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를 응원해 주세요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 ㅣ 신나는 책읽기 68
온선영 지음, 홍주연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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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장래는 미래, 희망은 바라는 거잖아. 그런데 왜 장래 희망은 꼭 직업이어야 하는 걸까? 직업을 못 정하면 희망도 없나?'

요즘 많은 아이들의 고민과 맞닿아있는 문장이라 생각했다.

학급에서도 이런 아이들이 많이 있다.

부모님이 바라는 직업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고 그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학원 뺑뺑이를 하고... 그 사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는 탐색해볼 시간도 없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모르겠다는 답만 하는 아이들. 알고 싶어하는 마음도 없는 아이들.

​

이 책의 현찬이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나 키도 작고 달리기도 엄청 느리다.

하지만 정말 축구를 하고 싶다.

안될 것 같으면... 해보지도 않고 포기해야 하는가?

​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하는 지금의 많은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잘 못해도, 즐기며 해 보라고!

즐기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어떤 꿈이라도 꿈꾸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고!

​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현찬이의 꿈을 그저 가볍게 생각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불편했다. 그리고 왜 하필 양배추인가... 축구공과 양배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며, 너덜너덜해지는 양배추 이파리가 상처입는 아이의 모습 같기도 하고, 삐뚤빼뚤 너덜너덜한 모습으로도 용기를 내는 모습에 단단한 축구공보다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

뒷표지의 "넘어져도, 굴러도, 중요한건 포기하지 않는 거야!"라는 응원의 말을 많은 어린이들이 보고 힘을 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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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수사를 시작하겠습니다 ㅣ 시작하겠습니다
서아람 지음, 쏘우주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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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수사를 시작하겠습니다》는 학교 급식이라는 친숙한 소재와 ‘수사’라는 흥미로운 설정이 만나 단숨에 몰입하게 만드는 동화이다. 책 표지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식판을 둘러싼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대체 무슨 사건이 벌어진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야기의 배경인 영양초등학교는 ‘레전드 급식’으로 유명한 학교다. 급식을 너무 좋아해 별명이 '두식'이가 있을 정도로 급식은 학교생활의 큰 즐거움중 하나다. 그런데 어느 날 급식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음식이 지나치게 짜게 나오고, 회오리 감자만 몽땅 사라지고, 국자까지 없어지는 등 의문의 사건들이 이어진다. 결국 학급회장 수영이와 형사 아빠를 둔 두식이는 ‘급식 수사대’를 만들어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아이들이 실제로 공감할 수 있는 학교, 특히 학생들에게 중요한 일상인 급식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교 급식은 학생들에게 정말 중요한 일상인데, 그 익숙한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니 이야기의 몰입감이 더욱 커진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범인이 누구일까?” 추리하며 읽게 된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반전에 읽는 재미가 컸다.

또 인상 깊었던 점은 ‘수사’와 ‘법’이라는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작가가 검사 출신 변호사여서인지 수사 절차나 전문 용어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덕분에 어린이들도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 수사의 정의와 과정, 수사하는 사람의 태도까지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추리와 학교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재미있을 작품이다. 쉽고 편안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는 정의와 책임, 친구 관계에 대한 생각거리도 담겨 있다. 무엇보다 급식 수사대를 하며 친구들과 겪는 갈등의 모습, 그것을 해결해가며 서로를 이해해가며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덧) 작가의 말에서 《우리들의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책도 언급되어 궁금해졌다. 함께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우리들의수사를시작하겠습니다

#서아람작가

#다산어린이

#다산어린이교사서평단책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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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와 무지 ㅣ 다산어린이문학
김다노 지음, 인디고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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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어린이 로맨스 동화에 푹 빠졌을 때, 너무 재밌게 읽었던 <최악의 최애>!
6학년 친구들의 사랑에 관한 다양한 모습들이 흥미롭게 그려졌었다. 그 중의 한 편이었던 미지와 무지 이야기가 한 편의 동화가 되어 출간되었다. <최악의 최애>를 애정했던 독자로서 이렇게 후속작(?)이 나와주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많은 독자들의 애정의 결과로 출간하게 되었다니... 사랑합니다 작가님^^)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과 달리 ‘미지’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지를 향한 미지의 마음은 단순한 짝사랑으로 머물지 않는다.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설레고, 망설이고, 상처받고, 또 용기를 내는 과정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미지의 마음을 따라가다보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미지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다. 현실에서는 고학년 아이들의 고백이나 짝사랑은 쉽게 놀림거리가 되곤 한다. 하지만 이 책 속 친구들과 가족들은 다르다. 고백을 망설이는 미지에게 용기를 주고, 거절당한 뒤에도 미지가 수치심이나 위축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정하게 지켜준다. 상대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미지의 마음을 존중해주는 모습이 참 따뜻했다.

<미지와 무지>는 어린 독자들에게 그 시기의 사랑이 단순한 호기심이나 설렘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른인 나도 마음에 새기고 배우고 싶은 태도들이었다.

이 책은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다.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길 용기를, 친구의 마음을 마주하게 된 아이들에게는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태도를 배울 수 있게 해준다.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또 사랑과 배려가 무엇인지 배우고 싶다면 <미지와 무지>를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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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피 ㅣ 파란 이야기 25
허교범 지음, 이로우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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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 《이리의 형제》, 《어린 변호사》 등 어린이 추리 동화의 대가! 허교범 작가님의 신작이다. 교사 서평단에서 작가님의 이름을 보고는 아묻따 신청^^

《파란 피》는 그 동안의 책들과 조금 다른 결이 느껴졌다. 작가님의 첫 단편집이라 신선한가? 싶기도 했지만 각각의 소재도 독특하고 읽으면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이 '역시 허교범 작가님이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흥미롭게 읽어내려가며, 다 읽고 나면 곰곰이 생각에 잠기게 하는, 짧고 강렬하게 읽었으나 묵직한 뒷 느낌이 드는 책이다. 또 매 단편 마지막에 "괜히 덧붙이는 말"도 되게 매력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역시 표제작인 <파란 피>이다. 인간처럼 살아가는 인공지능체 인화와, 그런 인화를 관찰하는 친구 역할을 맡게 된 경준의 이야기는 표현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특히 인화가 자신의 정체를 깨닫게 되는 장면과 마지막 반전은 꽤 충격적이었다. 만약 인간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 인공지능이 존재한다면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1초>의 새해가 되기 직전마다 1초 동안 의식을 잃는다(저축한다?)는 설정이 신선했다. 단순한 판타지처럼 보였지만, 결국 그 1초가 누군가를 살리는 순간이라는 점이 긴 여운이 느껴졌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글 묘사와 사고 장면도 강한 인상을 주었다.

게임 속 복수 이야기를 담은 <파이널 스트라이크>, 일상의 추리를 위트있게 다룬 <추리>, 작은 잘못을 숨기려다 점점 더 큰 죄책감과 공포를 몰고 오는 <죄의 무게>까지.

이제껏 볼 수 없던 소재로 또 새로운 장르의 이야기를 읽은 듯한 신선함과 이야기마다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몰입하게 하는 흡입력.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교범 작가님의 글 세계를 더 애정하게 될 것 같다.^^

#파란피

#허교범작가

#위즈덤하우스

#나는교사다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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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꽃밭 무명이 ㅣ 손잡는 나무
신여랑 지음, 클로이 그림 / 씨드북(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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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화를 배경으로 설정한 <서천꽃밭 무명이>는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슬픔을 담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주 4.3 사건이 함께 떠오른다. 책 제목에도 담겨있는 ‘무명이’라는 이름도 단순히 책 속 인물의 이름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존재들을 떠올리게 한다.

제주 4.3사건은 오랫동안 제대로 말해지지 못했던 역사다. 이유도 모른 채 가족을 잃고, 마을이 사라지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제대로 소리내지 못한채 긴 세월을 그저 견뎌내야 했다. 이름조차 부르지 못한 긴 세월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기억되지 못한채, 기록되지 못한 채, ‘무명’으로 남겨졌다.

<서천꽃밭 무명이>는 직접적으로 제주 4.3사건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인공의 아픈 사연을 직접적으로 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서 더 여운이 길게 남는지도 모르겠다.

잃어버린 자기 이름을 찾아 제 몫의 동자꽃을 피우고 싶어하는 무명이를 보며 자기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알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 마음을 이해해보고, 기억하고, 우리의 세상이 더 평화롭게 되기를 바라며 살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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