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을 사고 파는 꿈집과 꿈을 꿔서 파는 산몽가가 있다는 설정 아래 시작하는 소설 '옥토'. 전통적인 냄새가 나는 제목 때문에 고풍스런 고택이 배경일까 상상하면서 봤던 책이기도 했다. 예상은 절반쯤 맞아서 주인공이자 신입 산몽가인 달샘(=옥토)의 주요 배경은 떡집이었고 나머지 산몽가들이 모이는 곳인 평창동 꿈집은 여러 건물이 모인 고택이었다. 그곳에 대대로 꿈을 팔며 크게 사업을 하는 마담과 휘하의 산몽가들, 꿈을 풀이하는 해몽가 고실장, 꿈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모이며 이야기가 흥미롭게 흘러갔다.

주인공인 달샘은 부모님과 동생이 제주에 내려가며 남긴 떡집을 혼자 운영해보려는 캐릭터로 나온다. 하지만 달샘은 자신도 모르는 예언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대대로 꿈집을 운영하는 마담의 조상이 꿈을 팔다 한 남자에게 저주를 받았고, 대대로 이어지는 저주는 꿈집의 주인인 마담이 달샘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게 되며 그제야 저주는 끝나고 달샘이 가업을 잇는다라고 했다. 죽어가며 한 남자의 저주대로 돼지처럼 손이 뭉툭하며 색욕에 미친자, 물고기처럼 입만 뻐끔거릴뿐 말을 못하는 자, 다리가 없어 나무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자가 줄지어 태어나자 나무의 저주를 가진 마담은 예언의 당사자인 달샘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결국 마담은 엄청난 길몽을 꾸는 달샘을 꿈집의 산몽가로 받아들이고 달샘의 태몽을 들은 뒤엔 '옥토'라는 예명을 지어주게 된다.

전체적으로 설정이 재밌는 소설이었다. 꿈을 사고 파는데 인증서가 필요한 것하며 길몽과 흉몽을 구분해서 팔고, 산몽가들은 남들보다 잠을 많이 자야해서 저녁엔 무조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하며 숙면을 방해하는 음주같은 것도 금지된다는 설정이 재밌었다. 무엇보다 제일 신기하면서 부러웠던 점은 꿈을 사고 파는 게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는 점이었다. 길몽을 어디서라도 살 수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 생각해서인지 옥토가 아니더라도 다른 길몽을 사고 효과를 보고싶단 생각도 많이 했다. 물론 직접 꾸게되면 더 좋고.

소설의 내용을 이렇게 말하면 약간 몽글몽글한 감성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일단 그건 절대 아니었다고 말하고싶다. 꿈집 이야기가 저주로 시작될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꿈집에서 꿈을 팔다가 잘못팔면 해를 입기도 하고, 꿈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기에 갈등도 생기고, 복잡한 사정 때문에 일이 꼬이기도 한다. 약간 엉성한 부분이 없진 않았으나 꿈으로 미리 악재를 예방하고자 노력하는 마담의 철학이 마무리까지 잘 보여진 것 같아 그점은 좋았다.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인데다 개성있었던 성격의 산몽가들도 기억에 남았다. 벌써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소설이라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영상으로 만나게 되면 어떤 이야기가 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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