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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생각없이 첫 장을 펼쳤다가 단숨에 후루룩 읽은 책이다. 내용 전체에 퍼져 있는 위트가 문장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어서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즐겁게 읽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78세의 할머니다. 하지만 늘 자신을 가꾸면서 죽을 때까지 외모를 가꾸는 사람이 되겠다고 한다. 동창들을 만나러 가는 중에도 패션 잡지의 한 코너 모델이 되어 사진도 찍는 등 누구나 본 나이인 78세로 보지는 않는다. 정말 부러운 오시 하나 할머니다. 특히 “나이는 본인이 아니라 남들이 잊게 만들어야 하잖아요?”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하지만 절대로 남들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들키지 않게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예의바르고 멋지게 행동한다. 정말 본받을 만한 할머니~
오시 하나의 삶의 자세를 들여다보니 노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었지만 나이든 것처럼 살아가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젊은이 흉내를 내면서 살아가는 건 또 아닌 것 같고.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오시 하나 할머니의 행동을 보면 명쾌하게 해결이 되는 것 같다. 멋쟁이이지만 몸에서 또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
p132
여기서 유미의 제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노인은 조류를 읽어야 한다. 호의에 기대면 처음에는 좋아도 반드시 ‘언제까지 있을 작정이야, 망할 할망구’하고 속으로 외치는 날이 온다. 외모를 가꾸는 여자는 망할 할망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라고 썰물 때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 때 그 조류를 탈 용기가 없는 할배, 할매는 민폐를 끼치게 된다
이 문장들만 보아도 오시 하나가 할머니로서의 품격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오시 하나 할머니가 이렇게 자신을 멋지게 만들어가고 있는 데에는 화목한 가족의 모습이 있다. 특히 남편이 든든하게 자신의 옆에서 늘 자신을 지지해주고 자신과 결혼한 것에 대해 늘 감사하고 있다는 것... 그런 오시 하나이기에 즐겁게 지낼 수 있고 자신을 꾸미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사건이 벌어지면서 오시 하나의 삶은 달라지게 된다. 그 사건이후의 오시 하나의 활약은 또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가기에 망설임을 없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누적 판매가 44만부를 돌파했고 아마존재팬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고 한다. NHK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만화까지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 인기가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 우치다테 마키코는 정말 팔방미인이었다. 회사원생활을 하다가 각본을 썩고 작사가로 수상도 했다. 미술대학의 객원교수, 대학 스모부 총감독, 교육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고 스모 연구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가 이렇게 다양한 부분에 관심이 있으니 위트가 넘치고 주인공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펼쳐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