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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오민석 지음 / 살림 / 2016년 8월
평점 :
詩를 읽어본 것이 언제였을까? 학교 때 말고는 시를 제대로 읽어 본 적이 드문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지은이와 소재, 주제, 표현법들을 외우고 시험에 대비하느라 공부와 학습으로서 시를 대했지 진짜 내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즐겁게 감사하듯 시를 읽어본 적이 있었는지....
이 책 아침 시는 저자가 2015년부터 일간지에 꼬박꼬박 실어온 시를 정리해 감상과 함께 묶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매일 아침마다 시를 한 편씩 읽는다는 생각도 좋지만 이 책에 엄선된 시들이 짧은 감상과 함께 들어있어 쉽게 읽을 수 있어 좋다. 마침 펼쳐든 시는 ‘기욤 아폴리네르’의 ‘미라보다리’라는 시였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고 시작되는 시는 미라보 다리나 세느강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는데 막상 가서 본 세느강은 더러웠고 미라보 다리는 제대로 잘 찾지도 못할 정도로 작은 동네 다리였다지...
이러건 저러건 시를 꾸준하게 읽을 수 있다는 건 시 이외의 여백만큼 내 마음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시를 읽고 시인의 일생을 알아보는 시간은 재미있기도 하고 학창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를 읽는 감성적인 사람은 되지 못하고 메말라 가기만 하고 있는데 이 책은 하루 한 편씩만 아침이든 저녁이든 차분하게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에 읽어 가면 좋을 듯 하다. ‘미라보다리’같은 예전 시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시인 박철의 ‘문’이라는 시도 참 좋았다.
P90
혼자 먹는 밥 같지만 사실/밥상이 좀 떨어져서 그렇지/우리 다 같이 먹는 거다/밥집 하나가 넓은 쟁반 하나만 하지 않니(중략)
얼마나 따뜻한 시인지...매일 한편 씩 시 읽어 가는 재미를 톡톡하게 주는 책이다. 시를 읽다보면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 것 같다. 조용하고 생활에 밀착된 시를 읽는 재미가 느껴졌는데 다 읽고 난 후에는 한 편 한 편 필사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