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초와 인어 (일본어 + 한국어) (미니북) - 일본어와 한국어로 만나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만나는 미니북
오가와 미메이 지음, 이예은 옮김 / 세나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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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등학교때 내가 배운 제2외국어는 일본어였다. 이제는 히라가나만 더듬더듬 읽는 수준이라 대부분 잊어버렸지만 꽤 자주 번역된 일본소설을 읽다보니 호기심도 당연히 생겼다.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배워볼까?라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지 않았다. 번번히 다른 것에 밀려 한번도 실행에 옮겨본 적은 없지만, 간단하게 일본어와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다는 일본의 동화라는 말에 이 책에 관심이 갔다. 그렇게 만나본 책은 미니북이란 말처럼 정말 조그맣고 귀여웠다. 들고다니며 읽고, 공부하기 전혀 부담이 없을 정도로.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동화의 작가는 '오가와 미메이'다. 그는 1910년에 출간한 첫 동화집 '빨간 배'를 시작으로 1961년 79살에 숨을 거둘 때까지 1,200여 편의 동화를 발표한 일본의 안데르센이자 근대 아동문학의 아버지라 불린다고 한다. 오가와 미메이의 동화를 처음 만나는 나로썬 전혀 알 수 없었던 정보인데, 이런 정보를 알고 시작하니 더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막상 읽은 동화의 내용은 마냥 해피엔딩이 아니라 삶의 허망한 어떤 부분을 똑 떼어온 것 같았으나, 한편으론 기묘하게 당기는 힘이 있기도 했다. 번역자 분의 말처럼 이면에는 부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수록된 동화는 모두 세 가지다. 차례대로 '금빛 굴렁쇠', '어느 공의 일생', '빨간 초와 인어' 순이다. 일본어 학습에 목적을 둔 책이라지만 먼저 한글로 해석된 부분을 읽어보았다. 모두 처음보는 동화였음에도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짧은 분량이라 금방 다 읽을 수 있었고, 각각의 개성도 뚜렷했다. 그렇게 대략적인 내용 파악을 한 뒤 일본어 원문을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일본어 실력이 좋지 않아도 함께 볼 수 있도록 단어들을 조각조각 해석해둔 점이나 한자 위에 히라가나 표기를 해둔 점, 이외에도 본격적으로 동화 내용을 시작하기 전 작품 소개와 일본어 학습 포인트가 수록된 페이지를 통해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보고 살펴봐야 하는 포인트를 짚어주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외에 일본에 살며 겪었던 번역자분의 어휘에 관한 에피소드나 동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 앞뒤로 수록되어 있어 책을 더 친근하게 볼 수 있기도 했다. 번역자분의 말처럼 동화부터 시작하면 기초적이라 놓치기 쉬운 어휘들을 습득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니, 오가와 미메이의 동화로 일본어를 학습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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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화 잡학사전 통조림
드림프로젝트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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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계 명화 잡학사전 통조림'은 지식을 쌓으려면 통째로 조목조목 봐야한다는 뜻의 제목이다. 때문에 그만큼 명화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명화'에 속하는 여러 작품들을 선정하기도 하고, 밀레 다빈치 라파엘로 등 잘 알려진 유명작가들에 중점을 둔 내용들도 있었다. 6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지만 주제별로 묶어둔 이야기가 아니라 분류에 크게 의미가 없어서 순서대로 읽어나갔다. 


89가지의 명화 이야기는 각각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지 않는다. 대부분 6페이지 안쪽으로 끝나는 이야기들은 흥미로운 소제목을 먼저 던져두고 시작한다. 모나리자 진품이 여러 장 존재한다는 '사라진 기둥'의 비밀은?, 보티첼리는 자신의 걸작인 '비너스의 탄생'으로 인생 말년에 명성을 잃었다는데?라는 식이라 초반부터 호기심에 읽어가게끔 만들고 있었다. 종종 서양미술사를 다룬 여러 책들을 읽었다보니 아는 부분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화가에 관한 사적인 부분을 다루는 내용도 많아서인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나오면 더 집중해서 보기도 했고, 덤으로 내용과 함께 수록된 명화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앞서 말한 두 가지 외에도 '그리스도의 십자가형'이 라파엘로가 아니라 그의 스승이 그림이라는 의혹이 있다는 이야기와, 다빈치의 그림인 '최후의 만찬'에 왜 양고기 대신 생선이 그려져 있는 이유, 여자들만 그린 여성화가 마리 로랑생 이야기, 카메라 오브스쿠라를 보조장치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페르메이르 이야기 등이 있었다. 이외에 일본에서 출간되어 번역해 들어온 책이라서인지 일본 작품들이 꽤 섞여있어서 몰랐던 작가를 만나보기도 했다. 종종 이런 의혹 혹은 낭설이 있다에 그치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은 잘 걸러가면서 흥미위주로 본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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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로의 미궁
가미나가 마나부 지음, 최현영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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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추리소설 작가인 '쓰키시마'는 친구인 '나가토'와 함께 한 미스터리 이벤트에 참여한다. '라자로의 미궁'이라는 미스터리 이벤트를 주최한 펜션에 도착한 쓰키시마는 마찬가지로 이벤트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을 소개받는다. 신조, 아이카, 아토무, 앗슈, 나쓰노, 레이. 6명의 참가자 외에도 주최자측 메이드인 M과 펜션 주인 가족들까지 있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예정된 살인 사건은 모두 3건으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리해야 한다. 범인과 피해자 모두 이벤트 참가자 중 섞여 있으며 범인을 찾기 전까진 펜션을 나갈 수 없다. 이후 참가자들이 기다리던 첫번째 사건이 벌어지지만, 예상치 못하게 진짜 사람이 둘이나 죽어버린다. 이에 참가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쓰키시마'는 범인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경찰서에는 피투성이의 남자A가 들이닥치고 정신을 잃기 전 '라자로'라는 말을 내뱉고 쓰러진다.


두꺼운 책이라 서서히 서사를 쌓아가는 부분도 길었던 소설이었다. '라자로의 미궁'이라는 이벤트 참가자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A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 소설은 책의 1/3지점까지 읽어도 무슨 이야기가 될지 감이 잡히지 않았었다. 중반부를 넘어서야 아 혹시 이런건가? 추측이 들게끔하는 장치는 있다. 힌트들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어서 생각하면서 보다보면 뭔가 이럴 것 같은데? 싶은 부분이 분명히 생긴다. 그렇다면 보기좋게 작가의 의도에 걸려드는 셈이다. 예상했던 이야기의 방향은 맞는데 거기서 좀 더 나간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때문에 결말부에서 반전이 계속해서 이어져, 휘몰아친단 느낌을 많이 받았던 책이기도 했다. 분위기가 바뀌며 앞에 촘촘히 깔아뒀던 떡밥 회수들이 시작되기도 해서 거기서부턴 정신없이 볼 수 있었다. 앞부분의 답답함은 모두 뒤쪽을 위해 설계된 책이라 더욱 강렬한 연출이란 생각도 들었다. 묘하게 라이트노벨 같았던 표지의 의미를 비롯해, '라자로의 미궁'이라는 제목 또한 뒤쪽에서 의미가 드러나니 작가의 설계에 감탄하게 된다.


소설은 그냥 미스터리가 아니다. '심리 미스터리'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읽어나갔으나, 소설의 결말까지 보고 난 뒤에 이래서 '심리 미스터리'라는 말을 가져다 붙였구나 싶었다. 혹시 미스터리에 익숙하지 않다면 복잡한 구성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소설적 재미는 있으나 복잡미묘한 부분을 다루는 내용 역시 있다. 미스터리와 심리 둘 다 좋아해서인지 그런 부분들은 좋았으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리는 바람에 본격적으로 소설이 시작되기 전, 정리하는 페이지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것역시 의도한 바라면 할말이 없지만. 어쨌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가는 동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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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를 위한 ChatGPT 활용 대전
쿠니모토 치사토 지음, 챗GPT 연구회 옮김 / 정보문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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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ChatGPT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이젠 AI가 소소한 일상에서도 보이기 시작해 점점 친숙하게 느껴지지만,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늘 어렵다. 먼저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대답을 해주는 프로그램 특성상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ChatGPT의 프롬프트 즉 'IT분야에서 시스템 조작 시 입력이나 처리를 유도하는 문자열'을 잘 짜는 방법이 있을까? 책의 도입부에선 몇 가지의 팁을 알려주고 있다. 지시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ChatGPT의 역할을 지정하며,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영어로 대화할 때 정확도가 높기에 영어로 질문하면 정확한 응답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과 함께다. 이후에 이어지는 내용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ChatGPT가 생성한 결과물의 활용범위는 다양하다. 출력된 결과가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야가 넓어지는 것이다. 소소하게는 기사나 블로그 글의 제목부터 지정한 글자수만큼 요약하기 등이 있고, 크리에이터를 위해 아이디어 제시하기 및 이미지 생성, GIF 생성 등도 가능하다. 책의 제목이 '크리에이터를 위한 ChatGPT 완전 활용 가이드'인만큼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위한 예시가 수록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기사나 블로그, SNS, 디자인 일러스트, 스토리 시나리오, 음악과 동영상 스트리밍, 게임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데 순서대로 보기 시작하니 뒤쪽으로 갈수록 확실히 활용법이 다양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크리에이터로 일하며 사무작업을 하는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과 ChatGPT외에도 다른 AI들을 소개하고 있어 훑어보기 좋았다.


전체적으로 ChatGPT를 한번쯤 사용해본 적이 있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책이다. 책과 똑같은 결과값이 나오지 않을 수는 있지만 어떤 프롬프트를 어떤 상황에 입력해야하는지 참고할 수 있을 정보들이 많이 있어서 시간을 절약하며 일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외엔 추가로 입력하는 프롬프트를 통해 결과값이 변한 부분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어떤 질문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감을 잡기 좋아보였다. 2023년 9월 기준 GPT-3.5 및 GPT-4의 결과를 기반으로 수록되어 있다는 책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ChatGPT를 '선생님'처럼 생각해 의존하지 말 것, AI도구를 활용할 때 나타나는 '환각현상'에 유의할 것 등 AI를 사용하며 유의해야 할 점을 챙긴다면 ChatGPT를 더욱 알차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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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태스크포스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황수빈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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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회사에 있는데 좀비 사태가 벌어졌다. 주인공인 '김대리'와 함께 고립된 동료는 꼰대 상사 '박부장'과 노답 후임 '최'다. 중간에 딱 끼인 김대리는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해진다. 좀비 사태 이전은 중간에 끼여 이리치이고 저리치여도 집에선 자유로웠건만, 좀비 사태가 벌어지자 김대리의 퇴근이 막혀버렸다. 하루종일 박부장과 최 사이를 조율하느라 김대리의 스트레스는 한계치를 찍고, 사무실을 뒤져 모아둔 식량도 떨어져간다. 결국 김대리는 고립된 사무실 탈출을 위해 좀비의 패턴을 분석하고, 회사의 빌런 둘과 함께 마지막 퇴근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한다.


굉장히 특이한 소설이었다. 좀비물이 짠하다? 이게 가능한건가는 둘째치고 김대리가 너무 애잔해서 응원하게 되는 한편, 웃기기도 했다. 그야말로 블랙코미디였으나 한편으로는 회사의 빌런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기도 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때문에 소설 자체는 술술 잘 읽히는 편이었다. 준비없이 빌런들과 사실에 고립된 탓에 제대로된 정보를 얻을 수도 없고, 조력자를 얻을 수도 없는 상황인 김대리는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가며 빌런들을 다독이고 탈출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는 편이다. 반면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는 빌런들은 너무 그럴듯해서 속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이렇듯 소설에서는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싶은 인간군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짠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도 대비되어 나오며 진행해나갔기에 생각보다 더 재밌게 읽어나갔다.


소설을 결말부까지 보고나면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인공인 김대리의 이름을 포함해 등장인물의 이름들은 어디에도 없다. 박부장과 최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직급과 성으로 불리며 소설 속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은 누군가를 대입해보기 딱 좋았다. 소설 속에서 김대리의 취미가 '좀비물에 직장 사람들을 대입해 보기'였던 것처럼 소설 속 인칭대명사 또한 다분히 의도적인 상황으로 느껴졌다. 주인공의 이름부터가 김대리 아닌가. 때문에 좀 더 친숙한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유쾌한 한편 짠하기도, 스릴감이 느껴지기도 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은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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