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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로의 미궁
가미나가 마나부 지음, 최현영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6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추리소설 작가인 '쓰키시마'는 친구인 '나가토'와 함께 한 미스터리 이벤트에 참여한다. '라자로의 미궁'이라는 미스터리 이벤트를 주최한 펜션에 도착한 쓰키시마는 마찬가지로 이벤트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을 소개받는다. 신조, 아이카, 아토무, 앗슈, 나쓰노, 레이. 6명의 참가자 외에도 주최자측 메이드인 M과 펜션 주인 가족들까지 있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예정된 살인 사건은 모두 3건으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리해야 한다. 범인과 피해자 모두 이벤트 참가자 중 섞여 있으며 범인을 찾기 전까진 펜션을 나갈 수 없다. 이후 참가자들이 기다리던 첫번째 사건이 벌어지지만, 예상치 못하게 진짜 사람이 둘이나 죽어버린다. 이에 참가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쓰키시마'는 범인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경찰서에는 피투성이의 남자A가 들이닥치고 정신을 잃기 전 '라자로'라는 말을 내뱉고 쓰러진다.
두꺼운 책이라 서서히 서사를 쌓아가는 부분도 길었던 소설이었다. '라자로의 미궁'이라는 이벤트 참가자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A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 소설은 책의 1/3지점까지 읽어도 무슨 이야기가 될지 감이 잡히지 않았었다. 중반부를 넘어서야 아 혹시 이런건가? 추측이 들게끔하는 장치는 있다. 힌트들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어서 생각하면서 보다보면 뭔가 이럴 것 같은데? 싶은 부분이 분명히 생긴다. 그렇다면 보기좋게 작가의 의도에 걸려드는 셈이다. 예상했던 이야기의 방향은 맞는데 거기서 좀 더 나간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때문에 결말부에서 반전이 계속해서 이어져, 휘몰아친단 느낌을 많이 받았던 책이기도 했다. 분위기가 바뀌며 앞에 촘촘히 깔아뒀던 떡밥 회수들이 시작되기도 해서 거기서부턴 정신없이 볼 수 있었다. 앞부분의 답답함은 모두 뒤쪽을 위해 설계된 책이라 더욱 강렬한 연출이란 생각도 들었다. 묘하게 라이트노벨 같았던 표지의 의미를 비롯해, '라자로의 미궁'이라는 제목 또한 뒤쪽에서 의미가 드러나니 작가의 설계에 감탄하게 된다.
소설은 그냥 미스터리가 아니다. '심리 미스터리'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읽어나갔으나, 소설의 결말까지 보고 난 뒤에 이래서 '심리 미스터리'라는 말을 가져다 붙였구나 싶었다. 혹시 미스터리에 익숙하지 않다면 복잡한 구성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소설적 재미는 있으나 복잡미묘한 부분을 다루는 내용 역시 있다. 미스터리와 심리 둘 다 좋아해서인지 그런 부분들은 좋았으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리는 바람에 본격적으로 소설이 시작되기 전, 정리하는 페이지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것역시 의도한 바라면 할말이 없지만. 어쨌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가는 동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은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