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산업 뉴스를 보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 지형이 실감난다. 생성형 AI가 업무 방식과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고,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는 다시 한 번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는 기사들이 연일 이어진다.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차, 우주 산업에 대한 소식도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 책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왜 산업 중심의 시각이 필요한지를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단기적인 종목 선택이 아니라 큰 흐름을 이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기에 이 책이 필요하다고 느껴 읽게 되었다.
책의 전체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부분에서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태도와 관점을 다룬다. 과거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후회를 반복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특히 확신 없는 투자가 왜 흔들릴 수밖에 없는지, 그 확신이 공부와 이해에서 나온다는 점을 여러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잘 아는 분야에서 시작하라는 조언, 관찰과 질문, 검증의 습관을 기르는 과정은 삶의 태도에 가깝게 다가온다. 이 부분은 내용 자체는 익숙하지만, IT 산업이라는 구체적 맥락 위에서 다시 정리되어 있어 스스로의 투자 습관을 점검하게 만든다.
이후 본격적으로 다루는 부분에서는 앞으로 10년을 이끌 핵심 산업들을 하나씩 살펴본다. 인공지능 장에서는 AI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 왜 AI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뉴 노멀이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플랫폼 기업, 반도체 설계 기업, 파운드리,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을 구성하는 층위가 비교적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어, 막연했던 구조가 한 번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기술적인 세부 내용은 최소화되어 있어, 이미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는 독자에게는 다소 단순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머노이드 장에서는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AI 기술이 결합되는 지점을 짚는다. 인간을 닮은 로봇이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산업적 필요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완성형 로봇을 만드는 기업뿐 아니라 소재와 장비, 플랫폼 기업까지 함께 언급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로봇 산업을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생태계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뇌와 기계가 연결되는 BMI 부분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장이었다. 치매, 마비, 신경 재활 등 의료 분야에서 이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은 놀라웠지만, 기술의 윤리적 문제나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인간 능력 확장의 가능성을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장이었다.
메타버스 장에서는 한때 거품처럼 여겨졌던 메타버스가 생성형 AI와 결합하며 다시 현실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혼자 보는 가상 공간에서 함께 소통하고 협업하는 공간으로의 변화는 이해가 쉬웠고, 왜 여전히 이 산업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지를 납득하게 한다. 다만 과거의 과도한 기대와 현재의 현실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할 여지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