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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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경관으로 사람들로 북적였던 관광지와 각종 질병과 범죄로부터 고립됐던 건물들이 현재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폐허의 공간으로 변해버린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열차들의 무덤이 된 소금사막 우유니, 조상의 고향인 될러스하임을 없애려 했던 히틀러, 언덕 꼭대기의 유령마을이 돼버린 이탈리아 크라코, 높은 성벽에 둘러싸여 그 누구도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했던 볼테라 정신병원, 부러진 팔다리의 모형들이 섬뜩하게 흩어져 있는 카멜롯 테마파크, 광산 폐쇄 이후 모두가 떠나버린 스웨덴의 그렌게스베리, 죄수들의 섬이 돼버린 앨커트래즈 등 한때 번영을 누렸지만 지금은 쓸모 없어진 장소를 찾아간다.


그곳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간의 어리석음과 오만, 편견과 혐오 등 온갖 흑역사가 새겨져있었다. 특히 원래 빈민을 위한 자선 병원이었던 볼테라 병원이 정신이상자를 감금하는 시설로 바뀌면서 잔인할 정도로 비인간적인 치료법으로 수많은 환자들을 실험하고 희생시켰던 역사는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병원은 1978년 폐쇄됐지만 건물 내부는 여전히 환자들의 공포와 비명으로 가득 찬 듯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다.


이 책의 버려진 장소들을 알아가다 보니 우리나라의 버려진 장소도 찾아가고 싶어진다.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버려진 곤지암 정신병원. 그곳에 7명의 공포체험단이 카메라를 들고 들어선다. 그리고 소름 끼치게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며 한 명씩 실종되는데... 가지 말라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3대 흉가 중 하나인 곤지암 정신병원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과 함께 공포의 건물로 악명을 떨쳤다. 급기야 페이크 다큐영화 <곤지암>이 개봉되면서 더욱 화제가 됐는데, 그 일로 건물주와 주민들의 고통이 상당했다고 한다. 결국 건물은 철거되고 현재 부지는 공터로 남아있다. 그리고 부지 뒷산 일대에는 쿠팡 곤지암 물리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왠지 밤이면 무서울 거 같아 ㅜㅜ)


‘가지 말라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하니 찾아가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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