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말하는 ‘절대적 충족’ 역시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읽어갈수록 이해가 되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박수보다, 내가 스스로 납득하고 인정하는 순간에 느껴지는 조용한 온기다. 이 ‘온도’가 바로 존재의 온도다. 화려하거나 눈에 띄진 않지만, 낮고 꾸준하며 쉽게 식지 않는다.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따뜻하고, 여백이 많아 독자가 스스로 생각을 머물게 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모든 답을 주지 않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리듬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만드는 방법을 보여준다. 읽는 동안 나는 내 삶의 속도와 기준을 스스로 점검하게 되었고, ‘지금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다.
결국 이 책은 ‘혼자라는 시간을 견디는 법’이 아니라, 혼자일 때 비로소 회복되는 ‘존재의 감각’을 이야기한다. 읽고 나면 오래 남는 것은 문장 자체보다, 그 문장 사이에서 스스로 느끼고 돌아보게 되는 마음이다. “비교가 멈추는 순간, 존재의 온도는 비로소 따뜻해진다.”라는 문장은 책의 핵심을 담은 동시에, 내 안에서 오래도록 울림을 준 문장이 되었다.
누군가와의 속도 경쟁에 지쳐 잠시 멈추고 싶거나, 조용히 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작은 거울이 되어준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온도를 천천히 재며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차분하지만 단단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