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가면 트레이너가 '대퇴사두근을 쓰세요'라고 말한다. 필라테스 수업에서는 '복횡근을 활성화하세요'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유튜브 운동 영상에는 '햄스트링이 늘어나는 걸 느끼면서'라는 설명이 넘쳐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릿속은 멍하다. 알아야 할 것 같긴 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통계청 자료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변을 둘러보면 안다. 동네 헬스장은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로 북적이고, 퇴직 후 처음으로 단백질 파우더를 검색하는 부모님이 있으며, 스마트워치는 매일 근육량 수치를 알려준다. 근육은 더 이상 보디빌더나 운동선수만의 관심사가 아닌 현실이다.
그 배경에는 고형화와 웰니스 문화의 확산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근감소증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아진 시대, 시니어들에게 근력은 낙상 예방, 관절 보호, 심지어 인지 기능과도 연결된 생존의 문제가 됐다. 다른 하나는 웰니스 문화의 확산이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 잘 움직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의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근육의 구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관심은 있는데 제대로 배울 곳은 많지 않다. 쉽게 찾게 되는 유튜브 영상은 너무 단편적이다. 근육의 이름을 제대로 배우며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도쿄대 출신의 해부학 전문의다. 그 배경만 보면 딱딱하고 어려운 책을 예상하게 되는데, 실제로 펼쳐보면 복잡한 근육 설명을 만화와 일러스트로 풀어낸다. 낯선 근육 이름들도 그림과 함께 반복해서 보다 보니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근육의 위치와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줘서 글만 읽을 때보다 이해하기는 편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낯선 근육 용어가 대부분이라 쉽지는 않다.
직접 읽어보고 나서 의학을 공부하는 딸에게 건네줬더니, 반응이 뜻밖이었다. 전공 교재에서는 표와 용어로만 만나던 근육들을 술술 읽게 되며 간결해서 좋다는 것이다. 해부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도 각자의 방식으로 얻을 것이 있는 책이다.
암기가 아니라 이해. 근육이 어느 뼈에서 시작해서 어느 뼈에 붙는지, 그 움직임이 어떤 관절 동작을 만들어내는지, 어떤 신경이 그 근육을 지배하는지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특정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을 할 때 왜 그 동작이 필요한지를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