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재발견 - 탄소에서 암흑물질까지, 11가지 물질로 살펴보는 물리학의 최전선
정세영 외 지음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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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보면 흙, 돌, 나무부터 콘크리트, 유리, 알루미늄, 플라스틱, 구리, 고무, 커피, 주스, 탄산음료 등 다양한 물질들이 곳곳에 보인다. 너무 익숙해서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흔하고 흔한 이 물질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것들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례로 나에게 누군가가 반도체가 어떤 물질인지 설명해 보라고 하면

'삼성' '하이닉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용어는 알지만 정확하게 반도체라는 물질이 뭐 하는 건지 모른다.




'물리학' 단어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나에겐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이 책은 실생활의 도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평범한 물질인 구리, 반도체, 절연체, 자석, 유리, 액체, 기체, 빛 등 총 11가지 물질을 탐구하고 있다. 물질 이름만 들어도 너무 익숙해서 호기롭게 책을 펼쳤는데 검은건 글씨요 하얀 건 종이라 몇 줄 읽다 멍해진다. 거기에 웬 기호들과 그림들이 날 놀리듯 더욱 혼란스러웠다. 학자들이 독자를 너무 후하게 보신 건지 내가 너무 무식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스킵 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러다 몇 가지 흥미로운 물질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인류에게 문명의 창을 열어 준 원소인 구리, 전자 소자에 널리 쓰이는 반도체, 영원히 얼지 않는 액체 헬륨, 액체의 무질서도가 그대로 동결되면서 결정 대신 변하는 유리, 자기부상열차를 가능하게 한 초전도체, 보이지 않지만 중력을 행사하고 다양한 천체 현상을 일으키는 암흑물질 등 물리학자들이 어떤 연구를 통해 물질들이 어떻게 재발견됐는지 그 역사를 흥미롭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새로운 소자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여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OLED 디스플레이의 이야기는 뿌듯할 정도였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증명해 내는 물리학자들을 보며 그들의 물질에 대한 연구와 탐구는 과연 어디까지일지 놀랍고도 기대가 된다.



연구와 탐구가 계속될수록 기존에 별 관심을 못 받던 물질이 새롭게 각광받을 수 있고 앞으로 새로운 물질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구 밖 광활한 우주에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무한한 물질들이 있으니깐 말이다. 무엇보다 지금 가장 기다려지는 건 서울에서 부산까지 단 15분이면 가는 하이퍼루프 열차다. 음속으로 달리는 열차라니 과연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으로도 무척 설렌다. 물질의 발견은 이렇게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계속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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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 - 내적 성장을 위한 지친 마음 다스리기
김선현 지음 / 베가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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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불안, 외로움, 상처 등 마음을 위로하는 글과 그림, 사춘기, 꿈, 청춘, 사랑, 이별과 죽음 등 성장 속 진통을 달래주는 글과 그림을 한 권에 담아 치유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그리고 실제로 미술치료 임상 현장에서 효과를 입증한 작품이라 그런지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책 속에 담긴 위로의 글과 그림을 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막스 러버만의 <뮌 헨의 맥주 정원>을 보며 남과 비교하며 불안했던 내 모습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읽을 수 있었고, 르네 마그리트의 <심금>을 보며 작가의 말처럼 고민의 무게는 사실 구름처럼 가볍다는 걸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프랑수아 바로의 <재단사의 수프>를 보며 사춘기 딸의 모습 같아 피식 웃게 되고 김선우의 <캔버스에 수채>를 보며 당장 바다로 달려가고 싶었다. 이 외에도 데이비드 호크니, 에드워드 호퍼, 콰야등 이 시대가 주목하는 거장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MBTI 별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두 점의 그림을 소개해 주는 코너였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르네 마리트의 작품이 나의 MBTI 추천 그림으로 나와있어 더 기분이 좋았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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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불행하고 더 행복해질 너에게
산배 지음 / 일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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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개화 시기는 언제일까."


주변에 있는 꽃들은 모두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는데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아

걱정되고 두려울 때가 있다.

_책 속에서


며칠 소중한 사람 생각에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이하면 그 또한 지난 해프닝으로 남을 줄 알았는데, 더한 푹풍우가 밀려오며 마음에 생채기를 또 낸다. 이제 더 아프지 않길 바란 나의 소망을 한순간에 무너트린다. 꽃은 피어있는데 아직 겨울의 그 시린 마음이 언제쯤 싹을 틔우고 피어날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묵묵히 들어주고 곁을 지키는 거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지만 불쑥 올라오는 감정에 힘들었을 때 이 책을 만난 건 어쩌면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대의 작은 위로가 되어줄게요."라는 작가의 말에도 위로가 되지 않았는데 첫 페이지부터 다친 마음을 공감해 주고 안아주는 글귀에 울컥함이 올라온다. 사실 나보다 그 사람이 더 필요할지 모를 문장들에 마음으로 소중히 안아본다.



머지않아 그대가 피어날 수 있는 계절이 올 거다.

그 순간 힘을 더 내기 위해 잠시 쉬는 것뿐이니

"아름답고 찬란하게 피어날 꽃 한 송이,

그대는 세상을 아름답게 빛낼 것이다."

_책 속에서


지금 이 책을 만나 감사합니다.

산배 에세이 『덜 불행하고 더 행복해질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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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11 시, 하루 한편의 미술이 에세이와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데일리 미술 구독 서비스 BGA에서 발행한 콘텐츠 중, '작품+에세이'로 구성된 아름다운 작품과 글들을 담아내고 있다. 미술평론가가 아닌 시인, 방송작가, 큐레이터,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여러 명의 필자들이 작품 속에서 '나만의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나만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다.


화가들이 작품을 구성할 때 분명 의도된 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객은 그 의도가 무엇이든 내가 느끼는 감정대로 따라가면 된다. 굳이 그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서 예술에 무식한 자가 되는 건 아닌다. 1+1=1이 될 수도, 1+1=3이 될 수도 있는 게 바로 예술 분야가 아닐까.


이 책이 가장 좋았던 거 명화보다 동시대 작품들을 많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명화는 평론가들의 작품평에 워낙 익숙해져 다른 감상을 할 수가 없는데 동시대 작품은 오로지 내가 느낀 시선과 감정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필자들이 각 작품마다 기록한 진솔한 이야기들은 작품에 좀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그중 발신인과 수신인이 정해져 있지만 도달하지 못하는 편지들. 엄마에게 그림과 사진에 글을 담은 에세이는 내 시선을 한참 머물게 한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나 또한 엄마를 발견한다. 그리고 누구에게 무슨 그림을 선물할 것인지를 상상한 에세이는 내가 가지고 싶었던 작품을 소장하는 상상만으로도 흥분하게 만든다. 역시 미술은 분석하고 이해하기 보다 감정과 감각을 그냥 느끼면 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칼로 정확하게 그어놓은 듯 반듯한 평이 아니어서 더욱 편안한 그림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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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소방관 심바 씨 이야기
최규영 지음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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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화재 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면 그 뜨거운 불속에 또 얼마나 많은 소방관들이 고생을 하셨을까 싶어 마음이 쓰이곤 한다. 그나마 요즘은 지원 물품이나 대우가 예전보다 나아져 다행이지만 그동안 생명을 담보로 하는 소방관이 안전장비를 자비로 사야 할 정도로 처우는 최악이었다. 목숨까지 내놓고 하는 일인데 이제야 겨우 이 정도 처우 개선이라니, 이게 그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다.


35세 늦은 나이에 소방관에 된 저자는 극지 마라토너, 우간다 유학, 인도 봉사, 식당 운영, 특전사 등 젊은 시절 경험했던 다채로운 이력이 눈길을 끄는 고참 같은 막내 소방관이었다. 불 끄는 일부터 유기 동물 포획에 각종 민원들을 해결하는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홍반장. 소방관은 그의 천직인듯했다. 하지만 늘 위험한 일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안타까운 사연들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화재와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과 재산을 잃은 사람들, 더 이상 삶을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 그리고 주인을 만나지 못해 죽음에 처해 있는 동물들의 사연들을 보며 매일 타인의 죽음을 직면해야 하는 소방관의 직업이 얼마나 힘들고 위대한지 다시 한번 깨닫고 고개 숙여 감사하게 된다. 그분들은 그 죽음의 최전선에서 수많은 생명을 살려내고 있지 않은가.


아버지의 심장이 멎었던 날,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흉부압박을 하며 아버지 입에 숨을 불어넣었던 아이는 119 아저씨들을 원망했다고 한다. 아저씨들이 늦게 와서 아버지가 죽은 거라고.. 그런 그가 이제 119 아저씨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매번 조금만 참아달라고, 조금만 기다리라며 마음으로 외치며 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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