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사 맞수 열전 1 - 세계 역사 속 서로 닮은 듯 서로 다른 위인들의 한판 대결 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사 맞수 열전 1
송치중 외 지음, 김상민 그림, 역사교과서연구소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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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서 좋다. 인간의 선택과 성격, 시대적 배경을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어 인물들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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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사 맞수 열전 1 - 세계 역사 속 서로 닮은 듯 서로 다른 위인들의 한판 대결 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사 맞수 열전 1
송치중 외 지음, 김상민 그림, 역사교과서연구소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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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역사 속에는 같은 시대를 살았으면서도, 혹은 수백 년을 사이에 두고도 서로 닮은 듯 서로 다른 위인들이 많다. <세계사 맞수 열전 1권>은 같은 시대를 살았거나 비슷한 목표를 가졌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움직였던 인물들을 '맞수'라는 이름으로 비교한다. 누가 더 뛰어난가를 비교 판단하는 내용이 아니다. 같은 상황 속에서도 왜 다른 선택이 나왔는지를 설명한다. 역사책의 느낌보다는 인간의 선택과 권력,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 꽤나 흥미롭게 읽었다.

1부에서는 세계를 움직인 정복자와 권력자들을 다룬다. 한니발과 스키피오, 진시황제와 한 무제,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칭기즈 칸처럼 제국을 세우거나 세계 질서를 뒤흔든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긴장감이 크다. 알렉산드로스가 짧은 생애 동안 거대한 제국을 세워 가는 과정은 한 편의 서사로 느껴진다.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칭기즈 칸의 비교는 꽤나 인상 깊었다. 둘 다 엄청난 정복 군주였지만 제국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알렉산드로스는 빠른 정복과 개인의 카리스마가 강하게 드러나는 인물이고, 칭기즈 칸은 조직과 통합의 힘을 보여 준다. 같은 정복자이지만 시대와 문화가 달라지면 통치 방식도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역사는 결국 ‘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느껴졌다.

2부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던 인물들이 중심이다. 현장과 마르코 폴로,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처럼 문화와 사상, 예술의 영역에서 시대를 바꾼 인물들이 나온다. 현장과 마르코 폴로는 두 사람 모두 직접 대륙을 횡단하며 자신이 본 세계를 기록으로 남긴 대표적인 여행가이다. 둘은 서로 시대도 다르고 살아간 문화권도 달랐지만, 낯선 세계를 향해 긴 여정을 떠났다는 점에서는 닮았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도 않습니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곧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니까요. 현장과 마르코 폴로는 자신들의 특별한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기에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p127)

하지만 여행의 목적은 달랐다. 현장은 당나라 시대의 승려로, 불교 경전을 얻고 불교를 깊이 배우기 위해 인도까지 향했고 수행과 학문의 성격이 강했다. 실제로 귀국 후에는 가져온 경전을 번역하며 동아시아 불교 발전에 큰 영향을 남겼다. 반면 마르코 폴로는 베네치아 상인 가문 출신으로, 교역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컸으며 동방에 대한 경험으로 이어졌다. 훗날 '동방견문록'으로 유럽 사회에 아시아에 대한 상상력과 관심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같은 여행이라도 무엇을 위해 떠났는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현장의 여행에서는 진리를 향한 집념이 느껴졌고, 마르코 폴로에게서는 낯선 세계를 향한 인간의 호기심과 탐험 정신이 돋보였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자신이 본 세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 인물로 맞수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또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두 거장이지만 성향은 상당히 다르다. 다 빈치는 호기심과 탐구의 영역을 끝없이 확장했고, 미켈란젤로는 압도적인 집중력과 완성도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밀어붙였다. 같은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라도 재능을 사용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 사람의 성공 방식만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처드 1세와 살라흐 앗 딘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혔다. 십자군 전쟁이라는 거대한 충돌 속에서 서로 적이었지만, 동시에 상대를 인정했던 지도자들의 모습이 단순한 선악 구도로 보이지 않았다. 역사 속 인물들을 한쪽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 같다.

3부에서는 비슷한 목적을 가졌지만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인물들을 비교한다. 종교 개혁가 루터와 칼뱅, 절대왕정 시대의 루이 14세와 엘리자베스 1세 같은 인물들이 대표적이다.

루이 14세와 엘리자베스 1세는 절대 왕정 시기 유럽의 두 군주로 비교된다. 둘 다 국가의 전성기를 이끈 강력한 군주지만, 통치 방식과 국가 운영 방향은 다르다. 루이 14세는 프랑스 절대왕정의 대표 군주로 등장한다. 왕권 강화, 베르사유 궁전 중심의 귀족 통제, 화려한 궁정 문화 등이 핵심 내용이다. 프랑스를 유럽의 중심 국가로 성장시켰지만, 잦은 전쟁과 막대한 재정 지출 문제가 있었다. 절대왕정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 주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종교 갈등과 국내 혼란 속에서 영국을 안정시키고, 해군력과 무역을 성장시켜 영국 발전의 기반을 만든 군주이다. 스페인 무적함대 격파 등 영국의 위상을 높인 인물로 루이 14세처럼 왕권 자체를 과시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정치 감각과 외교 감각이 돋보인다. 루이 14세는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으로 국가를 움직였다면, 엘리자베스 1세는 조율과 균형 감각으로 나라를 안정시켰다. 같은 유럽 군주라도 시대를 이끄는 방식이 달랐음을 보여준다. 누구 한 사람이 무조건 더 뛰어나다기보다, 각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사용했는지가 느껴진다. 그래서 책 제목처럼 맞수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서 좋다. 인간의 선택과 성격, 시대적 배경을 연결해서 설명하고 있어 인물들이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세계사를 어렵게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다.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지루하지 않고, 비교 구조 덕분에 역사 흐름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역사 속 인물을 인간적으로 이해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충분히 재미있다. 선택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리고 때로는 그 한순간의 선택이 개인의 삶을 넘어 역사의 흐름까지 바꾸기도 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늘 신중하게 고민해야겠구나 다짐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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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시작하는 평생 재테크 - 주식, 부동산, 연금, 달러 투자까지 평생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실천 지침
윤성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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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삶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로소득을 도와서 인생을 받쳐 줄

'자본소득'이 필요합니다.

- 프롤로그 -

재테크에도 유행은 존재한다. 특정 시기마다 사람들의 관심이 한쪽 자산으로 쏠리고, 그 흐름은 투자 환경과 맞물리면서 빠르게 확산된다. 부동산이 강하게 움직이던 시기가 있었고, 이후에는 주식, 특히 특정 성장주나 테마주 중심의 투자 열풍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ETF, 반도체가 흐름을 주도한다.

이런 흐름은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난다. SNS나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성공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면, 그 방식이 마치 정답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유행하는 재테크 방식은 대부분 특정 시점의 경제 환경에 맞춰진 전략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산 구조나 투자 성향과는 어긋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유행이 왜 발생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금리 환경인지, 유동성인지, 심리적인 과열인지에 따라 같은 투자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 안정적인 재테크는 유행을 쫓지 말고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개인의 기준을 잘 맞추는 것이다.

이 책은 개인의 삶과 조건에 맞는 자산 구조를 스스로 설계하도록 안내한다. 돈을 모으는 단계에서 그 돈이 지속적으로 흐르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다룬다.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고 소비 습관을 정리한 뒤 투자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내 조건에 맞는 예금 100% 활용법'은 각 금융상품의 목적과 기능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합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자산형성지원사업, 공제회 상품, 주택청약종합저축, 주가연계예금 같은 상품들은 단순 예금 이상의 역할을 한다. 보통 재테크라고 하면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수익률이 높은 자산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은 오히려 가장 기본적인 금융상품 안에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 충분히 전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먼저 재테크의 출발점으로 소비 관리와 자산의 기본 구조를 살핀다.수입 대비 지출을 정리하고 잉여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이미 재테크의 절반이 결정된다. 투자 이전에 반드시 필요한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와 금리, 물가, 환율, 통화량 같은 요소들이 자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중요한 핵심은 포트폴리오 개념이다. 하나의 자산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예금, 채권, 주식, 부동산, 달러, 금, ETF 등 다양한 자산을 기능적으로 나누어 배치하고, 이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산을 선택하는 기준을 외부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투자 성향과 생애주기에서 찾아야 한다. 같은 투자 상품이라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고, 중요한 것은 상품 선택이 아니라 구조 설계임을 강조한다.

재테크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전체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이다. 기본적인 금융 개념을 실제 생활과 연결해 설명하고 있어 투자 시장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경제 흐름 속에서 자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지만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미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도 자신만의 기준 없이 정보에 따라 흔들리기 쉬운 단계에 있는 독자에게 더 유용하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초기 재테크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이미 30대를 넘겼지만, 이 책은 특정 연령만을 위한 재테크 책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 다시 돈의 흐름과 자산 구조를 점검하게 만든다. 나이가 들수록 돈을 모으는 것보다 앞으로의 생활, 노후, 예상되는 지출과 같은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보게 된다.

투자 성과는 단기적인 선택보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에서 나온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고, 개인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원칙과 실행 구조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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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만 투자 지도 - 예측 적중률 95.8% 효라클의 12개 핵심 산업 분석
효라클(김성효)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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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보면 정말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체감한다. 코스피 7,500시대가 다가왔고 주변에서도 지금 안 들어가면 늦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 정도다.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오히려 더 어려운 건 어느 타이밍에 들어가야 할지가 고민이다. <코스피 1만 투자 지도>는 그런 고민 속에서 읽게 된 책이다. 제목처럼 앞으로 시장이 어디로 움직일지 큰 지도를 펼쳐 보여주는 느낌이 있다.

저자는 한국 증시를 구대륙과 신대륙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반도체, 조선, 방산, 원전, 배터리, 금융처럼 이미 힘이 있는 산업은 구대륙으로 묶고, 피지컬 AI와 로봇, 자율주행, 드론, 우주 산업, 전고체 배터리 같은 미래 산업은 신대륙으로 설명한다. 이런 표현이 꽤 직관적이었다. 특히 반도체를 제국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증시의 중심인지 충분히 실감하고 있다.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미래 산업을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앞으로 오른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이 어떤 단계인지 계속 구분해서 설명한다. 아직 기대감이 큰 단계인지, 실제로 산업이 움직이기 시작한 단계인지를 나누어서 보는데 현실적이다. 요즘 로봇이나 AI 관련 뉴스가 워낙 많다 보니 괜히 조급해질 때가 있는데, 책은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흐름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또 좋았던 건 종목을 산업 흐름 안에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소재, 장비 기업들까지 연결해서 보여주고, 같은 산업 안에서도 어떤 기업은 핵심 주도주이고 어떤 기업은 공급 수혜주인지 나누어 설명한다. 종목 이름만 나열하는 투자 책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뉴스에서 자주 듣던 산업들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어 움직이는지도 조금은 감이 잡혔다.

전쟁, 환율, 유가 같은 이야기도 다룬다. 이란 전쟁이 왜 방산과 조선에 영향을 주는지, 유가 상승이 왜 원전과 태양광 이야기로 이어지는지 거시경제를 다루는데도 의외로 술술 읽혔다. 평소 뉴스에서 보던 내용들이 주식시장에서는 어떻게 해석되는지도 알게 됐다.

구대륙의 안정성을 포트폴리오의 기반으로 삼고, 신대륙의 폭발력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라.(p268)

물론 책 전체 분위기는 한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꽤 강하게 보는 편이다. 시장이 항상 예상대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은 스스로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지금처럼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에, 한국 시장이 어떤 산업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큰 흐름을 정리해서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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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뼈대 -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수학의 역사
송용진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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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좀 거창하다 싶었다. 수학이 문명의 뼈대?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이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된다. 뼈대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피부와 근육 아래 숨어 있지만, 뼈대 없이는 아무것도 설 수 없다. 수학이 딱 그렇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알고리즘, 의료 영상 기술, 인공지능 등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결국 수식과 증명이 버티고 있다.

저자 송용진 교수는 수학은 중요하다고 말로 강조하지 않고, 역사 속 문명의 흥망과 과학의 발전 과정을 통해 수학이 왜 문명의 뼈대인지를 보여준다. 고대 이집트의 측량술부터 뉴턴의 미적분, 현대 AI까지 약 오천년의 수학사를 종단하면서 수학이 어떻게 문명속에서 함께 숨쉬어 왔는지를 전달한다.

알렉산드리아, 바그다드, 괴팅겐 같은 도시들의 흥망을 따라가다 보면, 수학이 문명의 기반이었다는 사실이 확실해진다. 특히 명나라의 사례는 뼈아프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문명을 이루었던 명나라가 점차 유럽에 뒤처진 것은 군사력이나 자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수학과 과학을 지나치게 실용 중심으로 바라본 태도에 있다. 단기적 효용에 치우치는 순간 지식의 축적과 도약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도 겨냥한다. 눈앞의 성과와 산업적 활용만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기초과학과 순수학문의 가치가 충분히 존중받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

인도의 수학은 십집법을 채택했고, 0의개념과 위치기수법, 음수, 방정식의 해법, 삼각법, 분수 등 현대 수학의 기초가 된 핵심 개념들이 모두 인도에서 기원했다. 0은 수의 자릿값을 결정하는 위치기수법을 완성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이었던 한편 이를 기호로 나타내는 것도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p63)

한편 중세 유럽이 침체기를 겪는 동안 이슬람 세계가 고대 그리스 수학을 붙들고 발전시켰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훗날 유럽을 뒤흔든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의 뿌리 중 일부는 사실 바그다드에 닿아 있다. 그리고 20세기 괴팅겐의 사례는 가장 서늘하게 읽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학 공동체가 1933년 나치 집권 이후 유대인 학자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면서 순식간에 무너졌고, 그 지식과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가자 학문의 중심지도 이동했다. 지식 공동체는 오랜 시간 축적되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수학은 수천 년 전에 이미 앞서 출발해 저 멀리 걸어가고 있고, 그 수학적 성취가 실제 기술로 구현되기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첨담이라고 느끼는 지금의 과학기술은 사실 그 긴 여정의 초입일 수 있다. 이 관점은 기초학문의 가치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 지금은 당장 활용이 보이지 않는 순수수학의 개념들도 언젠가 새로운 기술과 문명의 토대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책은 수학을 잘하는 사람보다 오히려 수학과 멀어진 사람에게 더 잘 맞는다. 수식 하나 없이도 읽히는 책이기 때문에, 학창 시절 수학에 질렸던 어른이라면 의외로 술술 넘어갈 것이다. 특히 자녀에게 왜 수학을 배워야 하냐고 질문을 받는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꽤 유용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토론거리로 몇 가지 질문을 도출해봤다.

수학은 정말로 모든 학문의 기반인가, 아니면 특정 영역에만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는가.

순수학문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반드시 성과를 보장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선택의 문제일까.

오늘날 한국 사회는 수학과 과학을 도구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기반으로 보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경쟁력은 수학적 사고력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디까지 동의할 수 있을까.

역사와 철학 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문명사로 읽어도 흥미롭고, AI나 반도체 같은 기술 산업의 밑바닥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한 독자들에게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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