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기억을 잃어버리는 그녀를 구하는 법
모치즈키 타쿠미 지음, RYO 그림, 이지연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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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눈앞에서 돌아가신 사실에 충격을 받아 매년 1월 27일이 다가오면 1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여주인공 오자키 치도리. 기억을 잃어버린 지 3번째가 되었을 때, 치도리의 앞에 정체 모를 남자가 나타났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부모님께 받은 시계를 잃어버린 치도리에게 시계의 행방을 자신과의 내기에서 이기면 알려주겠다며 접근해 온 남자는 자신과 한 달 동안 데이트를 해서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보라고 한다. 미심쩍지만 남자의 이길 자신이 없냐는 도발에 내기를 승락한 치도리는 남자의 이름 아마츠 마사토를 토대로 남자의 정체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기억을 매년 잃어버린다는 설정 때문에 흥미로워보였던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기전엔 매년 기억을 잃으면서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제일 궁금했던 것 같다. 주인공인 오자키 치도리는 매년의 기록을 일기장에 적어뒀지만 일기장을 들여다보기보다 앞으로 나아갈 일이 더 중요하다며 일기장을 버린 상태. 덕분에 치도리가 마사토에 관해 하나씩 알아가고 거기에 더해 감정적으로 끌리는 점이 재밌었다. 분명히 미심쩍인 부분도 있고 약간 나사빠진 것 같기도 했던 마사토에게서도 비밀이 있다는 느낌이 중반부터 술술 나는데 마지막쯤 드러나는 반전요소는 덕분인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 걸 보면 딱히 뒤통수 칠만한 요소는 없었던 셈이다. 기억을 잃어도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 삶을 이어가는 주인공 치도리. 그런걸 보면 결말까지 이어지는 메시지도 동일했다.


소설을 보면서 치도리가 겪는 혼란스러움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좋았지만, 읽는동안 뭔가 늘어진단 생각이 들었는데 마사토의 정체를 알 수 없으면서도 마사토의 일기가 계속 반복해 나와서 그런 모양이다. 한꺼번에 반전을 주려면 넣지 않는 편도 괜찮았을 것 같다. 어쨌든 소설이 길지 않아서 짧게 몰입해 읽기는 좋았다. 기억을 잃어버리는 와중에도 앞으로 나아가고자하는 의지와 점점 강단있는 성격처럼 보여지는 치도리 캐릭터도 매력적이었다. 남자주인공인 마사토의 순정을 포함해 둘의 사랑도 서로가 아니면 안되게 그려진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영업당해 보기 시작한 소설이었는데 독특한 설정으로 읽는 재미가 있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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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 신라공주와 페르시아왕자의 약속
이상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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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페르시아와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에 기반해 여러 단서들을 엮어나간 소설이다. 작가의 다른 소설인 한복 입은 남자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역사적인 사실 몇몇을 가지고 엮어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라 진실이라 믿고 싶을 정도였다. 나라를 잃고 신라로 온 페르시아의 왕자 아비틴과 신라의 프라랑 공주. 두 사람은 신라에서 잠깐의 시간을 함께한 뒤 아비틴은 아들인 페리둔과 함께 페르시아의 재건을 위해 떠난다. 이후 삶의 마지막까지 서로를 그리워했던 모습이 보여지고, 파사국에 홀로 남은 페리둔은 어머니인 프라랑 공주가 죽은 뒤 다시 신라로 돌아와 삶을 마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소설 책은 이런 의문으로 시작한다. 오늘날의 이란의 이미지와 과거의 이미지가 왜 이렇게 다른걸까? 페르시아라고 불렸을 때 우리나라와 어떤 교류가 있었을까? 과거 그렇게 개방적이었던 우리의 역사는 어째서 서구화된 시선에 폄하당할 수 밖에 없었나? 이런 의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깔려 있어서 신라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은 좋았다. 소설이라 불리기 애매하게 이게 설명문 가득한 정보서인지, 소설인지 모르겠다고 느껴지는 대사가 너무 많아서 읽다가 지치긴 했지만. 어쨌든 소설은 신라로 넘어와 후일을 도모할 수 밖에 없었던 페르시아의 왕자와 평생 가족을 그리워하며 사랑한 신라 공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 쿠쉬나메에 기록된 이야기들을 통해 더 폭넓게 펼쳐진 이야기를 볼 수 있기도 했다.



방송국 피디의 현대적인 시선과 과거의 시선이 번갈아가며 나와 솔직히 내용 흐름이 부드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역사적 사실과 의문, 그를 토대로 내릴 수 있는 결론과 상상 속 이야기가 어우러져 정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좋겠다, 좀 더 많은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뭐라도 더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변해갔다. 책의 가장 뒤편에는 소설 속에서 녹여냈던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역사자료들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지방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다는 것도 테헤란엔 서울로가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테헤란로를 보고싶은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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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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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사고 파는 꿈집과 꿈을 꿔서 파는 산몽가가 있다는 설정 아래 시작하는 소설 '옥토'. 전통적인 냄새가 나는 제목 때문에 고풍스런 고택이 배경일까 상상하면서 봤던 책이기도 했다. 예상은 절반쯤 맞아서 주인공이자 신입 산몽가인 달샘(=옥토)의 주요 배경은 떡집이었고 나머지 산몽가들이 모이는 곳인 평창동 꿈집은 여러 건물이 모인 고택이었다. 그곳에 대대로 꿈을 팔며 크게 사업을 하는 마담과 휘하의 산몽가들, 꿈을 풀이하는 해몽가 고실장, 꿈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모이며 이야기가 흥미롭게 흘러갔다.

주인공인 달샘은 부모님과 동생이 제주에 내려가며 남긴 떡집을 혼자 운영해보려는 캐릭터로 나온다. 하지만 달샘은 자신도 모르는 예언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대대로 꿈집을 운영하는 마담의 조상이 꿈을 팔다 한 남자에게 저주를 받았고, 대대로 이어지는 저주는 꿈집의 주인인 마담이 달샘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게 되며 그제야 저주는 끝나고 달샘이 가업을 잇는다라고 했다. 죽어가며 한 남자의 저주대로 돼지처럼 손이 뭉툭하며 색욕에 미친자, 물고기처럼 입만 뻐끔거릴뿐 말을 못하는 자, 다리가 없어 나무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자가 줄지어 태어나자 나무의 저주를 가진 마담은 예언의 당사자인 달샘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결국 마담은 엄청난 길몽을 꾸는 달샘을 꿈집의 산몽가로 받아들이고 달샘의 태몽을 들은 뒤엔 '옥토'라는 예명을 지어주게 된다.

전체적으로 설정이 재밌는 소설이었다. 꿈을 사고 파는데 인증서가 필요한 것하며 길몽과 흉몽을 구분해서 팔고, 산몽가들은 남들보다 잠을 많이 자야해서 저녁엔 무조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하며 숙면을 방해하는 음주같은 것도 금지된다는 설정이 재밌었다. 무엇보다 제일 신기하면서 부러웠던 점은 꿈을 사고 파는 게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는 점이었다. 길몽을 어디서라도 살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생각해서인지 옥토가 아니더라도 다른 길몽을 사고 효과를 보고싶단 생각도 많이 했다. 물론 직접 꾸게되면 더 좋고.

소설의 내용을 이렇게 말하면 약간 몽글몽글한 감성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일단 그건 절대 아니었다고 말하고싶다. 꿈집 이야기가 저주로 시작될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꿈집에서 꿈을 팔다가 잘못팔면 해를 입기도 하고, 꿈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기에 갈등도 생기고, 복잡한 사정 때문에 일이 꼬이기도 한다. 약간 엉성한 부분이 없진 않았으나 꿈으로 미리 악재를 예방하고자 노력하는 마담의 철학이 마무리까지 잘 보여진 것 같아 그점은 좋았다.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인데다 개성있었던 성격의 산몽가들도 기억에 남았다. 벌써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소설이라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영상으로 만나게 되면 어떤 이야기가 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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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학 초보탈출 - 김동완 교수의 사례로 배우는 점성학
김동완 지음 / 새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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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만한 책이었다. 처음 점성학의 역사를 간략히 설명해주고 별점을 쳤던 역사도 알려줘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후론 점성학이란 학문을 대하듯 설명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로썬 좀 머리가 아팠지만 실제로 공부해보고자 한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개인적으론 부가 설명이 좀 더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어쨌든간에 국내 명리학계 최고 권위자라는 김동완 교수의 점성학 이야기는 점성학을 어떻게 대해야하고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와 더불어 정말 별점 해석부분을 해보고싶다면 참고하면 좋아보였다.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방대했다. 점성학의 역사와 과학적 평가부터 시작해 태어난 시간으로 분석하는 천궁도, 4원소 3모드 3앵글, 12궁, 행성, 12하우스, 각도, 용어해석과 분석 식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생전 처음듣는 단어들도 나와서 복잡한 면도 있었지만 손쉽게 볼 수 있는 별자리쪽같은 경우엔 잘 맞는 부분도 있어서 신기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저자의 프롤로그 중에 나왔던 점성학이라고 해서 사이비가 되지 말고 족집게인척 자랑하지 말며 내담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하는 연구자와 상담가가 되길 바란다는 부분이었다. 때문인지 책의 내용에서도 좋은 쪽으로 해석할 부분이 많이 첨부되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차근차근 분석해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당장 내담자를 모셔놓고 점성학을 풀이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방대한 지식을 쌓다보면 실전경험도 해보고싶어질 것 같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완전 초급부터 배워보고 싶기도.. 사주 명리학을 보면서도 골치가 아팠던 내겐 책이 좀 벅찬 부분이었지만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고, 풀이하는 예시는 어떤 것이 있는지 겉핥기나마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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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주근깨 공주
호소다 마모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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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앞에 걸려있던 포스터를 보고 궁금해졌던 '용과 주근깨 공주'. 메타버스 즉 가상현실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더 호기심이 생겼고, 평범한 소녀가 목소리 하나로 전세계의 스타가 된다고 해서 더 궁금해졌다. 그 외에도 가상현실 공간에서 쓰는 이름이 '벨'에다가 야수의 포지션으로 보이는 용 때문에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생각이 났기 때문이라는 점도 선택에 한 몫을 한 것 같다. 어쩌면 붉은 드레스를 입고 고래의 등 위에 올라타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의 아바타 영상을 봐서인지도 모르겠고. 영상 속에서 봤던 화려한 색감이 기억에 남아 한 번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었다.


'용과 주근깨 공주'의 주인공이자 주근깨 공주 역은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스즈. 어릴 때 엄마를 사고로 잃고 아빠와 서먹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어쩐지 시간이 갈수록 자신감이 없어지는 중이다. 어렸던 스즈가 그토록 사랑했던 노래는 엄마를 잃은 동시에 함께 잃어버렸다. 립싱크 정도야 할 수 있지만 심리적인 요인으로 목소리를 내며 노래하진 못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어느날 친구가 보내준 가상세계U의 초대장을 받아 가상세계의 아바타라는 As(애즈=Automatic self=자율적자아)를 생성한다. AI의 얼굴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만들어진 스즈의 As는 어찌된 영문인지 굉장히 아름다운 미인이 되어 있었다. 스즈는 혼란스러워하지만 곧 As에게서 자신의 주근깨를 발견하고 스즈와 똑같이 방울이라는 뜻을 지닌 Bell을 아바타의 이름으로 등록한다. 생체정보를 동기화하고 접혹한 U의 세계. 그곳에서 스즈는 자신이 벨의 몸을 통해 노래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노래를 하고, 영상이 퍼지며 대스타가 된다. 이후 벨은 콘서트를 열며 승승장구하나 갑작스레 콘서트장에 커다란 괴물 용이 나타나며 아수라장이 되는데..



용의 정체는 무엇이고, 벨의 정체는 언제 드러날까하는 점 때문에 쭉 읽어볼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노래를 부르는 벨은 항상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사람에게 적대적인 용의 정체를 궁금해한다.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독백이 나와서 굉장히 기대하면서 읽었었다. 하지만 용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은 뭔가 맥이 빠진다고 해야하나. 약간 이야기가 다른 길로 빠졌단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벨이 용의 정체를 알고 싶어하는 이유가, 어쩐지 끌림을 느낀다라는 비슷한 이유였던 것 같은데 다들 심미적으로 문제없는 외향을 한 U의 세계에서 혼자 괴상한 용의 모습이긴 하니 정체가 궁금하긴 할 것 같다. 거기까진 동의한다. 그런데 결말부에 드러나는 용의 정체에서 이게 무슨 일인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조금의 인연이라도 있는 사람일 줄 알앗는데 생판 남이라니.. 물론 이게 취향인 사람도 있을 테지만 어쨌든 나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 밖엔 스즈의 성장에 구원서사가 꼭 필요했나? 게다가 화목한 가정으로 빠지는 길이 꼭 노래여야했을까라는 의문도 남는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오가며 약간 이야기가 뚝뚝 끊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차라리 용의 정체를 현실세계의 친구로 설정하는 쪽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친구사이임에도 몰랐던 비밀을 알게되고 좀 더 용기내서 다가간 뒤 그렇게 했던 것처럼 가족에게도 마음을 열어 다가간다는 식..? 클리셰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는 있었을 것 같다. 이대로의 내용은 갑자기 빠져버린 골짜기에 혼자 던져져버린 기분이라 좀 당황스러워 아쉬웠다. 왜 굳이 용을 그렇게 설정하고 소비해야했을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그 이후에도 용이 현실과 U의 세계에서 딱히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대면 너무 삭막한걸까. 동명의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U의 세계는 궁금해졌다. 노래하는 장면도 잘 나왔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영상미를 느껴보기 위해 도전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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