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슬펐다. 총각시절 바람이라 불릴 정도로 연애를 좋아하고 즐기던 나로서는 나이든 수컷은 더 이상 어린 여자들에게 매력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에 가까운 슬픔이 찾아왔다. 그 대안이 내겐 연애 소설을 읽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들어본적 없는 이 책을 동병상련의 맘으로 집어 들었나보다. 암튼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끝없는 인간들의 욕심에 또 한번 슬픔이 찾아왔다.
막판 변호사와 검사의 논고는 번역가 선생님의 능력 때문인지 다행히 술술 읽혔다. 전체적으로 이 소설이 왜 세계문학 중 하나인지 이해가 안된다. 그나마 아들을 하나 더 낳았어야 했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들게했다.
보통 빨치산 책을 읽으면 피가 뜨거워 지는데 이 책은 따뜻해 지네. 본인의 부모님 이야기라 따뜻하게 그려서 그런 듯하다.내가 대학 1학년 때인 90년도에 나온 책인데 왜 몰랐을까. 너무 태백산맥에만 취해 있어 그런가 싶기도 하네. 괜히 작가님한테 미안해지네. 작가가 25살의 어린 나이에 써서 그런지 잘 영글지 않은 과일을 먹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 이에 비해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아주 잘 영글었다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