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AI를 직원으로 뒀다 -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일하는 방식의 AI혁명
장동익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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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새벽같이 문을 열어 재고를 확인하고, 온종일 고객을 응대하며, 밤늦게는 정산서와 씨름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에게 AI 혁명이나 자율 경영 같은 담론은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리기 쉽다. 하루하루 현장을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벅찬 이들에게 인공지능은 기술적 격차와 소외감만 더하는 또 하나의 숙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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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7년이라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한다. 한 명이 열 명의 몫을 해내는 자율 경영의 세계. 솔깃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술적 격차 앞에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중소기업 경영자와 소상공인들에게는 현실적인 돌파구를 제시한다.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내 사업의 맥락을 AI에게 가르치는 지식 체계라는 '온톨로지'의 구축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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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하게 하려면 상품 구조, 고객 특성, 업무 프로세스 같은 사업 전반의 지식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두고 '자신의 사업을 언어로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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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달은 구글 드라이브 파일 통합, 둘째 달은 NotebookLM 기반의 온톨로지 구축, 셋째 달은 에이전트 실전 가동으로 이어지는 90일 로드맵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Gemini Gems를 아우르는 연동법이나, SWOT-3C-STP 같은 전통 경영 프레임워크를 AI에 이식해 AI 헌법을 세우는 방식은 현장 지향적인 가이드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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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현장의 음성(STT)과 이미지(ITT)를 통해 CEO의 직관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인사-재무-물류 등 각 부문별 에이전트를 자율적으로 구동하는 과정은 기업 브레인의 완성 단계를 명확히 시각화해 보여준다. 여기에 즉각적인 실무 투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192개의 소스데이터와 404개의 실전 프롬프트 사례집은, 디지털 전환을 주저하는 리더들이 현장에서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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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식의 구조화라는 이성적 논리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질문이 남는다. 책은 STT(음성-텍스트 변환)와 ITT(이미지-텍스트 변환) 혁명을 통해 말하고 찍는 행위만으로 현장의 직관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고 독려하지만, 과연 현장에서 수십 년간 쌓인 말과 사진으로 표현되지 않는 숙련된 감각이나 고객과의 미묘한 정서적 유대까지 온전히 온톨로지라는 규격화된 틀에 담아낼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언어로 정형화해야만 AI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제는 도리어 언어화되지 못한 현장의 귀중한 암묵지를 사장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강점은 날렵한 현장성과 유연함에 있는데, 90일이라는 프레임에 맞춰 디지털 브레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지닌 현실적 피로감과 괴리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으로만 접근한 느낌이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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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의 차가움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균형감은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업의 방향을 정하고 관계에 온기를 더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에필로그에서 언급된 '디지털 페치카(러시아식 벽난로)리더십'이라는 표현처럼, 자율 경영과 자동화의 끝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국 '사람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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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이하는 경영자들에게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뇌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이 제시한 방법론과 경영 이론에 기반하여 사업을 재구조화하되, 텍스트의 행간에 숨겨진 인간적 직관과 온기를 어떻게 유지할지는 각자가 현장에서 채워 나가야 할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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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 현명한 투자법
박정호 지음 / 스마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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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박정호 교수의 경제 방송을 챙겨 듣고 있는 팬으로서, 그의 신간 소식은 반가웠다. 방송에서 복잡한 경제 이슈를 명쾌함과 객관적 시선으로 풀어내던 그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넘어지는 '유튜브 정보 시장'의 이면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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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 현명한 투자법>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넘쳐나는 재테크 영상과 화려한 썸네일 속에서 어떻게 진실을 솎아낼 것인가를 다룬 일종의 투자자를 위한 정보 해독서다. 방송에서 접하던 그의 진중하면서도 예리한 분석력이 책 속에 녹아 있어 몰입감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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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실패의 원인을 개인의 무지나 능력 부족으로 돌리지 않아 불편함이 없었다. 저자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작동하는 알고리즘의 특성과 인간의 심리적 편향이 맞물려 필연적으로 오류의 구조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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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플루언서(Finfluencer)는 금융(Finance)과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합친 말로, 유튜브나 SNS에서 주식, 부동산, 코인, 자산관리 등 금융·재테크 정보를 제공하는 인플루언서들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유튜브에서 흔히 찾아보는 재테크 유튜버, 주식 전문 크리에이터들을 일컫는 말이다. 자극적일수록 확산되는 소셜미디어의 속성상 실력이 떨어지는 역량 미달 핀플루언서가 오히려 더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우리는 정보가 부족해서 잃는 것이 아니라, 넘쳐나는 왜곡된 정보를 진실이라 믿기 때문에 실패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



책에서 제시하는 22가지 경제 독법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우리는 흔히 숫자가 제시되거나 눈에 보이는 그래프가 있으면 그것을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저자는 Y축 조작이나 체리 피킹(보고 싶은 데이터만 골라내기)을 통해 그래프가 얼마나 쉽게 사기 도구로 전락하는지 보여준다. 가격 수익률과 총수익률의 차이를 이용해 수익률을 부풀리는 수법을 보며, 그동안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수많은 유튜브 화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시각 자료 앞에서도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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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오르면 특정 주식이 오른다는 식의 관찰을 투자 전략의 근거로 삼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도 책에서 알려준다. 동시에 일어난 두 사건(상관관계)을 원인과 결과(인과관계)로 착각할 때 자산은 순식간에 녹아내리기 마련이다. 과거 월가의 엘리트들조차 이 착각으로 세계 경제를 무너뜨렸다는 사례는 우리가 시장을 대할 때 왜 늘 겸손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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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행하는 물타기가 왜 수학적으로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지를 다룬 대목에서는 나의 주식투자 태도도 돌아보게 되었다. 주가가 언젠가는 평균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평균 자체가 고정되어 있다는 전제하에만 성립한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의 물타기는 평균 회귀가 아니라 몰락의 가속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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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려운 금융공학이나 통계학 공식 없이도 작은 질문 하나가 어떻게 거대한 알고리즘의 함정을 무력화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정보가 정말 맞는 것인가라는 단 한 번의 합리적 의심이 결국 내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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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교수의 팬으로서 그리고 시장에서 매번 흔들리는 한 명의 투자자로서 이 책을 무척 의미있게 읽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매번 썸네일에 휘둘리던 이들이라면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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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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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 내면의 가장 어두운 심연과 모순을 해부한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대문호이자 사상가이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비극이자 기적이었는데, 청년 시절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집행 직전 극적으로 감형되어 시베리아 형무소에서 4년간 족쇄를 찬 채 강제 노동을 겪었다. 이후 병사로 계급 없는 군 복무를 몇 년 더 한 뒤에서야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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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적으로도 평생을 지독한 간질 발작과 도박 중독에 시달렸으며, 첫 아내와 형의 죽음, 그리고 어린 자식들을 연이어 가슴에 묻는 참혹한 가족사를 버텨내야 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고통과 죽음의 문턱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로 <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같은 불멸의 걸작들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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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도스토옙스키의 복잡하고 치열한 성향을 오늘날의 MBTI로 비유한다면 무엇일까 궁금하다. 아마도 그는 전형적인 INFJ(옹호자형)나 INFP(중재자형)의 극단에 서 있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끊임없이 고독 속으로 걸어 들어가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의미를 추구하고, 눈앞의 현실 너머의 도덕적, 철학적 심연을 탐구하며, 고통과 모순 속에서도 끝내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구원을 갈망했기 때문이다. 다만 평생을 흔들리는 내면과 싸우며 철저하게 사색했던 그의 성향은, 정돈된 계획가보다는 매 순간 삶의 모순과 본능에 부딪히며 방황했던 열정적인 탐색가의 어두운 이면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도스토옙스키는 부조리한 현실을 내 입맛대로 포장하거나 회피하려는 헛된 시도를 멈추고, 그 참혹함을 있는 그대로 껴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구원이 시작된다고 보았다. 즉, 쓰디쓴 현실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현실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말이다. (p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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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왜 우리가 삶의 궤도에서 이탈해 격렬하게 흔들릴 때마다 하필 도스토옙스키를 찾아야 하는지 그 해답이 보인다. 세상은 우리에게 잘 될 거라는 긍정과 위로를 건네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어설픈 희망을 버리고 쓰디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삼키라고 한다. 사형대 위에서 남은 5분의 시간을 영원처럼 쓰고자 했던 그처럼, 진짜 삶은 고통을 외면할 때가 아니라 그 밑바닥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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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해 내 안의 모순과 추악함까지도 기꺼이 끌어안으라는 것, 그리고 시베리아의 혹한 같은 시련이 닥쳐오더라도 남을 탓하며 주도권을 넘겨주지 말고 내 영혼을 지켜내라는 외침이다. 정답 없는 세상에서 기꺼이 이단아가 되어 무거운 삶의 십자가를 짊어지라는 조언은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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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에 비해, 이 책은 당장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조언들을 담고 있다. 지친 하루 끝에 읽기에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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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질문에 답하는 짧은 철학책 - 인간관계부터 커리어까지, 생각이 많은 나를 위한 철학 수업
크리스토프 크바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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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출퇴근길, 기계적으로 확인하는 SNS,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막연한 의문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무수한 질문과 마주한다. AI의 발전으로 삶은 비약적으로 편리해졌지만, 우리가 마주하는 삶의 질문들은 더욱 심오해졌고, 깊이 사색할 정신적 여유는 턱없이 부족해졌다. 크리스토프 크바르히의 철학책은 짧고 간결해 철학의 무거움이 한결 덜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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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철학적 논의를 일상적인 질문으로 건드리고, 글의 첫머리에 예 혹은 아니오라는 명쾌한 답을 먼저 내리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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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아 머릿속이 엉킨 나에게 이러한 방식은 명쾌하다. 저자는 직관적인 답변 뒤에 소크라테스, 니체, 한나 아렌트 등 32인 철학자들의 핵심 이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지만 철학적 사유는 꽤나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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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철학사의 연대기적 흐름을 벗어나 현대인이 중심을 잡기 위해 꼭 필요한 8가지 주제(인간관계, 커리어, 사랑, 정치, 생태 등)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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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보다 유행을 따라야 성공하지 않을까? 아니오. (p27) 이 짧은 문답 안에 현대인들이 겪은 가장 큰 심리적 갈등과, 이를 치료해 줄 강력한 철학적 처방전이 들어있다. 하이데거는 타인의 시선이나 세상의 평판에 휩쓸려 무비판적으로 살아가는 상태를 '비본래적인 삶'이라고 보았고, 거기서 벗어나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본래적 삶'이라고 했다. 세상이 정해놓은 유행이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며 사는 삶은 결국 나를 잃어버린 가짜 삶일 뿐이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삶의 진정한 중심이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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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을 내 삶에 대입해보자면, 남들이 다 찬다는 명품 시계, 유행처럼 들고 다니는 명품 가방을 보며 나도 저걸 가져야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걸까 불안해했던 기억이 스친다. 하이데거 기준대로라면, 나는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느라 진짜 내 취향을 잃어버린채 가짜 삶을 살고 있었던 셈이다.



일을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일이 사랑의 표현이냐가 잘 사는 삶의 기준입니다.(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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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을 꼭 사랑해야 할까?라는 직장인들의 고질적인 질문에 저자는 세네카의 입을 빌려 '아니오'라고 답한다. 당위적인 의무감으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내 본성에 맞는 일을 통해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고 몰입하는 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삶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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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며느리의 도리'라는 의무감에 짓눌려 억지로 시부모님을 위한 요리를 거창하게 차려내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것은 내 본성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이 강요한 피로한 노동이었을 뿐이다. 반면, 정말 소중한 이들을 위해 대가 없이 기쁜 마음으로 따뜻한 밥상을 차려냈을 때는 전혀 다른 충만함을 느꼈다. 세네카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일의 종류나 양이 아니라, 그 일이 온전히 나의 진심을 표현하는 통로가 되고 있느냐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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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피로감을 느낄 때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이유 없이 사람을 미워해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에 쇼펜하우어의 감정 철학과 에디트 슈타인의 의식 경험을 가져와, 인공지능은 결코 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공감과 느껴짐의 영역을 설명한다. 부모 자식 간의 돌봄 문제에서는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를, 기후위기 시대의 행동 양식에서는 한스 요나스의 생태학적 정언명령을 통해 일상과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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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넘쳐나 도리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 쉬운 요즘이다.이러한 때에 이 책은 사고를 유연하게 풀어주고, 독창성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수많은 가치관의 대립 속에서 나만의 중심을 세우고 싶다면 읽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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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긋다, 마음을 잇다
이향숙·강숙아·김상철·이미자·이은정·임해숙·조시원·조숙희·지선령·황경애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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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이 책은 열 명의 작가가 평범하지만 치열한 자신의 삶 속에서 붙잡고 느꼈던 한 줄의 문장을 기록한 에세이 공저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의 솔직하고 순박한 모습들이 담겨 있어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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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 나폴레온 힐, 기시미 이치로, 쇼펜하우어, 스티븐 코비 등 시대를 아우르는 거장들의 문장이 나온다. 작가들의 힘겨운 일상에 이 문장들은 어떻게 스며들었고, 어떤 행동으로 유도했는지 그 과정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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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자로 참여한 열 명의 작가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며 새벽을 견딘 박사, 25년간 갈등을 겪으며 음악학원을 운영한 원장, 40년간 숫자로 타인의 인생을 계산한 세무 전문가, 뇌종양 진단과 갑상선암 수술 후 삶을 돌아본 학자와 명상지도자, 사업 실패를 겪은 사업가, 요양보호 현장의 작가, 그리고 제주의 가장 등 우리 곁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이웃들이다. 이들이 새벽녘 노트북 앞에서 혹은 무너진 일상 속에서 매달린 날것 그대로의 감정과 고백이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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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고백을 읽으며 나 역시 개인적인 기억을 꺼내본다. 마음이 서늘할 때면 책을 펼쳐 들고 사프를 꺼내어 자를 대고 줄을 친다. 검은 활자 위로 눌러 그은 곧은 선들은 흔들리는 일상을 붙잡아보려던 나만의 다짐이자, 길을 잃지 않고 싶은 마음의 방향표였다. 밑줄 친 문장 옆 여백에 나만의 내밀한 감정들을 적어 내려가던 행위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그 행위만으로도 다시 걸어갈 힘을 얻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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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다."

"다른 사람의 행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힘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자기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진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이해한 만큼만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 멜 로빈스, <LET THEM 렛뎀 이론>


3장에서 가장 마음에 위안을 받았던 문장들이고 이론이다. 내가 결코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영역(그들의 생각, 감정, 행동)을 인정하고, 오직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나의 반응과 내면의 평온에만 집중하겠다는 주체적인 결단이다. 나 역시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로서 도리를 다하며 늘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당신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에 깊은 실망과 상처를 안았던 경험이 있다.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헛된 노력을 멈추고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순간, 시어머니라는 무거운 존재로부터 내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진정한 위안을 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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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이다. 시어머님의 이기적인 행동과 그로 인해 상처받았던 상황 자체는 이미 벌어진 일이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행동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는 온전히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나의 영역이다.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렛 뎀(Let them)의 태도로 반응의 키를 내가 쥐고 단단하게 나를 지키고 내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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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관계를 덜어내고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안도감부터, 역경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두려움을 넘어서며, 결국 실패 속에서도 삶을 기록해 내 삶의 주어로 다시 서는 과정을 다룬다. 편하게 한 페이지씩 펼쳐보며 숨을 고를 수 있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열 명의 작가가 다채롭고 성실한 회복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어서, 따뜻한 위안과 공감이 많이 된다. 가볍게 읽어보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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