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중한 몸에 대한 소유권을 스스로 지키고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어떤 관계든 내가 지닌 몸의 자유만큼 타인의 몸이 지닌 자유도 존중해야 한다. 영조는 사도세자를 정신적 고통의 상태뿐 아니라 사도세자의 몸을 완전히 지배하는 수준이었다. 사도세자는 심각한 수준의 '의대증'(옷 입는 것을 심리적으로 어려워하거나 옷을 고르는 과정에서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강박장애를 일컫는 표현)을 앓았다고 전해지는 것을 통해 타인에게 속박당하지 않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몸에 가하는 고통이 진정한 자아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육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은 어디까지 허용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보게 하고 우월함의 오만이 가져온 비극과 인종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살펴보며 인종주의와 낙인을 주제로 공생과 공존의 길을 모색해 본다.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인 암도 의학과 첨단 기계의 발달로 많이 정복되어가고 있다. 질병과 노화의 숙명에 맞서 싸우는 지혜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으로 편리함에 배신당한 건강으로 거북목을 감당해야 하는 인간의 삶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에밀레종 이야기에서 엿보듯 생명을 제물로 삼는 의식의 역사와 함께 인간의 몸을 바쳐 완성하는 예술이나 종교적 제의를 거룩하고 귀하다고 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페르소나와 억눌린 욕망을 통해 인간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분열시킬 수 있는지, 무엇이 나를 지배하는지, 기술 발전으로 인해 자아 분리와 교체는 허용해도 되는 것인지 토론해 볼 수 있다. 미래에는 치료나 질병의 극복이 아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신체를 강화와 신체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까지를 인간다운 몸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가 상당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사피엔스의 몸> 은 인간적인 몸은 무엇인지, 인간적인 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을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우리 몸에 대한 탐구가 되고 나면 내 몸이 한결 더 신비롭고 소중한 존재로 여겨진다. 단순히 질병이나 다이어트에 집착하던 나의 몸에 대해, 그리고 외모에 치중했던 나의 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자신의 몸의 가치를 알게 되어야만 진정으로 타인을 그 자체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