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여행이 행복한 이유는 여행의 목적이 ‘보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문장처럼 걷고 떠돌다 보면 문득 이미 내 안에 행복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행은 새로움 속에서 나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공간에서 오히려 나의 본래 감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이 책은 여러 장면을 통해 부드럽게 보여준다. 온천에서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순간, 고요한 시골역에 내려 찬 공기를 마시는 순간, 잔잔한 물결을 보며 아무 말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순간이 결국 삶을 회복시키는 순간이라는 깨달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책은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식도 ‘알고 가면 더 보인다’는 관점을 유지한다. 토야마가 왜 신비의 관문이라 불리는지, 가나자와가 어떠한 역사적 층위를 지닌 도시인지, 도호쿠의 축제와 자연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게 되면 같은 풍경도 다르게 보인다. 단순한 뷰포인트 나열이 아니라 배경과 맥락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여행이 사진 중심이 아니라 이야기 중심으로 바뀐다. 저자가 오랫동안 여행자를 안내하며 쌓은 통찰이 있어서 가능한 서술이라고 느꼈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행복한 여행 방법’은 화려한 계획이나 복잡한 일정이 아니라, 걷는 순간을 충분히 느끼고, 지금 여기에 존재하며,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삶과 완전히 분리된 특별한 시간으로 두지 않고, 삶의 연장선이자 회복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여행 중에 뜨거워진 심장을 일상에서도 이어가자는 말은 단순하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조언이기 때문에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일본 소도시의 풍경을 통해 결국 ‘나’라는 존재를 다시 회복하게 하는 책이다. 작고 조용한 장소에서 얻는 감정의 울림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하고, 여행이 사치가 아니라 살아내기 위한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한다. 읽는 내내 마음의 속도가 절로 느려지고, 오래 잊고 지냈던 감정의 결을 다시 만지는 느낌이 들어 책장을 넘기는 시간이 참 따뜻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지친 마음을 단단하게 일으켜 세우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은 충분한 위로가 되어준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