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 일주 책세상 세계문학 4
쥘 베른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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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링턴 가든스의 새빌로 7번지에 필리어스 포그라는 영국 신사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영국 상류 사회에서 가장 잘생긴 신사이며 리폼 클럽의 회원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다. 그는 한결같이 변함없는 습관을 가지고 사는 인물이었기에 하인에게도 시간 엄수와 자신의 습관에 맞춘 이례적인 규칙성을 요구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10월 2일 오전, 하인 포스터가 면도할 때 쓰는 물의 온도를 1℃ 낮은 온도로 내왔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자신의 조건을 충족시켜 줄 하인 장 파스파르투를 새로 고용한다.


새로 고용한 하인 파스파르투를 저택에 남겨두고 평소와 같이 리폼 클럽에 간 포그 씨는 평소 게임을 같이 하는 동료 회원들과 며칠 전 영국은행에서 발생한 5만 5000파운드의 도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대화는 사건의 범인이 검거될 것이라는 고티에 랠프와 그런 믿음과 거리가 먼 앤드루 스튜어트와의 논쟁으로 번지고 어느새 교통기관의 발달로 세상이 예전보다 작아졌다는 이야기로 흐르면서 세계 일주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데까지 이른다.


결국 모든 예상 가능한 불의의 상황을 고려해서 세계 일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80일이 걸린다는 계산을 내놓은 포그 씨를 상대로 동료 회원들이 불가능하다는 데 돈을 걸며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2만 파운드가 걸린 내기로 번진다. 내기를 하기로 한 여섯 사람은 그 자리에서 약정서를 작성했고, 그날 저녁 포그 씨는 오전에 새로 고용한 하인 파스파르투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필리어스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열차와 여객선을 이용해 런던을 떠나 수에즈에 도착한다. 그런데 수에즈에서는 영국은행 절도 사건으로 세계 주요 항구에 파견한 형사 중 한 명인 픽스가 모든 여행자들을 감시하고 있었고, 마침 영국 영사관에서 비자 날인을 받기 위해 파스파르투가 들고 있던 포그 씨의 여권을 보고는 거기에 작성된 인상착의가 런던 경찰청장이 보내준 절도범의 인상착의와 일치한다고 생각해 포그 씨를 은행 절도범으로 오인한다.

파스파르투로부터 내기로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픽스는 다음 행선지가 뭄바이라는 말을 듣고는, 런던 경찰청장에게 필리어스 포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뭄바이로 보내 달라는 전보를 보낸 뒤, 그들을 따라 인도 뭄바이행 몽골리아호에 몸을 싣는다.


뭄바이에 도착한 포그 씨와 파스파르투는 열차를 타고 콜카타로 가던 중, 중간 지점인 콜비에서 알라하바드까지 철로가 완공되지 않아 발이 묶일 뻔했으나, 파스파르투가 이동 수단으로 코끼리가 있음을 알아와 코끼리를 구입해 타고 이동 거리가 짧은 숲을 가로지른다. 그런데 그곳에서 '사티'로 산 채로 죽은 남편과 함께 화장 당할 위기에 처한 젊은 인도 여인 아우다 부인을 발견하고 구출하는데….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비롯해 『해저 2만 리』, 『15소년 표류기』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설들이 쥘 베른의 작품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에게는 항상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을 저술한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상상과 공상에만 기대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작품을 쓰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여 정확한 과학적 지식에 기반하여 쓰도록 노력하였기에 '공상 과학 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며 후대 과학 소설들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필리어스 포그와 하인 파스파르투가 내기로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는 소설로, 그들이 세계 일주를 하며 겪게 되는 좌충우돌 다양한 모험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소설은 이 소설이 쓰여진 19세기 당시의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모습과 독특한 풍습, 그곳의 거리 모습 등을 사실감 넘치게 그리고 있어 당시의 모습을 보지 못한 우리들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설 중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과하지 않은 유쾌한 유머는 지금 읽어도 기분 좋은 웃음을 유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펼쳐지는 기막힌 반전.


소설은 포그가 세계 일주하는 나라 중 아시아 국가로는 당시 홍콩과 일본 요코하마의 모습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 있는 조선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읽으면서 '만약 소설이 지금 쓰였다면 우리나라가 들어갔겠지?'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파스파르투가 아무리 홍콩이나 일본에서 고생을 했다고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배에서 아우다 부인에게 중국이나 일본 같은 희한한 나라들을 여행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관문인데 이미 그 단계를 지나 문명국들로 돌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데서 당시 유럽인들이 아시아의 국가들을 문명국이 아닌 희한한 야만국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씁쓸했다. 어쩌면 이 소설에 조선이 언급되지 않은 것이 더 다행일지도.


소설은 마지막에 '포그가 이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는가'를 묻고 있다.

돈? 명예? 매력적 반려자?

이 질문을 보며 나는 나에게 여행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얻고자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자문하며 소설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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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의 것들 이판사판
고이케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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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여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얼굴>은 혼자 살던 모친이 자택에서 홀로 죽은 뒤 유품을 정리하러 고향에 내려간 구니히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로 돌아가는 날 주위의 풍경이 그리워 농로를 따라 잠시 걷다가 문득 주변이 고요해지며 구니히코는 언짢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러고는 멀리서 자신 쪽으로 기이하게 확확 다가오는 낡은 기모노에 양산을 쓴 여인과 맞닥뜨린다. 지나쳐 갈 때 갑자기 뒤로 젖혀지는 양산에 밑으로 드러난 반야면을 쓰고 있는 여인. 순간 구니히코의 머릿속에 옛 기억의 단편들이 떠오르는데….


두 번째 단편 <숲속의 집>에서 '나'는 15년 전 산장 근처에서 일어난 버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친구 미사키와 그녀의 아버지 쓰치야 씨 생각에 상실의 슬픔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포와 불안으로 깊은 숲속에 있는 쓰치야 씨의 작은 산장에 오는 것을 망설였다. 그러나 이번엔 굳게 마음먹고 미사키의 오빠의 부인 아유미 씨에게 연락해 산장 이용을 허락받는데….


<히카게 치과 의원>에서는 바람난 남편과 이혼 후 외사촌이 사는 지방 도시로 이주한 가스미는 과자를 먹다 벗겨진 크라운을 치료하러 치과를 찾아 낯선 도시를 헤매다가 '히카게 치과 의원'이라는 오래된 치과를 발견하고 들어가서 치료를 받는데….


그리고…

남편 조노우치 아키라의 사십구재를 마친 1주일 뒤, 외출에서 돌아온 '나'가 길고 어둑한 복도에서 예전에 자살한 오스트리아인 망령 조피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 <조피의 장갑>.

프로그램 제작사를 운영하는 다키타에게 자신의 심령 특집 프로그램을 위해 심령현상에 밝은 사람이나 무서운 경험을 한 사람의 소개를 부탁한 연출자 미스즈와 그 이야기가 나오는 <산장기담>.

피처럼 진한 저녁놀을 보면 어린 시절 정신이 이상한 남자에게 납치될 뻔했던 기억과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과 이웃으로 살며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삼키며 살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미에코의 이야기 <붉은 창>.



일본 소설계에서 여러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호러 분야에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로 '호러 소설의 명수'라고 불리는 고이케 마리코의 소설을 『이형의 것들』로 처음 접했다.

소설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결코 원색적이거나 가볍지가 않다. 슬그머니 척추를 따라 올라오며 천천히 전율하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정교하고 섬세한 표현들로 인해 호러 소설도 고급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말해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느끼게 하는 중독적인 공포였다.


<산장기담>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접해본 방식의 충격적 전개를 주는 강렬한 이야기지만, 나머지 단편들에서 이형의 것들을 맞닥뜨리는 인물들은 이 세상에 발을 걸치고 있는 저세상의 것들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렇게 이형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에 그들과 인간의 공존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소설을 다 읽은 뒤에도 공포가 내 몸에 흐르는 피에 아로새겨진 듯 불현듯 스멀스멀 되살아나 이형의 존재가 내 주위에 실재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잔잔하지만 강렬하고 아름다운 호러 소설 『이형의 것들』에 한동안 빠져 지낼 것 같다.

고이케 마리코의 또 다른 호러 소설이 국내에 빨리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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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 이야기
마크 트웨인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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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발전을 위해 필요하기도 할 동물실험이겠지만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윤리의식도 대두되고 있지요. 그것을 마크 트웨인은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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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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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고개 숙여야만 했던 여성들이 더 이상 참지않고 부조리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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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타반
헨리 반 다이크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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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해질 수 있는 삶의 마지막에서 현자는 무슨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광야로 나갔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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