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보도국에서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수많은 범죄, 재해 등을 취재하고, 사건의 감춰진 맥락을 복원하는 데 집중한 저자는 인권의 의미를 확산한 공로를 인정받고, 왜곡된 역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상당한 공헌을 했던 인물이다. 외신을 통해 한국의 참사와 학살을 보도하기도 하고 지구촌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아픔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놓지 않는 의리 있는 프리랜서 기자로 슬픔을 다루는 데 서툰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보고자 애쓰는 모습에 감사하며 책을 읽었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특히 사진이나 영상매체를 활용하는 기자라면 '보이는 고통'을 만났을 때 기록하고 촬영해서 독자와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본능을 억누르기 어렵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고통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지면과 화면에 잘 옮겨진 타인의 고통을 수집하고 감상하는 사이에 '보여줄 수 없는 고통'과 '보이지 않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p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