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매시 메리골드(mash marigold) 1 :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BL] 매시 메리골드 1
소호 / 블루코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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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인의 배신으로 또다시 상처받기 싫어 사랑을 두려워 하는 겁쟁이 철벽 소심수 인오와 냉혹한 사업가지만 인오에게만은 한없이 상냥하고 매너좋은 벤츠공 아이반의 할리킹 밀당 리맨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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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매시 메리골드(mash marigold) 1 :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BL] 매시 메리골드 1
소호 / 블루코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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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인의 배신으로 또다시 상처받기 싫어 사랑을 두려워 하는 겁쟁이 철벽 소심수 인오와 냉혹한 사업가지만 인오에게만은 한없이 상냥하고 매너좋은 벤츠공 아이반의 할리킹 밀당 리맨물. 과거의 만남을 기억하지 못하는 수에게 다정한 성격인양 내숭떨며 구애하는 공이라는 설정때문에 초반에는 얼마전에 읽었던 책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등장인물들 성격이나 책 분위기, 내용 전개는 전혀 달랐다. 찌질한 똥차때문에 상처받았지만 다정한 벤츠공을 만났으니 전화위복인 셈! 작위적이고 뻔해 유치한 부분도 있었지만 미남계 만랩 벤츠공의 능청스럽고 달콤한 구애가 귀여워 책장은 잘 넘어간다.


" 나랑 연애합시다.

이노가 상상도 못 할 만큼 잘해줄게요. "


일상의 작은 행복만 바랐을 뿐인데, 커밍 아웃한 후 믿었던 가족들에게 버려지고 평생을 함께 하길 원했던 애인에게 배신당한 상처는 치명적이었다. 내 사람에게는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인오였기에 애인의 쓰레기같은 사고방식을 알면서도 미련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아이반의 다정한 구애를 매번 거부하는 인오. 그의 상처를 이해하면서도 겨우 한 번의 실연으로 다시는 상처받기 싫다고 사랑을 겁내는 인오때문에 답답했는데 현명한 친구의 따끔한 조언으로 용기를 내어서 다행이었다. 


" 투정부리지 마.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면서 살아.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잖아.

하지만 불행한 사람과 행복한 사람의 차이점이 뭔지 알아? "


" 상처받을 걸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느냐, 불행한 경험을 늘 곱씹으며 겁쟁이처럼 뒤로 물러나느냐의 차이야.

알아? 여기서 네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넌 영원히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거야. 행복해지고 싶다고 했잖아. "

- 『 mash marigold 』2권 본문중에서


매번 거부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인오가 다시 사랑을 시작할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려 준 멋진 아이반!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는 표지의 은혜로운 외모를 보니 까칠한 성격쯤은 흠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아이반의 말대로 다른 사람에게야 어찌 대하든 제 연인에겐 다정하고 잘해주면 되는 거지 뭐!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의미의 '매시 메리골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간절하게 바랐던 인오뿐만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 뭔지 모르고 메마른 삶을 살아온 아이반에게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매시 메리골드가 아니었을까?


" 잊을 수 없었습니다. 이노와의 그 기억이, 내 일상으로 파고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


이기적인 욕심에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서 내 사랑은 너뿐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들러붙는 인오의 질나쁜 애인때문에 열받았는데 아이반이 대신 복수해줘서 속이 다 시원했다. 그런 쓰레기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개아가 놈은 더한 벌을 받아도 싸다. 그나저나, 아이반이 성격을 속여가며 구애할만큼 하룻밤 상대였던 인오에게 반해 작정하고 한국에 온 계략공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의외였다. 인오에게 진심을 다하여 구애하게 된 아이반의 감정 변화를 조금 더 공감되도록 그려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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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투썸 투샷(A TWOSOME, TWO-SHOT) 1 [BL] 투썸 투샷(A TWOSOME, TWO-SHOT) 1
이한 / W-Beast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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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고 영악한 사기꾼 하이미와 착하고 양순한 순정 카우보이 제이의 좌충우돌 인생역전 스토리. 일확천금을 꿈꾸는 하이미에게 홀려 졸지에 2인조 사기단이 된 제이와  코믹스러운 여러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인 유쾌 발랄한 코믹물이지만 진지한 부분도 많아 가볍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본편 2권과 외전 2권, 총 4권으로 이루어졌는데 본편 거의 끝 무렵에서야 하이미가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지라 자신보다 서로를 위하는 진정한 연인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외전 '리얼 맥코이'까지  읽어야 완전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자신에게 맹목적으로 의지하는 제이를 이용해먹는 이기적인 하이미와 호구 기질이 다분한 제이 때문에 답답했던 본편보다 제이를 행복하게 해주려 노력하는 하이미의 모습이 흐뭇했던 외전이 더 좋았다. 뒤로 갈수록 몰입력이 나아지긴 했지만 초반에는 주인공들 성격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기도 했다.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실에 작가님의 허구가 더해진 사건 위주 전개가 재미있었지만 등장인물들도 많아 주인공들 로맨스에 집중된 단순 달달한 전개를 선호하는 분들은 취향탈 수도 있을 듯! 본편은 사기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악연으로 만나 2인조 사기단의 동업자이자 동거인 된 제이와 하이미의 2인조 사기 플레이가 중심이다.

 

" 난 너를 내 동업자로 선택했어. 

우리는 이제 한 식구야. "


말빨쎄고 이기적인 하이미에게 세뇌당해 비양심적인 사기에 동참하는 꼭두각시가 된 걸로 모자라 욕구 해소용 파트너까지 하게 된 제이. 인간답게 죽고 싶다는 바람에 남겨둔 장례비까지 훔쳐 간 하이미가 자신의 장례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하이미에게 빌붙은 제이는 나약한 자신과는 다른 강인한 생활력과 자유의지를 가진 그에게 매혹당한다. 강자에 대한 본능적인 동경은 어느새 그의 곁에서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바뀌었지만, 냉정하게 선을 긋는 하이미로 인해 무참하게 깨어진다. 


" 나를 좋아하지 마. 난 분명히 경고했어.

꿈도 꾸지 마. 난 너랑 못 살아. 말했잖아.

난 아무도 믿지 않는 놈이야. 네놈도 절대 믿지 못해. "


초반에는 어리숙하고 순진한 제이를 속여 전 재산을 가로챈 걸로 모자라 사기 동업자에 욕구 해소 파트너로 만든 하이미를 이기적인 개아가 사기꾼이라고 욕하고 제 몫도 못 챙기고 휘둘리는 호구 제이가 답답하기만 했다. 하지만 하이미가 양심을 저버린 일을 하는 사기꾼이긴 했지만 부양가족의 생계와 형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약간의 면죄부가 되어주기도 했고, 가족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천애 고아였기에 처음으로 가족 비슷한 울타리가 되어준 하이미에게 맹목적으로 의지하고 헌신하던 제이를 이해했다.


제임스는 천애고아였다.

웨스는 처음엔 그에게 가족이 어떤 의미일지, 혈연에 대한 제임스의 애착과 그리움이 얼마나 깊은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 네겐 이 세상에 의지할 가족이라고는 한 명도 없어. 아주 어릴 때부터 혼자였던 너는 네가 고아라는 사실을,

네가 혼자라는 사실을 항상 당연히 여겼어. 남들은 그 소중함을 깨닫지도 못하는 가족을 그리워하면서 누구보다 갈망하면서도

한 번도 가족이라는 안식처를 가져보지 못했어. 그러다 나를 만났지. 처음엔 악연이었지만 결국에는 여기 같이 오게 됐어.

그런 네게 나는 유일한 가족이잖아. 네게는 믿고 의지할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잖아? 그렇지, 제이? 나밖에 없지? " 


" 나는 너의 가족이 되고 싶어. 너의 동반자가 되어 하루, 이틀이 아니라 평생토록 네 곁에서 함께 하고 싶어.

- 『투썸 투샷 외전 '리얼 맥코이'』본문중에서


무거운 짐처럼 족쇄가 된 가족과 지적 장애 고향 친구 베니가 버거워 버럭 질을 하면서도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책임지는 츤데레 근성이 하이미를 더 이상 미워하지 못하게 했다. 정말 개아가였다면 그런 귀찮은 책임감 따위 진작에 때려치우고 사기 쳐서 번 돈으로 자신만을 위한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을 테니까. 물론, 아무리 생존을 위해서였다 해도 하이미의 본업인 사기는 분명 불법이었고 제이 역시 자존감이 바닥난 상태로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던 상태였으니,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한 하이미의 선택은 현명했다.


 " 세상에는 돈으로는 얻지 못하는 무엇이, 황금보다도 소중한 그 무엇이

존재한다는 걸 제이 네가 내게 가르쳐줬거든. "


시카고에서와는 달리 정체성을 되찾아 멋진 카우보이의 모습을 보여준 제이도 좋았고, 비록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좌절하고 고생하기도 했지만 타고난 근성으로 포기하지 않고 < 한다면 해내고야 마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리얼 맥코이'> 라고 인정받은 하이미도 멋졌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변치 않는 한 그토록 원하던 일상의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며 두 사람만의 안식처에서 행복할 것이다.


...... 알아, 카우보이.

네게는 내가 세상의 전부지.

너는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하잖아.

그래서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어. 너를.

네가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하니까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어.

- 『투썸 투샷 외전 '리얼 맥코이'』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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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언아더 헤븐(Another heaven) (총3권/완결)
황유하 지음 / 늘솔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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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월드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되었다기에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더월드 시리즈중에서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던 용기있는 여자 은우와 지옥같은 삶에서 구원이 되어준 한 여자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바친 검은 전사, 니힐. 시공을 넘나드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네버엔딩 판타지 로맨스. 스스로를 평범한 존재라고 했지만 니힐에게는 누구보다 특별했던 은우, 니힐의 애틋하고 절박했던 사랑이 돋보였던 책. 아더월드 시리즈에서 가장 애정했던 보로미르를 능가하는 취향 저격의 남자, 니힐덕분에 후유증이 오래갈 것 같은 예감이다. 보로미르 + 카일 + 크로우의 매력을 합친듯한 니힐을 가졌으니 은우가 시공을 넘어 마음 고생한 보람이 있었던 셈!


그녀는 정말로 평범한 사람이었다. 지구에서 살고 있던 보통의 인간이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니힐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이 곳, 아더월드에서, 이 말도 안 되는 다른 세상에서 그녀는 그를 만났고, 그를 사랑했다.

그저 평범하고 작은 미소로, 작은 손길로 그의 손을 잡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영원으로 보답 받았다.

그 어떤 인생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 『언아더 헤븐 』3권 본문중에서 



초반 프롤로그탓에 최루성 전개일거라는 것을 이미 예감하고 있었고, 등장인물들의 비밀과 주인공들이 넘어야할 고비가 어떤 것인지 뻔했는데도 섬세한 내면 묘사덕에 두 사람의 절박한 심정에 이입되어 감정소모가 심했다. 주인공들이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고 영원한 사랑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고비를 넘어야 했기에 왜 이렇게 두 사람에게 가혹한 건지 작가님이 잠시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결론은 만족스럽다. 총 60만자가 넘는 엄청난 분량인데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복잡 미묘한 판타지적 세계관때문에 취향탈 수도 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일부있었고, 초반 딱딱한 은우의 말투가 낯설긴 했지만 그럼에도 잘쓰여진 수작임에는 분명하다. 

 

 

차원이동 판타지 아더월드 시리즈는 켈스와 미스, 리머릭 세 개의 나라가 공존하는 노스랜드라는 아더월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다. 시리즈의 시작인 '아더월드'가 수호수를 소환하는 능력을 가진 전사의 나라 '켈스'를 배경으로 했었다면, 두 번째 시리즈 '새기다'는 강한 마법력을 지닌 마법사의 나라 '미스'가 주배경이었고, 이 책은 노스랜드중 마지막 나라 '리머릭'이 배경이다. 두 나라와는 달리 전사들의 힘이 약해 수호수를 소환할 수도 없고, 마법력도 부족했던 리머릭은 마도구라는 일종의 과학기술이 발달했다.


그렇게 탄생된 과학기술(?)의 집결체 '토크(torc)'는 리머릭 최강의 전사들의 검은 갑옷이 되어 인간의 한계를 어선 초월적인 능력을 끌어 냈지만, 검은 갑옷을 사용하는 대가는 치명적이다. '토크'에 생명을 갉아먹혀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능력을 욕심낸 인간들은 끊임없이 블랙 타워로 모여들었고, 그중 10인의 '검은 전사'에게만 토크의 주인이 될 자격이 주어진다. 그리고, 검은 전사들이 사는 블랙타워에는 그들과 '생명의 계약'을 맺은 10명의 아가씨들이 있다.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한 전사들의 사랑의 언약과는 전혀 다른 저주의 계약이었지만,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사랑은 그 불완전한 계약에서 부터 시작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사랑에 빠졌다.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미래 앞에서 서로의 손을 잡았다.

더 이상은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니힐. 아무도 믿지 못해 두꺼운 벽을 세우고 자신만을 위해 살던 그를 은우는 끊임없이 두드리고 자극했다. 그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 살아남기 위한 시작이었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에게 빠져버린 두 사람. 은우의 노력덕에 이제 겨우 니힐이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지만 두 사람의 달달하고 평온한 일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장 강한 동시에 '희생물'인 검은 전사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는 니힐에겐 미래가 없었고, 거대한 시간의 뱀 우로보로스의 부름으로 시간의 틈새에 빠진 은우에겐 그녀만이 할 수 있는 미션이 주어졌다.


" 너는 시간의 주인을 맞이하기 위한

중요한 구성요소로 이곳에 온 거야. "


잠든 시간의 주인을 깨워야 한다는 말만 해주고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우로보로스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온전하게 은우의 판단에 달렸다.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 여겨 온 은우는 어찌할 바를 몰라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원망하고 절망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나씩 실천한다. 니힐과 갈등을 겪고 힘들어 하면서도 사랑과 우정, 대의까지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 은우가 기특했다. 평범한 것이 가장 가치있다는 우로보로스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 평범한 것이 가장 가치 있지."

" 보통의 존재가 된다는 건,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야.

모든 일들은 사실 작은 행동 하나에서 시작되지. 길을 걷다 피어난 작은 꽃을 밟지 않는 일,

마주보는 타인에게 즐겁게 웃어주는 일,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일은 사실 조금도 특별하지 않아.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하지. "


" 그런일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누구나는 아니야. 대부분 자기 자신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니까." - 『언아더 헤븐 』1권 본문중에서 


죽음과 파괴의 척박한 환경에서 피어난 값진 우정, 죽은 친구를 닮은 소녀 '레나'와의 만남. 신의 미주라 불리는 마법에 가까운 술에 얽힌 비밀과 인간의 추악한 욕심으로 비롯된 지옥의 참상. 검은 전사들의 거주지인 블랙 타워를 지탱하는 핵의 존재. 우로보로스가 던져준 깊이 잠든 '시간의 주인'을 깨워야하는 소명. 변화를 두려워하는 검은 전사와 시공을 건너온 평범한 여자가 해결하기에는 무엇하나 쉬운 일은 없었지만 두 사람은 그들에게 펼쳐진 끝없는 역경을 딛고 잠든 신을 깨우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 인내하면, 언젠간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거란다. "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정해진 운명의 아귀를 맞춰나가는 과정이 너무 길었기에 두 사람이 견뎌야만 했던 고통의 시간이 안스러웠다. 은우를 제 목숨보다 아끼고 언제나 제 여자의 행복을 더 우선시 하던 니힐. 누구보다 강한 검은 전사인데도 제 여자의 이름조차 아까워 부르지 못하고 내겐 너 밖에 없다던 니힐의 고백이 너무 절박하게 들려 울컥했었다. 굴곡이 심했던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을 지켜보며 감정소모가 심했기에 네버엔딩을 암시한 에필로그는 큰 위안이 되었다. 그들은 그런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


우리는 함께 살아갈 것이다.

시간의 길이는, 시간의 장소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간은 함께 있음으로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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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SALTY SALTY SALTY(솔티 솔티 솔티)
하얀어둠 / 스칼렛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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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설에 가까운 분위기인데 솔티(salty)라는 제목은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게 된 주인공들의 짠내나는 굴곡진 삶때문이 아닌가 싶다. 돈이 인생의 전부였던 남자와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던 여자의 현실적인 로맨스. 작가 후기에 쓰여진 문장처럼 < 세상에 태어난 누구나 살아가면서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소한 행복들이 우리가 지닌 무게를 견딜 만하도록 달콤한 위로>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예쁘고 달달하진 않지만 꾸밈없이 현실적이라 더 공감되고, 담담하지만 흡인력 강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던 책.


하지만 기존 로설과는 다른 설정들로 인해 취향탈 만 하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여주가 교도소에서 6년간 징역을 살다 출소한 전과자라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게다가 남주도 로설독자들이 선호할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상처많고 오갈데 없는 여주를 짝사랑하는 남주라 곁에 두면서 따뜻하게 상처를 보듬어 주는 전개일 줄 알았는데, 왠걸. 시팔, 기지배라는 거친 말투와 보수적인 마초 근성은 기본, 돈벌레 구두쇠에다 버럭질로 여주를 통박주기 일쑤라 초반에는 무슨 이런 놈이 로설 남주인가 어리둥절했다.

 

구두쇠 마인드 강요하는 남주때문에 주인공들의 일상은 근검 절약을 넘어 구질구질하기까지 하다. 비중있는 악조연이 없는 대신 자기 생각만 옳다 주장하는 남주 자체가 갈등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속의 누구 말마따나 '나이만 처먹은 애새끼' 같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의 남주 종열을 미워하지 못했던 것은​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할 어린 나이에 부모가 남긴 빚을 갚기위해 맨몸으로 험한 세상과 맞부딪혀 살아남기위해 독해져야 했던 그의 삶과 험악한 말과는 달리 애가 타는 속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면서 미워할 수밖에 없을 만큼,

미워하면서도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만큼 얼마나, 얼마나.....

 

 

살가운 말한마디 할 줄 모르는 남자라 가끔씩 내보이는 종열의 애정표현이 귀엽기도 했다. 여자라는 족속은 돈 까먹는 기계라며 힘들게 번 돈을 왜 다른 사람을 위해 써야하냐며 결혼도 안하겠다고 돈 쓰는 일을 병적으로 싫어하면서 지안에겐 나름 이것저것 사주기도 하고, 많이 먹는다고 대놓고 구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 안달하던 츤데레. 제발 말실수해놓고 돌아서서 후회하지말고 속으로만 예쁘다 하지말고 그 마음을 표현 좀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사람이 쉽게 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안덕에 조금씩 뭐가 중요한지 깨닫고 변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살면서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으니 서로 맞춰가며 살아가길!

 

자격지심과 질투심에 생각없이 막 내뱉은 말로 여주 지안의 마음을 다치게 할때는 등짝을 패주고 싶기도 했지만, 버럭버럭 큰소리치면서도 늘 초조하게 지안의 눈치보는 못난 모습을 보니 안스럽기도 했다. 상대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제 생각대로만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종열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과 버럭질 대화 스킬때문에 번번이 상처받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종열에게 맞춰주려는 지안의 노력이 눈물겹다 못해 답답할 때도 있었다. 종열뿐만 아니라 지안역시 전과자라는 자격지심으로 사랑앞에 당당하지 못했기에.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멀리서 근거를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살아가는 누구나 형태는 달라도 자의로, 타의로, 혹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불행을 떠안고 살아간다.

알고 있었다.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며, 나의 통제 범위를 넘은 변수로 가득 차 있다는 걸.

- 『SALTY SALTY SALTY』 본문중에서

 

주변만 맴돌다 끝나버린 비참했던 열 여덟 첫사랑의 기억. 다 식어버린 감정이라 여겼는데 십여 년만에 재회한 여자는 그의 가슴에 다시 불을 질렀고,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격지심을 느끼게 만드는 여자가 미웠다. 사랑은 사람을 들뜨게도 하지만 때론 비참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필이면 왜 예쁘지도 않고 살갑게 애교도 피울줄 모르는 눈치라곤 약에 쓸래도 없는 선머슴 같은 기지배한테 넋을 빼놓아야 하는 건지. 니까짓게 뭔데 매번 전전긍긍 매달리게 하는 거냐고 화가나서 따지고 싶었다.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면서 정작 여자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가 지은 죄에 대한 두려움에 사랑앞에서도 당당하지 못했던 지안. 사는게 힘들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죽음의 유혹에 흔들리던 지안을 붙잡아준 것은 종열이었다. 다정한 위로의 말로 보듬어 준 것은 아니지만 지안이 위태로울때마다 귀신같이 눈치채고 함께 있어주는 종열이 신기했다. 때로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주인공들의 굴곡진 삶을 보면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나기도 했다. 종열의 말처럼 지안의 불행은 안타까웠지만 두 사람을 다시 이어준 계기가 되어주었고, 종열또한 그렇게 힘들게 살았기에 위로가 되어준 지안을 마음에 품었던 건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그들의 삶은 크고 작은 불행이 닥칠 수도 있겠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면 좋은 날도 있을테니 일상속에서 소소한 행복에 위안받으며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홀로 여관방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을땐 죽고 싶었다. 살아가는 게 겁이 났다.

겁이 나서, 사실은 죽고 싶었었다. 만약 그때 죽어 버렸다면, 과연 지금의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


지금도 근심거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중략)

하지만, 지안은 살아 보고 싶었다.

언젠가 영우에게 약속했듯 살아서, 끝까지 살아서, 그래서, 나중에 말해 주고 싶었다.

사는 것, 그거 정말 별거 아니더라고. - 『SALTY SALTY SALTY』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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