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뇌과학
김대영 지음 / 다산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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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운동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말을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뛰어다니는 아이보다는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아이가 더 성실하고 똑똑할 거라 믿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고, 이제는 오히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아이들이 집중력도 좋고 학업 성취도도 높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실제로 유명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에서도 체력과 자기관리 능력을 중요하게 본다는 것은 몸과 뇌가 결코 따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운동하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달리기가 인간의 뇌를 바꾸고 감정과 기억, 집중력과 삶의 태도까지 변화시키는지를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관점이 흥미롭다. 과학적 근거를 담고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이해를 돕는 책이라 읽는 흐름이 편안하다. 뇌과학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무거워지는 데, 저자는 사례와 연구들을 자연스럽게 전달해줘서 부담 없이 읽게 된다. 읽고 나니 요즘의 러닝 열풍이 괜한 현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운동에 대한 내 태도 역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달리기는 감정을 회복시키는 행위이다. 스트레스와 우울감, 불안감이 심할 때 사람들은 대개 생각을 더 붙들고 해결하려 한다. 그럴 때 몸을 움직이는 것이 뇌를 회복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다 (공감백배). 달리기를 하면 뇌의 해마 기능과 집중력이 좋아지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달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 엔도르핀은 달리기 중 근육과 관절의 통증을 줄여 오래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러너스 하이를 주도하는 핵심 물질은 아난다마이드다. '기쁨'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기분으 조절하는 전두엽과 보상 회로에 작용해 깊은 평온함과 쾌감을 만들어낸다.

달리기를 마친 후 맑아진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가? 기분 탓 NO, 우리 뇌 안을 떠다니는 특정 단백질이 만들어낸 결과다. 뇌가 회복되고 새로운 세포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BDNF, 즉 뇌유래신경영양인자다. BDNF는 세표 사이의 연결인 시냅스를 더 굵고 튼튼하게 만들어 뇌에서 정보가 전달되는 속도를 높인다. 스트레스나 노화로 줄어든 신경 연결을 회복하려면 BDNF를 뇌에 원활히 공급해야 한다. 약약이나 주사로는 NO.

BDNF를 끌어내기 위한 지혜로운 전략?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편안한 존2 페이스가 효과적, 달리기를 마친 후 1~2 시간 동안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새로운 정보가 쉽게 각인되는 골든타임이다. 외국어 단어 암기, 새로운 개념 공부, 복잡한 자료 읽기 등 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다.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예전보다 체력 저하를 자주 느낀다. 무엇보다 몸보다 먼저 마음이 쉽게 지치는 순간들이 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집중은 흐트러지고, 괜히 불안하거나 이유 없이 무기력한 날도 생긴다. 그런 날 억지로 러닝을 한다. 땀을 흘리며 숨이 차고 심장이 거세게 뛰는 순간들은 기분 전환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실제로 내 뇌 안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인간의 뇌가 원래 움직임 속에서 더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대인은 너무 오래 앉아 있고 너무 오래 생각만 하며 살아간다. 몸은 가만히 있는데 뇌만 과부하 상태인 셈이다. 그러니 불안과 우울, 번아웃이 쉽게 찾아오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인지 모르겠다. 저자는 달리기를 특별한 운동선수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인간다운 움직임으로 본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거창한 운동 목표보다 무조건 실행하자는 마음이 커진다.

이 책은 운동을 성공이나 자기관리의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는다. 요즘은 운동조차 기록 경쟁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몇 킬로를 뛰었는지, 얼마나 살이 빠졌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가 중요해진 시대다. 하지만 이 책은 운동을 인간다운 삶의 회복으로 바라본다. 잘 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움직이며 살아 있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몸을 조금 더 움직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생각으로 머리를 붙드는 대신, 천천히라도 걷고 움직이는 시간이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마음이 쉽게 지치고 집중력이 흐트러진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몸 따로, 머리 따로'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사람이라면, 몸을 움직이는 일이 결국 삶 전체를 바꾸는 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도 있다. 저자처럼 운동 기피자였다면 더욱 이 책을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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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위의 만찬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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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영화를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 누군가는 장면을 기억하고, 누군가는 음악을 기억하지만, 어떤 영화는 음식으로 기억된다는 사실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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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위의 만찬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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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영화 속 음식을 따라 먹어보고 싶었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필름 위의 만찬>을 읽기 전부터 꽤 기대가 컸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걸 발견하게 해주는 책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기대는 꽤나 만족스럽게 채워진 듯.

이 책은 영화를 '음식'이라는 감각으로 다룬다. 조금 낯설었지만 몇 편만 읽어도 금세 빠져든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음식 하나가 인물의 욕망이 되고, 계급이 되고, 외로움이 되고, 관계의 온도가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영화 평론집 같기도 하고, 음식 에세이 같기도 하고, 때로는 문화사 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세 음료에 기대어 사는 남자의 삶을 살펴보니 새삼 그가 거의 먹지 않고 살아간다는 걸 깨달았다. 아침은 캔카페오레가 전부고 점심은 웬만한 성인이라면 하나로 성이 잘 차지 않는 달걀 샌드위치를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저녁 메뉴가 매우 궁금하지만 영화는 의도적이라고 생각할 만큼 잘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일요일마다 좀 멀리 있는 단골 스낵바에 찾아가 감자샐러드를 먹는 걸 보면 일부러 소식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p283)

특히 같은 장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저자의 시선이 새롭다. <헤어질 결심>속 볶음밥 이야기나 <퍼펙트 데이즈>의 세 가지 음료 이야기를 읽을 때는 '아, 나는 저 장면을 너무 표면적으로만 봤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볼 때는 배우의 표정이나 대사에 집중했는데, 저자는 식탁 위에 놓인 음식 하나로 인물의 상태와 관계를 읽어낸다. 그런 부분이 참 흥미롭다.

음식 평론가답게 식재료나 조리법,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깊이있게 다루면서도 전혀 글이 전문적으로 딱딱하지 않다. <타이타닉>에서 계급에 따라 달랐던 식사 메뉴 이야기나 <마션> 속 감자 이야기는 영화 뒤편에 숨은 현실과 연결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한 편이 끝나지만 그 장면을 오래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초코파이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너무 유명한 상징이지만, 책을 읽고 나니 관계와 감정, 결핍과 동경이 모두 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그린 북>의 켄터키프라이드치킨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음식 하나가 서먹한 관계를 얼마나 빠르게 허물 수 있는지도 느낄 수 있다.

음식이라는 허기를 달래는 것도 있지만, 사람 사이의 거리와 기억까지 담고 있다는 걸 이 책은 여러 영화로 증명해 보인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들을 다시 보고 싶어진다. 예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이 이제는 다르게 보일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혹은 혼자 영화 보고 오래 여운을 곱씹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보면 '같은 영화를 보고도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익숙한 영화를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 누군가는 장면을 기억하고, 누군가는 음악을 기억하지만, 어떤 영화는 음식으로 기억된다는 사실도 새롭다. <필름 위의 만찬>은 영화를 보는 눈뿐 아니라 일상의 식탁까지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 리스트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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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X 리더십의 본질 - AI 전환시대, 리더가 갖춰야 할 8가지 핵심역량
유경철 지음 / 천그루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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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퇴직을 몇 년 앞둔 나이에 이 책에 관심이 가는 건 솔직히 말하면 불안 때문이다. 나이가 짓누르는 중압감으로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회의실에서 MZ 팀원들이 챗GPT로 기획안을 뚝딱 만들어오는 걸 보면서 '나는 뭘 하면 되는 거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질 않았다. 이 책을 접했을 때 표지에 쓰인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의미를 만들며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 문장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3,000회 이상의 강연을 해온 사람답게 글에서 현장 냄새를 풍긴다. 이론서 특유의 딱딱함이 없고, 실제 기업 현장에서 리더들을 만나온 사람의 냄새가 나는 언어로 쓰여 있다. 그가 제시하는 AI 시대 리더의 핵심역량은 여덟 가지다. 비전 제시, 디지털 리터러시, 인간 중심 소통, 자기인식, 감성지능, 영향력, 학습민첩성, 성과관리. 역량 리스트인가 싶었지만 읽다 보면 목록만 나열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각 역량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어디인지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리더의 진짜 권위는 약점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알고 이를 팀원의 강점으로 메울 줄 아는 개방성에서 나온다. (p142)

자기인식과 감성지능에 대한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많은 리더들이 자신의 강점과 약점, 감정과 행동 방식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조직을 이끈다고 말한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리더십의 중요한 역량이라고 했는데, 그 대목을 읽으며 나 역시 과거 동료들의 조언을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들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들으려 했던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다.

책은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답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사람의 미묘한 감정까지 완전히 읽어내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팀원이 평소보다 조용한 이유를 눈빛과 분위기에서 먼저 알아차리는 일, 말하지 않은 감정을 살피는 일은 여전히 인간 리더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그런 신호들을 지나쳤던 순간들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졌다.

학습민첩성에 대한 내용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빠르게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는 힘이 AI 시대 리더의 생존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유튜브에서 저자의 강연까지 찾아보게 되었는데, 책 속 메시지가 실제 현장 경험과 연결되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실패와 역경을 경험한 리더가 오히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도 위로가 됐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성 리더나 중간관리자의 사례가 좀 더 있었으면 했다. 대기업 임원 중심의 맥락이 주를 이루다 보니,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 혹은 내 또래 여성 리더들이 AI 전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가 궁금했는데 그 부분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 실질적인 질문을 남겼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지금, 내가 리더로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건 뭔지. 속도에 쫓기느라 놓치고 있는 방향은 어디인지. 저자가 말하는 '비전 제시'가 결국 그 방향을 찾는 일이라면, 나는 퇴직 전 남은 시간 동안 그 일에 좀 더 집중해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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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근육 구조 대백과 - 만화로 재미있게 배우는 해부학
사카이 타쓰오 지음, 도쿠나가 아키코 외 그림, 박현아 옮김 / 현익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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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헬스장에 가면 트레이너가 '대퇴사두근을 쓰세요'라고 말한다. 필라테스 수업에서는 '복횡근을 활성화하세요'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유튜브 운동 영상에는 '햄스트링이 늘어나는 걸 느끼면서'라는 설명이 넘쳐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은 멍하다. 알아야 할 것 같긴 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통계청 자료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변을 둘러보면 안다. 동네 헬스장은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로 북적이고, 퇴직 후 처음으로 단백질 파우더를 검색하는 부모님이 있으며, 스마트워치는 매일 근육량 수치를 알려준다. 근육은 더 이상 보디빌더나 운동선수만의 관심사가 아닌 현실이다.

그 배경에는 고형화와 웰니스 문화의 확산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근감소증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아진 시대, 시니어들에게 근력은 낙상 예방, 관절 보호, 심지어 인지 기능과도 연결된 생존의 문제가 됐다. 다른 하나는 웰니스 문화의 확산이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 잘 움직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의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근육의 구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관심은 있는데 제대로 배울 곳은 많지 않다. 쉽게 찾게 되는 유튜브 영상은 너무 단편적이다. 근육의 이름을 제대로 배우며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도쿄대 출신의 해부학 전문의다. 그 배경만 보면 딱딱하고 어려운 책을 예상하게 되는데, 실제로 펼쳐보면 복잡한 근육 설명을 만화와 일러스트로 풀어낸다. 낯선 근육 이름들도 그림과 함께 반복해서 보다 보니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근육의 위치와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줘서 글만 읽을 때보다 이해하기는 편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낯선 근육 용어가 대부분이라 쉽지는 않다.

직접 읽어보고 나서 의학을 공부하는 딸에게 건네줬더니, 반응이 뜻밖이었다. 전공 교재에서는 표와 용어로만 만나던 근육들을 술술 읽게 되며 간결해서 좋다는 것이다. 해부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도 각자의 방식으로 얻을 것이 있는 책이다.

암기가 아니라 이해. 근육이 어느 뼈에서 시작해서 어느 뼈에 붙는지, 그 움직임이 어떤 관절 동작을 만들어내는지, 어떤 신경이 그 근육을 지배하는지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특정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을 할 때 왜 그 동작이 필요한지를 이해하게 된다.

목차를 보면 등, 흉부, 복부, 골반부, 팔, 다리, 두경부까지 신체 7개 부위에 걸쳐 140개 이상의 근육을 다룬다. 로테이터 커프처럼 어깨 움직임과 관련된 근육군도 있고, 스마트폰 사용으로 현대인에게 익숙한 통증 부위인 흉쇄유돌근도 나온다. 골반저근군처럼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요실금, 허리 통증과 깊이 연관된 근육들도 다루고 있다.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은 운동할 때도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근육을 안다는 것은 자기 몸을 잘 읽어낼 수 있다. 통증이 생겼을 때 어느 근육이 과긴장 상태인지, 어느 근육이 약해진 건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초가 생긴다. 병원이나 치료사를 찾았을 때도 훨씬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50대가 되니 건강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몸이 그냥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어디 하나만 불편해도 일상이 달라진다. 그래서인지 근육이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오를 때 허벅지 근육이 어떻게 쓰이는지, 허리가 왜 쉽게 지치는지, 자세가 왜 중요한지 같은 것들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보다 내 몸을 이해하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의학 책 특유의 딱딱함 대신 친근한 만화 형태라 부담이 적었다. 근육의 시작점과 정지점, 근섬유 방향까지 다루고 있어서 운동이나 재활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필라테스나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몸의 움직임을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왜 특정 근육을 써야 하는지, 운동할 때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운동의 효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중전근과 소전근이 약해지면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만 알아도 엉덩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생활 안전의 문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근육을 아는 것은 내 몸을 제대로 쓰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교양이다. 근육 입문서로 괜찮은 책이다. 하지만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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