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 - 나도 모르게 내 삶을 결정하는 24가지 뇌의 습관
이케가야 유지 지음, 김현정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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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미뤘을까,
왜 또 화를 냈을까,
왜 또 충동적으로 행동했을까.

인간은 하루에도 수차례 스스로를 탓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후회 속에서 종종 ‘의지 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단죄한다.
하지만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는 이렇게 묻는다.

“그건 당신 탓이 아니라, 당신 뇌의 습관 탓일지도 모릅니다.”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는 뇌과학이라는 학문이 지닌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일상의 작고도 복잡한 감정과 선택의 이유를 ‘뇌’의 언어로 들여다보게 만든다.

✔ 왜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반응할까?
→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가 ‘자동 반사’한 거.

✔ 왜 타인의 성공이 불편하고, 불행엔 묘한 위로를 받을까?
→ 샤덴프로이데는 뇌에 각인된 본능적 감정!

✔ 왜 헛소리도 영상으로 보면 믿게 될까?
→ 뇌는 시각 자극에 약한 구조!
‘보여주는 정보’는 ‘듣는 정보’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뇌를 설득한다.

✔ 뇌가 크면 클수록 똑똑할까?
→ ‘되뇌피질‘이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IQ가 높다. 즉, ’뇌‘를 보면 그 사람의 지능을 알 수 있다.

내 ’되뇌피질‘은 돼지 오겹살 정도 두께이길 바라며.. ㅋㅋ

저자는 인간의 생각, 감정, 행동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뇌의 자동 작동 메커니즘’을 지목하며 더 이상 ‘성격 탓’이나 ‘인간성 결함’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는 단순히 뇌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나답게, 현명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24가지 뇌의 습관을 제시하며, 말 그대로 실용적인 뇌 사용 설명서의 역할을 한다.

결국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 진짜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철학도 심리학도 아닌,
‘뇌과학’이라는 다소 낯선 학문을 가장 가까운 도구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이 특별한 시도는, 복잡한 인생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는 실용적 안내서로서 독자에게 깊고도 유쾌한 울림을 남긴다.

생소하고 어려운 뇌과학 이야기를 이렇게 유쾌하고 친절한 문장으로 풀어내다니, 읽는 내내 키득이는 나를 발견한다.

이 책 읽고 나니,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내 뇌라는 사실에 괜히 위로받는다. 오늘도 실수했지만 괜찮다. 뇌가 그랬대니까!

이젠 나를 탓하기 전에, 뇌한테 먼저 따져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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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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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예술과 고독, 언어와 인간이 오랜 시간 교차한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이곳에서 지난 10년간, 세계의 작가들이 머물며. 자신의 삶과 문학, 그리고 '쓴다는 일'에 대해 고백해왔다.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이 서점에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 중 특별히 빛났던 스무 편의 대담을 모은 기록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
퓰리처상 수상자 콜슨 화이트헤드,
맨부커상 수상자 조지 손더스,
그리고 신진 작가 제니 장, 클레어루이즈 베넷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문학을 이끄는 목소리들이 총집결했다.

이 책은 단순한 작법론이나 인터뷰 모음이 아니다.
문학과 자아, 시간과 삶, 여성과 예술, 고독과 트라우마를 주제로 작가들이 '쓴다는 일'에 대해 품어온 깊은 사유와 진실한 고백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그리고 페미니즘, 인종차별, 계급 문제 등 동시대 문학 담론의 핵심 쟁점들도 이들 고백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개인과 사회를 관통하는 목소리를 심도 있게 만들어낸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의 고백이다.

“쓰기란, 삶을 직면하는 일이다.”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의 이 한 문장은 나를 멈춰 세웠다.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했고, 증오했다. 그러나 막상 그 죽음 앞에서 하염없이 울어야 했던 그.

그는 4~5년에 걸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었다.
그 무력함 속에서, 자신이 쏟아낼 수 있는 모든 절박함으로, 그럼에도 살아내야 했던 세월로,
결국 『나의 투쟁』을 완성했다.

“문학을 도피처로 삼고 싶지 않았다.”
그 감정의 진실을, ‘왜’ 울고 있는지를 쓰기 위해 그는 다시 펜을 들었다 고백한다.

그가 직면한 것은 타인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 자신'이었다.
문학을 도피처로 삼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그 결심이 만든 진실의 문장들.
읽는 동안, 나 또한 내 삶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이 문학이 갖는 가장 단단한 방식의 위로이자 연대이지 않을까.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글을 쓰는 사람뿐만 아니라 읽는 이에게도 커다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떻게 삶을 직면하고 있는가?”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낡은 책장과 퀴퀴한 냄새 속에서 오간 이 생생한 대화들은 우리가 문학을, 인간을, 세계를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공간들이 마을 곳곳에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나는 그곳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 안에 앉아있다. 그리고 그들을 만났다. 마치 작은 초대장을 받은 듯, 그들의 이야기를, 문학적 기록을 마음속에 오래 담아 놓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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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가까운 적, 성병
엘렌 스퇴켄 달 지음, 이문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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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에 꽤 큰 문제가 생겼어요."
"무슨 문제죠?"
"그냥 보여 드리는게 제일 쉬울 거 같네요."
그는 일어서서 손을 바지 아래로 밀어 넣어 깊은 곳에서 믿기 힘든 양의 티슈를 빼내기 시작했다.
그는 더러운 종이가 수북이 쌓인 쓰레기통에 등을 구부리며 서 있었다.
"고치실수 있나요?“

매독 급증 시대, 우리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최근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에서 매독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매독 환자는 2,786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단순한 감염 증가를 넘어, 매독균이 눈을 침범해 실명 위기에 처한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는 페니실린의 등장으로 종식될 것 같았던 매독이 왜 다시 확산되고 있을까?
단순히 개인의 부주의 때문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성병은 금기시되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성병의 위험성과 치료법에 대한 정보 없이 살아가고 있다. 성병에 대한 터부는 결국 감염을 증가시키는 요소가 되어버린 셈이다.

성병, 이제는 ‘부끄러움’이 아닌 ‘지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나의 가장 가까운 적, 성병』은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성병을 ‘질병’ 그 자체로 바라보며 성병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책은 매독을 비롯해 임질, 클라미디아, HPV, 헤르페스 등 11가지 주요 성병을 다루며, 감염 원인과 치료법, 예방 방법까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섹스’는 자연스러운 것, 하지만 ‘성병’도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성병을 질병 그 자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이다.

저자인 엘렌 스퇴켄 달은 성병학과 전문의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성병이 결코 특별한 사람들만 걸리는 병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성병은 성관계를 하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며,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찾듯, 성병 역시 적극적으로 검사받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환자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성병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그동안 성병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방치해왔는지를 보여주면서, 이제는 우리가 성병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때임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현재 우리는 매독이 다시 확산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감염병은 정확한 정보를 알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매독의 경우 1기에서 치료하면 쉽게 낫지만, 치료가 지연되면 2기, 3기로 진행되어 뇌, 심장, 간, 중추신경계를 침범할 수 있다. 특히 매독균이 눈으로 침범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다수 보고되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이상 성병을 ‘쉬쉬’할 문제가 아니라, 알아야 할 지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성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므로 감염은 종종 우리가 하는 선택만큼이나 운이 좋으나 나쁘냐의 문제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구보다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나의 가장 가까운 적, 성병』은 성병을 두려움이 아닌 ‘지식’으로 바꿔준다. 성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건강한 성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 책으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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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망설이는 어른에게 - 서툴지만 다시 배워보는 관계의 기술
김나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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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오랫동안 내 안에 쌓여 있던 감정의 매듭 하나가 풀리는 것을 느꼈다.

살면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갈등과 오해를 경험한다.
때로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를 상처 입히기도 하고,
또 때로는 마음 한구석에 쌓인 서운함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사과라는 걸 알면서도,
‘사과하면 지는 것’ 같아 머뭇거렸고,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지’ 하는 두려움에 입을 다물었던 적이 있다.

『사과를 망설이는 어른에게』는 이런 우리의 솔직한 마음부터 따뜻하게 끌어안아준다.
이 책은 단순히 ‘사과를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사과를 둘러싼 심리적 메커니즘, 관계 안에서 작동하는 권력 구조,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배우지 못했던 ‘건강한 사과’의 방식을 깊이 있게 짚어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모든 문제가 사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미안함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 또한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이 책은 사과를 잘 하는 법만이 아니라,
때로는 부당한 사과를 거절하는 용기,
사과 이후 관계를 회복해가는 과정까지 다룬다.
그야말로 ‘사과에 대한 깊이 있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다.
사과를 주저하는 우리를 나무라지 않고,
"서툴러도 괜찮아요.
우리에겐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있으니까요."
조심스럽지만 단단한 위로를 건네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과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것도, 내가 지는 것도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건
'완벽한 사과'가 아니라,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사과'일지도 모른다.

『사과를 망설이는 어른에게』는 그런 사과를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관계 안에서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읽고 나면,
마음 어딘가에 작은 봄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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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 내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기술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함희영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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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인생 설계는 단순히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을 넘어,
'소울 인 더 게임(Soul in the Game)', 즉 영혼을 담은 창조적 삶을 추구하는 데서 시작된다.

투자자이자 작가인 비탈리 카스넬슨은 경제적 성공 이후에도 "나는 왜 살아가는가"를 고민하며 찾은 인생의 원칙들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소울 인 더 게임(Soul in the Game)’이다.
이는 단순히 성공을 향한 집착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온전히 담아 창조적 활동에 몰두하는 삶의 태도를 뜻한다.
투자, 경영, 예술, 인간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승리’가 아니라 ‘몰입’과 ‘진정성’을 삶의 최우선 가치로 삼자는 제안이다.

저자는 성공과 실패를 넘어,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해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인생 최고의 투자라고 믿는다.
이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효율성과 결과 중심적 사고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삶의 질서를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를 오간다.
스토아 철학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기르는 방법
일상의 작은 습관이 삶의 본질을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
클래식 음악과 창조적 활동이 인간성을 확장시킨다는 이야기

특히 책의 중심 축인 4,5장의 스토아 철학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통제 이분법' —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내려놓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 은 오늘날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실질적이고 실천 가능한 지침으로 다가온다.
또, 매일 산책하기, 가족과 대화하기, 커피를 천천히 음미하기 같은 '작은 투자'들을 통해, 삶의 본질적 만족을 찾는 길을 소개한다.

다만, 에세이, 투자, 철학, 클래식이라는 소재들이 자유롭게 오가면서, 한 번에 명확한 메시지를 잡아내기 어려운 순간도 있어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조차 '소울 인 더 게임'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삶이란 애초에 단선적인 이야기가 아니니까.

이 책의 구성은 완벽하지 않다.
다만,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묻고 있는 이들에게, 카스넬슨은 말한다.
"이 순간에도 당신의 삶은 흔들리고 있다. 지금, 당신의 삶을 설계하라."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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