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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평점 :
<바늘 끝에 사람이>
인간의 몸이 75퍼센트 이상 기계가 된 미래, 사람은 한낱 공장의 부품으로 취급되며 끊임없는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세상이 변하고 인식이 넓어지고 기술이 발달해도 바뀌지 않는 딱 하나, 바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 그들은 말한다. 짓밟고, 무시하고, 때려잡고, 굶겨 죽이고, 사람을 절망의 궁지로 몰아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어도 우리 모두는 너희와 같은 사람이라고...
<안나푸르나>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선생들이 학생들에게 가하는 폭력은 교육 차원에서 정당한 거였다. 감히 선생님의 감정을 건드려서도 안됐고 무조건 복종해야 했다. 당시 그런 부당함에 학생들 편에 섰던 몇몇 젊은 선생님들은 어느 순간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참교육과 인권에 대해 말씀해 주셨던 선생님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책 속 단편 중 <안나푸르나>를 읽으며 중학교 1학년 때 생물 선생님이 생각났다.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알려주셨고 당시 금지곡이었던 개똥벌레와 아침이슬을 우리에게 알려주시며 진짜 참교육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신 선생님이셨는데, 그 뒤로 소식을 알 수 없어 지금도 생각하며 가슴이 아프다.
이외에도 5•18민주화운동, 제주 4•3, 노동권 투쟁, 전교조 탄압, 공군 내 성범죄 등을 SF, 고전 설화, 호러 미스터리, 복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 소설로 전해준다. 저자는 국가 폭력의 역사적 비극이 계속되지 않길 바란다며 그의 방식대로 소설로 기록하며 연대하고자 한다.
역사는 늘, 가장 좋지 못한 부분만 골라서 되풀이된다. 정확히는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어리석음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보아야겠지. _책 속에서
그 어리석음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