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 + 그리고 먹고살려고요 +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 - 전3권 작가특보
곽재식.도대체.백두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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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박찬욱 감독을 만난 술자리에서 ‘공동 각본’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친절한 금자씨>를 만들 때부터 정서경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컴퓨터 하드는 공유하면서 각자 가진 키보드로 정서경이 초고를 쓰면 박찬욱이 수정하고 박찬욱이 쓴 초고를 정서경이 고치는 식으로 완성해 나간다”고 하더군요. 예컨대 정서경 작가가 “너나 잘해”라고 써놓은 걸 박찬욱 감독이 “너나 잘하세요”로 바꾸면서 명대사가 탄생한 거지요. ‘공동 각본’이라는 것은 말이 쉽지 실행하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지만,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서로에게 즉각적인 영감을 주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느꼈습니다.


서로에게 자극이 될 공동 작업을 출판사가 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떠올린 건 이승엽 선수가 개인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2015년 무렵의 일입니다. 자주 해외의 서점을 구경하러 돌아다니던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의 편집자는 이런저런 서점에서 맞닥뜨린 광경에서 영감을 얻어, 신간을 전면 띠지로 가리고 저자와 제목을 알 수 없도록 만들어 판매한 ‘개봉열독’(2017년 4월) 시리즈와, 한 작가의 소설 산문 편지를 동시 기획함으로써 다채로움을 조명해 보자는 콘셉트의 ‘웬일이니! 피츠제럴드’(2018년 6월) 시리즈를 만들 수 있었지요.


아아 그리하여 올해로 세 번째인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의 합동 프로젝트!’는 일찌감치 ‘글쓰기에 관한 책’으로 확정할 수 있었어요. 왜냐면 출판사라는 곳에는 늘 예비 저자들의 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쓴 글을 책으로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몇 번인가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을 메일이나 칼럼의 형식으로 쓰긴 하지만, 딱 부러지게 한마디로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거기에는 너무도 많은, 여러 형태의 노하우가 있을 테니까 말이죠. 세계 문학사를 찬연히 수놓은 유명한 작가들도, 이렇다 할 족적 없이 골방에서 쓸쓸히 죽어간 무명의 작가들도 모두들 자신의 글쓰기 방법이랄까 노하우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주목한 것은, 세간에 알려진 이른바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스템 밖에서 암중모색을 거듭하며 분투하다가 마침내 책을 내고 작가라 불리게 된 이들이었습니다. 어딘가에 당선되거나 유명한 상을 받거나 평론가의 상찬에 힘입어 데뷔한 경우가 아니라 ‘대관절 저 사람은 언제, 어떻게 작가가 되었지?’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케이스 말이죠. 언뜻 오해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은데 공식적인 추인을 받고 작가로 활동하는 분들이 뭐가 어떻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온 작가들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더 구체적인 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저는 야구 학원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세상에 하다하다 야구를 돈 주고 배우는 사람도 있구나’ 같은 말을 들을까 봐 어디 가서 자랑은 하지 않지만, 사회인 야구 시합에 투수로 등판했다가 엄청 두들겨 맞은 다음 날 인터넷을 검색하여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맨투맨으로 지도해 준다는 야구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일산에 위치한 작은 건물의 지하실이었습니다. 이런 델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는데 웬걸, 상당히 많은 사회인 야구팀 소속 선수들이 퇴근하자마자 달려와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들 틈에 끼어서 저도 매일 어깨가 부서져라 공을 던졌습니다. 아니, 그러다가는 몸이 상한다는 코치의 친절한 충고에 따라 허리와 손목 쓰는 법을 익혀 나갔지요.


분명히 큰 틀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조언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볼을 컨트롤하는 마음가짐이라거나 경기 운영의 노하우 같은 것들은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전에 비하면 시야가 한결 넓어졌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저를 직접 지도한 프로 선수는 어째서 제가 타자 옆에 있으면 자꾸 볼을 놓치는지, 야구공이 똑바로 날아오면 왜 두려움을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이 왜 비행기를 못 타는지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게 제아무리 설명해 봐야 실감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에 비해 나보다 한참 먼저 이곳에 온 ‘고참’ 선수들은 저의 고충을 이해해 주었습니다. 그들도 저와 똑같은 과정을 겪으며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즉 쟁쟁한 경력의 프로 선수보다, 반보쯤 앞서간 고참 선수의 조언이 세부적인 면에서 저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찌됐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전국구적 후련함이 내포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으로, ‘어떻게 하면 눈에 띌 수 있을까’ 하는 시장조사적 머뭇거림이 담긴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곽재식(북스피어), 도대체(은행나무), 백두리(마음산책) 작가는 따지자면 후자의 경우지요. 이들이 당신의 특보(특별 보좌관)가 되어 데뷔, 독서, 슬럼프, 창작에 관하여 세 출판사의 편집자가 던진 ‘똑같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글쓰기 밑천을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소상하게 들려줄 겁니다. 이론 따위는 빼고, 심플하게!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내가 쓴 글을 책으로 낼 수 있나요”라는 당신의 궁금증이 조금쯤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아울러 ‘마음산책+북스피어+은행나무의 합동 프로젝트 제3탄 작가특보 시리즈’ 세 권을 전부 구매한 독자에게는 세 출판사 편집자가 함께 나누어 읽고 선별한 69권의 긴급 출동 서비스 메뉴얼 『어느 날 글쓰기를 물어보고 싶을 때』(비매품 특별부록)를 증정합니다.


부록에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만 쓴다는 완벽주의형, 남들이 안 쓰면 내가 쓴다는 독고다이형, 글쓰기 전문가들의 온갖 자질구레한 준비 과정을 시시콜콜 밝힌 국정조사형, 애쓰지 않아도 가만히 기다리면 쓸 수 있다는 안빈낙도형, 일단 많이 쓰는 것이 장땡이라는 다다익선형, 아무런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쓴다는 시나브로형, 어떻게 쓸까가 아니라 어쨌든 쓴다는 자세를 유지한다는 막무가내형, 좋은 글을 주야장천 베낀다는 문장복사형 작가들의 글+책 쓰기 밑천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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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말
김정란 지음 / 북스피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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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광흥창역에 있던 범우사는 오래된 학교를 개조해서 출판사 건물로 사용했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낡은 구조물이다. 외벽을 장식한 등나무 때문에 밤에는 늘 벌레가 들끓었다. 그 건물 옥탑에서 나는 『아발론 연대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처음을 얘기하려면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발론 연대기』는 당초 아웃사이더 출판사에서 『아더 왕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아웃사이더는 홍세화 선생, 노혜경 시인, 박노자 교수, 진중권 선생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여 사회과학 성향의 잡지를 펴냈지만 사정이 좋지 않았는데 말미에 타개책으로 선택한 단행본이 『아더 왕 이야기』였다. 편집위원이던 김정란 시인이 기획과 번역을 맡았고 나는 편집을 담당했다. 

이 책은 아더 왕의 탄생부터 마지막 전투에서 그가 죽기까지, 아더 왕국에서 벌어졌던 원탁의 기사들의 모험을 연대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판타지 소설'이다. 비슷한 시기에 각광을 받던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처럼 켈트신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책이 출간되었을 때 독자와 언론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출판사의 누적 적자는 임계점에 다다라 있었고 『아더 왕 이야기』만으로 키의 방향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대표의 일신상 문제까지 겹치며 출판사는 잠정 폐업했다. 이에 따라 총 8권으로 예정된 『아더 왕 이야기』도 4권에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깝다, 어떻게든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편집자와 번역자는 뜻있는 투자자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책을 펴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스피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북스피어 출판사의 첫 책은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이 『아발론 연대기』였다. 넉넉하지 않은 자본으로 시작한 출간 작업은 예상보다 지난했다. 

워드프로세서와 친하지 않았던 김정란 선생은 3320페이지, 그러니까 200자 원고지로 10,000매가 훌쩍 넘는 분량을 전부, 일일이, 하나하나, 이면지에 손으로 썼다. 『아발론 연대기』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연필로 번역한 이면지가 점점 쌓여 마침내 천장까지 가닿는 바람에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걸 타이핑하는 데만 꼬박 석 달이 필요했다. 여덟 권을 한꺼번에 펴내려니 편집은 물론 제작도 만만치 않았다. 해도 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작업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2005년 12월 19일. 그해 봄부터 여름, 가을을 거쳐 눈이 내리던 겨울까지 꼬박 일 년 가까이 이 책 하나만 붙잡고 있었던 셈이다. 떠올리니 아득하다.

그리고 올해 여름, 13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김정란 선생과 만난 점심식사 자리에서 그동안 모은 에세이 원고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상지대에서의 교수 생활을 마감하며 책으로 냈으면 싶은데 어떨까 하는 얘기를 듣자마자 북스피어에서 내자고 말씀드렸다. 제 손으로 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라고. 필력이야 아웃사이더 출판사 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었으니까. 

하여 <여자의 말>이라는 이름의 에세이를 펴냅니다. 가, 갑자기 왜 시인의 에세이를? 하고 의아해하시는 형제자매님들은 서점에서 한 챕터만 읽어봐 주시길.

마포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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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눈의 고양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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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여사의 신작 <금빛 눈의 고양이>를 편집하다가 등장인물의 이름이 많고 흡사하여 어려움을 겪은 바, 여러 형제자매님들의 명랑 독서생활을 위하여 세계 최초로 뒷표지 날개 안쪽 페이지에 등장인물 소개 코너를 예쁘게 인쇄하였으니 <금빛 눈의 고양이>를 읽으실 형제자매님들은 꼭 써먹어봐 주시길...


마포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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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조종하는 고양이
사이조 나카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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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좋아하시는지?
나는 별로 안 좋아한다.
‘고양이보다는 아무래도 개가 낫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책을 만들며 생각이 바뀌었다.
고양이의 매력을 약간, 깨달았다.

책을 펼치면 다짜고짜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인간의 마음을 조종해서
고양이를 위해 일하게 만드는 것이 괴뢰사의 일이다.
나는 오늘부터 이곳 고양이 마을의
괴뢰사가 되었다.”

괴뢰사? 그런 말이 있나 싶어서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정의돼 있다.
<괴뢰사 傀儡師 :
민속 꼭두각시놀음에서, 꼭두각시를 놀리는 사람>
이에 따르면 ‘괴뢰=꼭두각시’이다.

『마음을 조종하는 고양이』는
고양이 마을의 괴뢰사로 임명된 수고양이 미스지가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여
고양이를 위해 움직이게 만듦으로써
널리 고양이를 이롭게 하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미스지의 괴뢰는 안 팔리는 작가 아지로인데,
인간들에게는 얼간이 백수 취급을 받지만
고양이에게는 훌륭한 꼭두각시 노릇을 한다.
이때, 아지로는 자신이 고양이의 조종을 받고 있음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는 영민한 고양이와,
고양이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인간 콤비는
고양이에 얽힌 사건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본의 아니게 인간의 고민까지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당대 굴지의 실력파가 고양이 사랑도 듬뿍 넣어 그린
‘본격 집사+고양이 미스터리’!!!
아아 고양이를 사랑하는 형제자매님들이라면
한 번쯤 거들떠봐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
이래서 다들 고양이를 기르는구나
하고 제까닥 깨달아버리고 만,

마포 김 사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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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만들까 과자점
사이조 나카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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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굉.장.한. 과.자.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오가 넘어야 가게 문이 겨우 열리는데 
그 앞에는 늘 많은 인파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거다.
시종 소리와 함께 오픈되면 손님들 사이에서는 
어김없이 이런 물음이 나온다. 
“오늘은 어떤 과자야?”


그렇다. ‘난보시야’라는 이름의 이 과자점은
정해진 과자를 파는 것이 아니라
그날 주방장의 기분에 따라 만든 과자를 
매일 바꿔가며 진열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과자가
계속 바뀌니까 연일 손님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그는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고
전국을 떠돌며 각 지방의 장인들에게 
과자 만드는 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72권이나 되는 비법서를 갈무리했다. 
무려 12년 동안에 걸쳐서 말이다.


더구나 난보시야 주인장의 훌륭한 점은
여러 지방에서 배운 과자를 그대로 따라 만들지 않고
쪽방에 세 들어 사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한 재료를 선택하고 
그에 맞도록 제조법을 궁리하여 
가격을 낮췄다는 데 있다.


(1) 훌륭한 맛과 
(2) 지방의 명물과자라는 희귀함에 더불어
(3) 누구나 사먹을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 매력인 것이다. 
난보시야의 과자가 고고하게 맛을 내는 것은 
실로 주인장의 외곬에 가까운 집념 때문이라 하겠다.


즐거운 봄날의 화과자와 벚꽃양갱을 비롯하여
달달한 콩가루 냄새 물씬 풍기는 
이 과자점에 얽힌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출간한 이유는, 
딱 하나! 
그게 무엇인고 하니, 
제가 과자라면 사족을 못 쓰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단것+따뜻한 인정'이 아닐지.
여러 형제자매님들에게도 
그걸 맛보게 해주고 싶어서 
올해 북스피어의 첫 책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모쪼록 즐겨주시길.


마포 김 사장 드림.


덧)
조만간 
'이 과자가 대단하다' 
배틀 이벤트를 해볼까 생각중인데,
다들 최애 과자 하나쯤은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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