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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의 저녁 식사 ㅣ 도토리나무 그림책 3
쓰카모토 야스시 지음, 아민 옮김 / 도토리나무 / 2017년 8월
평점 :
투명인간이라니.. 예전 만화영화에서 보던 도깨비들의 투명망토도 아니고 진짜 투명인간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나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고 내 눈에만
보이는 투명 인간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신나고 무언가 특별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봤는데 평소 장난이 심한 친구를 몰래 때려주겠다, 엄마 눈치보지 않고 텔레비전을 실컷 보겠다 등등
엉뚱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늘어 놓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내 앞에 나타난 투명인간. 내 눈에만 보이는 이 특별한 투명인간은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남을 몰래 도와주는 것도 아닌 나의 저녁 밥상을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맛있는 돈가스를 야금야금 집어먹는 투명인간을 보는 친구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네요. 아이들이 그린듯 투박하고 동글동글한
일러스트이지만 아이의 표정이 잘 표현되어 있어 투명인간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는 아이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있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투명인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들을 수 있는 존재였는데 이 책의 투명인간은 겉모습만 투명한 투명인간이었어요. 저녁반찬이
입속에서 위로, 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는 신기한 투명인간입니다. 내가 먹은 음식물이 소화되어 똥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다면
무척 신기할 것 같아요. 심장이나 혈액이 흐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면 더 신기할 것 같은데 그러면 투명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걸까요?
어느새 저녁이 다 소화되어 똥으로 변해버린 투명인간. 먹고 소화시키고 배설하는 과정이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과정인지 알 수 있었어요. 편식으로
인해 화장실 가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도 투명인간의 뱃 속을 들여다보면 잘먹고 잘 싸는 어린이가 될 것 같아요.
내 눈에만 보여 엄마, 아빠를 놀라게 했던 투명인간이었지만 투명인간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이자 엄마, 아빠도 투명인간의 존재를 믿고 좋아하기 시작합니다.
음식을 먹는대로 뱃 속에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안믿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꿀떡꿀떡 넘어가는 음식을 보기 위해 좀 더 많은
음식을 챙겨주고 싶을 것 같아요.
삼시세끼 늘 하는 식사이지만 그 식사를 통해 우리 몸 속에서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영양분으로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를 똥으로 배설하는 과정까지 상상하며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멋지고 이쁜 똥을 잘 싸기 위해 야채도 충분히 잘 챙겨먹는 투명인간과 친구의 모습을 보니 우습기도 하고 음식을 골고루
잘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 속이 보이는 특별한 투명 인간과의 식사시간이 기대되고 재미있어지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