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스즈키 마모루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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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오카 켄은 집에서는 '켄의 가출 사건'이라고 부르지만 본인은 홀로 여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두 살 때부터의 여행을 시작으로 홀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한다.

지금은 혼자서 아빠를 만나러 가기 위해 열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켄의 아빠는 건설 회사 직원으로 해변가에 새로운 큰 호텔을 짓는 일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 있다. 그래서 평소 일이 바빠 집에 잘 오지를 못하는 관계로 켄이 엄마를 졸라 혼자 아빠에게 가게 된 것이다. 홀로 여행이 처음이 아님에도 엄마는 켄이 출발하기 전 몇 번이나 주의 사항을 이야기했다.


드디어 열차는 출발했고 켄은 왠지 자신이 조금 더 자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바깥 경치를 구경하고 가다 보면 아빠가 마중 나와 있을 역까지는 금방일 것이다.

몇 개의 역을 지나 열차가 정차했고 손님들이 탔다. 그런데 켄의 비어 있는 옆자리에 고양이가 와서 앉는 것이 아닌가.

고양이는 켄에게 말을 걸며 켄의 목적지를 물었다. 켄은 비록 상대가 고양이기는 했지만 어른이기에 공손하게 대답했다. 켄은 종착역 하나미사키 역에서 내릴 예정이었고, 고양이는 하나 앞의 역인 아라이하마 역에서 내린다고 했다. 고양이는 자신을 '후루야 산호랑'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켄이 지금 아빠를 만나러 가는 중이라고 말하자 산호랑은 자신은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산호랑은 켄에게 어떤 지도를 보여주며 자신이 억새바람 영감으로부터 그 지도를 얻게 된 경위와 그것이 바다고양이족의 보물 지도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서 켄에게 보물을 찾으러 같이 가자는 제안을 하는데…….







이 책은 켄이라는 소년이 홀로 아빠를 만나러 가는 길에 산호랑이라는 고양이를 만나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와 함께 실려 있는 삽화는 검은 펜으로만 그린 그림인데, 그렇기에 왠지 더 정감 가고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몽골몽골한 옛 추억을 더듬는 듯한 기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이 그림체를 보며 어떤 기분을 느낄까?


산호랑과 켄은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데, 일확천금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있어 보물을 찾는 모험은 그 기대만으로도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게 해서 가치가 있고 좋은 것이었다.

즉,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보물이라는 알맹이가 아닌 보물을 찾아 나선다는 낭만과 도전, 즉 결과물보다는 그것에 도전하는 행위와 과정인 것이다.


그렇게 찾아낸 보물이 쓸모없는 무용지물이라도 상관없다. 그들은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고 그것을 이겨냄으로써 성취감을 느끼고 한 단계 더 나은 성장을 이루어 그들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기에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갑자기 어떤 노래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거센 바람 높은 파도가 우리 앞길 막아서도 결코 두렵지 않아

끝없이 펼쳐진 수많은 시련들 밝은 내일 위한 거야.'


산호랑과 켄은 보물을 찾기 위해 어떤 모험을 할까?

그들은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

과연 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니, 나는 산호랑의 정체가 더 궁금한데….

자~, 산호랑과 켄과 함께 보물을 찾으러 갈 준비가 되었나요?





*출판사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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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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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평범한 어느 날 프랑스 파리에서 광신주의자가 유치원에 들이닥쳐 일면식도 없는 아이들을 향해 소총을 발사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을 시발점으로 인간 세계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내전이 발발한 것은 물론이고, 인간 사회 질서는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그러자 거리에는 쓰레기가 쌓였고, 쓰레기 더미에서 바퀴벌레와 해충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때 지하의 쥐들이 슬금슬금 지상으로 올라와 세상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쥐들은 무서운 속도로 번식하며 페스트를 퍼뜨렸지만 광신주의자들의 손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죽임을 당한 인간 사회는 감염병에 대처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인간의 문명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고양이와 인간, 개, 돼지, 앵무새의 힘을 한데 모아 연합군을 형성한 후 프랑스를 점령해 버린 쥐들에 맞서 세상을 구하겠다는 목표로 치열한 전투를 거듭했다. 하지만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쥐들에게 계속 밀리면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결정적으로 쥐들의 극악무도한 왕인 티무르가 바스테트의 목에 걸려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확장판>을 저장해 놓은 USB를 노리는 바람에 결국은 <마지막 희망>호라는 대형 범선을 타고 프랑스를 떠나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욕으로 가게 되었다.

그들이 행선지를 뉴욕으로 정한 이유는 미국의 인간들이 초강력 쥐약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도달한 뉴욕은 그들이 떠나온 프랑스 파리보다도 훨씬 더 많은 쥐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뉴욕의 쥐들은 거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바다 위에 떠있는 범선까지 헤엄쳐 공격해 왔다. 이에 배 위에 타고 있던 고양이와 인간을 포함한 여러 종들의 승객들은 결사항전을 하였고, 결국 바스테트와 집사 나탈리, 나탈리의 커플 로망 웰즈 교수, 바스테트의 파트너 샴고양이 피타고라스, 바스테트의 아들 안젤로, 바스테트의 경쟁상대인 암고양이 에스메랄다, 앵무새 샹폴리옹 이렇게 일곱을 제외하고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항전의 잔해들을 정리하고 사체들을 정리한 뒤, 나탈리와 로망은 특별히 가까웠던 인간들과 동물들의 소박한 장례를 치러주었다. 그렇게 잠시 폭력으로 점철됐던 하루를 뒤로하고 쉬려고 하는데 멀리 해안의 한 고층 빌딩에서 반짝이는 불빛, 모스 부호가 보였다.

맨해튼 빌딩의 인간들은 바스테트 일행과의 몇 번의 신호 교환 후 빌딩으로 오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방법으로 드론을 활용해 로프를 묶어 빌딩 꼭대기로 끌어올려 주겠다고 하였다.


먼저 나탈리와 바스테트, 안젤로, 피타고라스가 로프에 묶인 의자에 앉았고, 그렇게 빌딩 위로 끌어올려지던 중 갑자기 바람이 거세져 의자가 크게 요동치더니 로프의 움직임이 멈췄다. 의자가 아찔한 높이의 허공에서 흔들리자 나탈리는 의자를 부여잡았고, 바스테트는 나탈리를 피타고라스와 안젤로는 바스테트의 양 뒷다리를 붙잡고 매달리는 꼴이 되었다.

바람은 더욱 거세게 몰아쳤고 의자는 사정없이 흔들렸다. 바스테트는 자신에게 매달린 고양이들이 버겁게 느껴졌고, 슬그머니 피타고라스가 매달려 있는 뒷다리의 힘을 덜 주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피타고라스는 괴성을 지르며 추락한다. 그때 바스테트의 아들 안젤로가 말한다.

「후유, 엄마, 우린 이제 살았어요.」



나는 『고양이』에서 시작한 <고양이 시리즈>를 한 편도 읽지 못하고 시리즈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행성』을 처음으로 읽었다.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행성』만 따로 읽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소설을 시작했다.


일단 소설은 가독성이 엄청나게 뛰어나다. 내가 소설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성』은 막힘없이 술술 넘어가며 흥미진진하고 기발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처음엔 고양이 바스테트가 인간과 소통하며 자신이 모든 동물들의 리더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고 단순히 바스테트가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착각인 줄 알았다.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카툰을 보면 인간과 그들이 키우는 애완동물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하지만 제3자인 관객이나 독자들이 볼 때는 묘하게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그런 상황을 상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혹성 탈출>처럼 인간 문명이 멸망하여 인간이 완전히 침팬지 같은 동물들의 노예가 된 상황도 아니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고양이가 지배자인 것처럼 행동을 하니 그런 오해를 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이라니.

하지만 인간들은 예로부터 마치 본능처럼 계층을 나누고 상대를 차별했던 것처럼, 공정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낸다.


주인공 바스테트는 오만하며 능력도 성격도 그다지 좋지 않은 이기적인 고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능한 자신의 모습을 거짓과 눈가림으로 적당히 포장해 다른 종들 위에 군림하기를 원하는 모습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 다른 동물들을 과감히 희생시키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모습들을 보니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흔히들 잘못된 모습들을 보이는 정치인들에게 따끔하게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들 말하곤 한다. 바스테트가 자신이 불리할 때 떠올리는 그녀 어머니의 대처 방법들을 보고 바스테트는 어머니로부터 인생 사는 법을 잘못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스테트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반사이다.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처럼 마치 그것이 처음부터의 계획이었던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바스테트는 절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것.

과연 2권에서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운명에 맞닥뜨리게 될까?

그들은 쥐 떼들을 없애고 평화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과연 지구의 패권은 누구에게로 돌아갈까?

모두가 만족하는 엔딩을 바라며 2권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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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 외롭지 않은 혼자였거나 함께여도 외로웠던 순간들의 기록
장마음 지음, 원예진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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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배우이자 작가 장마음님이 외롭지 않은 혼자였거나 함께여도 외로웠던 순간의 기록들을 엮은 에세이 집이다.

읽고 있노라면 이유는 다르지만 그러한 감정을 가졌었다는 점에서 지난날의 어린 내 모습들이 오버랩되어 보였다. 나는 짜여진 고등학교 생활을 벗어나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결정권을 가지고 나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해서 도전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내 인생의 의미와 내 존재의 가치에 대한 갑작스런 고민으로 외로움과 고독, 고뇌, 공허함 같은 감정을 많이 느끼며 혼자이고 싶을 때가 많았다. 어찌 보면 배부른 소리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모든 젊은이들이 자신의 존재의 의미와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한 번씩은 거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작가처럼 사랑이 끝난 후에 밀려드는 상실감으로 혼자가 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은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사랑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사랑 때문에 마음이 아파 혼자가 되고 싶다는 감정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그래서 가끔씩은 그런 사랑을 하지 못했던 내 지난날이 후회가 될 때도 있다.



상실감과 분노, 괴로움, 우울감 심하게는 무기력함까지 글자 하나하나에 녹아들어 가 있는 느낌이다.

작가는 이별의 아픔과 상실감으로 인해 헤어진 상대의 불행이 영원하기를 바랄 때도 있었다. 상대도 작가도 행복하지 않으면 같은 자리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작가가 이별로 불행한 만큼 상대도 똑같이 불행의 자리에 머무르길 바란다는 것일까? 아니면 상대가 더 이상 발전 없는 삶을 살기를 원한 것일까?

아름다운 이별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세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무너졌기에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너무 애달팠다.

가끔 사랑의 상실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만큼 불같은 사랑은 못했지만 차라리 못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드는 것은 자기 위안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페이지가 뒤로 넘어가면서 작가는 내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저 아프고 힘들다는 목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찾으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남들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던 작가지만 이제는 다른 누군가가 인정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을 느끼고 스스로를 인정하면서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외롭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스스로가 가끔씩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혼자 오롯이 자신과 마주해 자신과의 내면의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사랑이 끝나서 고독하고 외로운 것만은 아니다. 사랑을 하는 사람 중에서도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전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일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자아를 찾고 삶의 본질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 자체의 고독과 소외감과 허무감은 짙어질 것이다.



솔직한 감정을 편안하게, 하지만 생각과 감정을 잘 갈무리해서 적어 내려간 장마음 작가님의 에세이를 보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기에 작가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춘인 것이 아닐까.

작가님의 이야기로 지친 삶의 위안을 얻으며, 작가님의 더 풍만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내일을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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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경제사 수업 - ‘보이지 않는 손’에서 ‘후생경제학’까지 13가지 대표 이론으로 배우는
조너선 콘린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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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획을 그은 위대한 경제사상가들의 이론과 그들의 이론을 통해 복잡한 경제의 흐름을 배워서 경제학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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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고 있다는 착각 - 온라인 검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질리안 요크 지음, 방진이 옮김 / 책세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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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들이 보호정책이라 내세우며 우리의 사적인 생각을 통제되고 선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기에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그들의 보호정책은 과연 누구를 보호하는 정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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