러 간 사이, 아사기 씨는 짐을 챙기며 고시바 회장을 보필했다. 그때 조용하면서도 무뚝뚝하고 날카로운 눈빛의 젊은 일본 여자가 아사기 씨에게 말을 걸며 쪽지에 쓰인 독일어 해석을 부탁했다. 이것이 조용하지만 행동하는데 거침없던 20살의 아이다 마치코와의 첫 만남이며, 베를린에 머무르는 동안 그들의 인연은 끊어질 듯 말 듯 계속되는데….



개인적으로 소설은 반전 미스터리라기보다는 한여름 14살 청소년들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첫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청춘 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여태껏 봐왔던,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장르소설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살짝 당황하며 소설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정말 속고 싶고 제대로 뒤통수 맞고 싶은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속지 않아버렸다.


가장 큰 이유가 제목이 너무 정직했다. 『흑백합』이라는 제목에서 백합이 일본어로 어떠한 장르를 의미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그것이 의미하는 장르와 정말 순수하게 진짜 백합이나 책 내용 중에 나오는 어떠한 것을 가리켜 사용되었을 거라며 중의적인 해석을 내리고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차라리 백합의 의미를 모르고 읽었다면 속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사기 씨의 서술을 통해서만 직접 등장하고 나머지 챕터에서는 직접적 언급을 배제하고 있는 아이다 마치코라는 여성이 분명 이 소설의 중요 인물이며 소설 전반에 영향을 끼칠 거라 추측해, 베를린에서 보여줬던 성격이나 특징, 나이를 통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읽어가면서, 비록 불친절한 단서들과 착각을 유도하는 작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맞추어버려, 오히려 그 사실에 나 자신도 놀라 버렸다.

그래서 조금 씁쓸하면서 허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본격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살짝 잔잔한 동화처럼 느껴지는 소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우정과 배려와 이해와 풋사랑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가슴에 스며들어 오히려 날씨가 추워진 지금에 딱 어울리는 소설인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이 소설은 첫사랑의 추억을 회상하는 그 시절의 아름다운 청춘 로맨스 성장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스의 모험 열린책들 세계문학 28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셜록 홈스의 왕팬으로 요즘 쏟아져 나오는 홈스 2차 창작물들에 화도 나고 실망을 느끼던 중에 진짜 셜록 홈스 책이 출간 되어 기쁨을 느끼며 꼭 읽어보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화의 시대 -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열린책들 세계문학 281
토마스 불핀치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해석해 낸 신화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완전판을 읽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실격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한 남자의 열 살 전후의 유년 시절의 사진, 성장하여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진, 마지막으로 나이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가장 기괴한 모습의 사진, 이렇게 세 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사진들에서 기묘하고 이상하고 으스스함을 느꼈고, 마지막 사진에서는 그 느낌이 점철되다 못해 사진을 봤음에도 얼굴이 생각나지 않고 그저 기괴하다 못해 섬뜩하고 불쾌함만을 느낄 뿐이었다.


일본 도호쿠 시골의 부잣집에서 태어난 오바 요조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상황에 잘 적응하지 못해 지옥에 있는 것처럼 괴로웠고, 오히려 자신을 부러워하는 남들이 행복해 보여 부러웠다.

자신의 행복의 관념과 세상 사람들의 행복의 관념에 대한 차이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인해 요조는 인간으로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우울감과 신경과민을 숨기며 오로지 천진난만함을 가장하여 익살스러운 괴짜가 되었다.

그는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과는 다른 이미지의 익살을 연기해 낮은 품행 점수를 받으며 장난꾸러기로 보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본성은 그런 장난꾸러기와는 완전 정반대였다.


요조는 어린 나이에 집안의 하녀나 하인에게 범해졌음에도 그 추악하고 잔혹한 범죄를 누구에게도 호소하지 못하고 힘없이 웃으며 참았다. 어차피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은 쓸데없으니 그저 참으며 계속 익살을 부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요조에게는 인간들이 서로를 불신하는 가운데 태연하게 살며, 서로 속이는데 누구 하나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야말로 맑고 밝고 명랑한 불신으로 가득 찬 세상이었다. 그것은 더욱더 그가 인간을 두려워하며 익살로 자신을 숨기게 만들었다.


공부를 잘했던 요조는 동북의 어느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먼 친척 집에 맡겨졌다. 그는 타향의 낯선 사람들 앞에서 몸에 밴 익살로 물오른 연기를 펼치며 전보다 심해진 인간에 대한 공포를 숨겼다.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은폐할 수 있게 되었다고 안심한 순간, 백치 같다고 생각해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던 다케이치라는 학생으로부터 가장된 익살을 간파당하면서 불안과 공포를 다시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요조는 다케이치의 옆에 달라붙어 환심을 사려 노력하는데…….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보내왔다고 고백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요조.

요조는 자신이 본질적으로 인간의 삶, 행복한 삶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지만, 그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익살을 떤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었기에 항상 공포와 불안감을 느끼는 주인공 요조는 이웃 사람의 괴로움의 성질, 그 정도를 전혀 짐작하지 못한다. 요조는 다른 사람의 실제적인 괴로움, 그저 밥을 먹으면 그걸로 해결할 수 있는 괴로움이야말로 가장 심한 고통이라 밝히며, 다른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자신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임을 말한다.

하녀와 하인들의 가증스러운 범죄에도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은 쓸데없다'라고 인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참으며 익살을 부리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그는 삶의 순간순간마다 스스로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처 요시코 사건의 상처로 인해 모든 것에 자신감을 잃고 다른 사람을 끝없이 의심하며 공포에 떨며 세상에서 영원히 멀어진다.

"신에게 묻는다. 신뢰는 죄가 되는가?"

죄의식과 불안과 인간에 대한 공포, 그리고 허위로 가득 찬 세상과 배신이 만연한 삶.

결국에 요조는 인간실격이 되며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된다.


다자이 오사무는 요조의 처절한 삶의 모습을 통해 불합리한 현실 세계에서 오직 인간답게 사는 방법은 인간실격이 되는 것뿐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비로소 평온함을 느끼니 행복도 불행도 없을 따름이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요조의 처절한 투쟁과 고통이 가슴에 와닿으며 다자이 오사무가 느꼈을 인간 본성에 대한 의문과 삶의 번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마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었기에 작가의 의도가 좀 더 깊게 와닿았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역시 책을 읽을 때는 번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는 독서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