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설에 가까운 분위기인데 솔티(salty)라는 제목은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게 된 주인공들의 짠내나는 굴곡진 삶때문이 아닌가 싶다. 돈이 인생의 전부였던 남자와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던 여자의 현실적인 로맨스. 작가 후기에 쓰여진 문장처럼 < 세상에 태어난 누구나 살아가면서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소한 행복들이 우리가 지닌 무게를 견딜 만하도록 달콤한 위로>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예쁘고 달달하진 않지만 꾸밈없이 현실적이라 더 공감되고, 담담하지만 흡인력 강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던 책.하지만 기존 로설과는 다른 설정들로 인해 취향탈 만 하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여주가 교도소에서 6년간 징역을 살다 출소한 전과자라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게다가 남주도 로설독자들이 선호할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상처많고 오갈데 없는 여주를 짝사랑하는 남주라 곁에 두면서 따뜻하게 상처를 보듬어 주는 전개일 줄 알았는데, 왠걸. 시팔, 기지배라는 거친 말투와 보수적인 마초 근성은 기본, 돈벌레 구두쇠에다 버럭질로 여주를 통박주기 일쑤라 초반에는 무슨 이런 놈이 로설 남주인가 어리둥절했다. 구두쇠 마인드 강요하는 남주때문에 주인공들의 일상은 근검 절약을 넘어 구질구질하기까지 하다. 비중있는 악조연이 없는 대신 자기 생각만 옳다 주장하는 남주 자체가 갈등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속의 누구 말마따나 '나이만 처먹은 애새끼' 같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의 남주 종열을 미워하지 못했던 것은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할 어린 나이에 부모가 남긴 빚을 갚기위해 맨몸으로 험한 세상과 맞부딪혀 살아남기위해 독해져야 했던 그의 삶과 험악한 말과는 달리 애가 타는 속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면서 미워할 수밖에 없을 만큼, 미워하면서도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만큼 얼마나, 얼마나..... 살가운 말한마디 할 줄 모르는 남자라 가끔씩 내보이는 종열의 애정표현이 귀엽기도 했다. 여자라는 족속은 돈 까먹는 기계라며 힘들게 번 돈을 왜 다른 사람을 위해 써야하냐며 결혼도 안하겠다고 돈 쓰는 일을 병적으로 싫어하면서 지안에겐 나름 이것저것 사주기도 하고, 많이 먹는다고 대놓고 구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 안달하던 츤데레. 제발 말실수해놓고 돌아서서 후회하지말고 속으로만 예쁘다 하지말고 그 마음을 표현 좀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사람이 쉽게 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안덕에 조금씩 뭐가 중요한지 깨닫고 변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살면서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으니 서로 맞춰가며 살아가길! 자격지심과 질투심에 생각없이 막 내뱉은 말로 여주 지안의 마음을 다치게 할때는 등짝을 패주고 싶기도 했지만, 버럭버럭 큰소리치면서도 늘 초조하게 지안의 눈치보는 못난 모습을 보니 안스럽기도 했다. 상대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제 생각대로만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종열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과 버럭질 대화 스킬때문에 번번이 상처받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종열에게 맞춰주려는 지안의 노력이 눈물겹다 못해 답답할 때도 있었다. 종열뿐만 아니라 지안역시 전과자라는 자격지심으로 사랑앞에 당당하지 못했기에.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멀리서 근거를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살아가는 누구나 형태는 달라도 자의로, 타의로, 혹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불행을 떠안고 살아간다. 알고 있었다.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며, 나의 통제 범위를 넘은 변수로 가득 차 있다는 걸. - 『SALTY SALTY SALTY』 본문중에서 주변만 맴돌다 끝나버린 비참했던 열 여덟 첫사랑의 기억. 다 식어버린 감정이라 여겼는데 십여 년만에 재회한 여자는 그의 가슴에 다시 불을 질렀고,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격지심을 느끼게 만드는 여자가 미웠다. 사랑은 사람을 들뜨게도 하지만 때론 비참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필이면 왜 예쁘지도 않고 살갑게 애교도 피울줄 모르는 눈치라곤 약에 쓸래도 없는 선머슴 같은 기지배한테 넋을 빼놓아야 하는 건지. 니까짓게 뭔데 매번 전전긍긍 매달리게 하는 거냐고 화가나서 따지고 싶었다.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면서 정작 여자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찾아 헤매게 된다.그리고, 스스로가 지은 죄에 대한 두려움에 사랑앞에서도 당당하지 못했던 지안. 사는게 힘들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죽음의 유혹에 흔들리던 지안을 붙잡아준 것은 종열이었다. 다정한 위로의 말로 보듬어 준 것은 아니지만 지안이 위태로울때마다 귀신같이 눈치채고 함께 있어주는 종열이 신기했다. 때로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위안을 받기도 한다.주인공들의 굴곡진 삶을 보면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나기도 했다. 종열의 말처럼 지안의 불행은 안타까웠지만 두 사람을 다시 이어준 계기가 되어주었고, 종열또한 그렇게 힘들게 살았기에 위로가 되어준 지안을 마음에 품었던 건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그들의 삶은 크고 작은 불행이 닥칠 수도 있겠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면 좋은 날도 있을테니 일상속에서 소소한 행복에 위안받으며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홀로 여관방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을땐 죽고 싶었다. 살아가는 게 겁이 났다. 겁이 나서, 사실은 죽고 싶었었다. 만약 그때 죽어 버렸다면, 과연 지금의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지금도 근심거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중략)하지만, 지안은 살아 보고 싶었다.언젠가 영우에게 약속했듯 살아서, 끝까지 살아서, 그래서, 나중에 말해 주고 싶었다. 사는 것, 그거 정말 별거 아니더라고. - 『SALTY SALTY SALTY』본문중에서
일반 소설에 가까운 분위기인데 솔티(salty)라는 제목은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게 된 주인공들의 짠내나는 굴곡진 삶때문이 아닌가 싶다. 돈이 인생의 전부였던 남자와 힘들어도 긍정적으로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던 여자의 현실적인 로맨스. 작가 후기에 쓰여진 문장처럼 < 세상에 태어난 누구나 살아가면서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사소한 행복들이 우리가 지닌 무게를 견딜 만하도록 달콤한 위로>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예쁘고 달달하진 않지만 꾸밈없이 현실적이라 더 공감되고, 담담하지만 흡인력 강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던 책.
하지만 기존 로설과는 다른 설정들로 인해 취향탈 만 하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여주가 교도소에서 6년간 징역을 살다 출소한 전과자라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게다가 남주도 로설독자들이 선호할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상처많고 오갈데 없는 여주를 짝사랑하는 남주라 곁에 두면서 따뜻하게 상처를 보듬어 주는 전개일 줄 알았는데, 왠걸. 시팔, 기지배라는 거친 말투와 보수적인 마초 근성은 기본, 돈벌레 구두쇠에다 버럭질로 여주를 통박주기 일쑤라 초반에는 무슨 이런 놈이 로설 남주인가 어리둥절했다.
구두쇠 마인드 강요하는 남주때문에 주인공들의 일상은 근검 절약을 넘어 구질구질하기까지 하다. 비중있는 악조연이 없는 대신 자기 생각만 옳다 주장하는 남주 자체가 갈등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속의 누구 말마따나 '나이만 처먹은 애새끼' 같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의 남주 종열을 미워하지 못했던 것은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할 어린 나이에 부모가 남긴 빚을 갚기위해 맨몸으로 험한 세상과 맞부딪혀 살아남기위해 독해져야 했던 그의 삶과 험악한 말과는 달리 애가 타는 속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면서 미워할 수밖에 없을 만큼,
미워하면서도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만큼 얼마나, 얼마나.....
살가운 말한마디 할 줄 모르는 남자라 가끔씩 내보이는 종열의 애정표현이 귀엽기도 했다. 여자라는 족속은 돈 까먹는 기계라며 힘들게 번 돈을 왜 다른 사람을 위해 써야하냐며 결혼도 안하겠다고 돈 쓰는 일을 병적으로 싫어하면서 지안에겐 나름 이것저것 사주기도 하고, 많이 먹는다고 대놓고 구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 안달하던 츤데레. 제발 말실수해놓고 돌아서서 후회하지말고 속으로만 예쁘다 하지말고 그 마음을 표현 좀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사람이 쉽게 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안덕에 조금씩 뭐가 중요한지 깨닫고 변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살면서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으니 서로 맞춰가며 살아가길!
자격지심과 질투심에 생각없이 막 내뱉은 말로 여주 지안의 마음을 다치게 할때는 등짝을 패주고 싶기도 했지만, 버럭버럭 큰소리치면서도 늘 초조하게 지안의 눈치보는 못난 모습을 보니 안스럽기도 했다. 상대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제 생각대로만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종열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과 버럭질 대화 스킬때문에 번번이 상처받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종열에게 맞춰주려는 지안의 노력이 눈물겹다 못해 답답할 때도 있었다. 종열뿐만 아니라 지안역시 전과자라는 자격지심으로 사랑앞에 당당하지 못했기에.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멀리서 근거를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살아가는 누구나 형태는 달라도 자의로, 타의로, 혹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불행을 떠안고 살아간다. 알고 있었다.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며, 나의 통제 범위를 넘은 변수로 가득 차 있다는 걸. - 『SALTY SALTY SALTY』 본문중에서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멀리서 근거를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살아가는 누구나 형태는 달라도 자의로, 타의로, 혹은 자의반 타의 반으로 불행을 떠안고 살아간다.
알고 있었다.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며, 나의 통제 범위를 넘은 변수로 가득 차 있다는 걸.
- 『SALTY SALTY SALTY』 본문중에서
주변만 맴돌다 끝나버린 비참했던 열 여덟 첫사랑의 기억. 다 식어버린 감정이라 여겼는데 십여 년만에 재회한 여자는 그의 가슴에 다시 불을 질렀고,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격지심을 느끼게 만드는 여자가 미웠다. 사랑은 사람을 들뜨게도 하지만 때론 비참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필이면 왜 예쁘지도 않고 살갑게 애교도 피울줄 모르는 눈치라곤 약에 쓸래도 없는 선머슴 같은 기지배한테 넋을 빼놓아야 하는 건지. 니까짓게 뭔데 매번 전전긍긍 매달리게 하는 거냐고 화가나서 따지고 싶었다.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면서 정작 여자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가 지은 죄에 대한 두려움에 사랑앞에서도 당당하지 못했던 지안. 사는게 힘들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죽음의 유혹에 흔들리던 지안을 붙잡아준 것은 종열이었다. 다정한 위로의 말로 보듬어 준 것은 아니지만 지안이 위태로울때마다 귀신같이 눈치채고 함께 있어주는 종열이 신기했다. 때로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주인공들의 굴곡진 삶을 보면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나기도 했다. 종열의 말처럼 지안의 불행은 안타까웠지만 두 사람을 다시 이어준 계기가 되어주었고, 종열또한 그렇게 힘들게 살았기에 위로가 되어준 지안을 마음에 품었던 건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그들의 삶은 크고 작은 불행이 닥칠 수도 있겠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면 좋은 날도 있을테니 일상속에서 소소한 행복에 위안받으며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홀로 여관방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을땐 죽고 싶었다. 살아가는 게 겁이 났다. 겁이 나서, 사실은 죽고 싶었었다. 만약 그때 죽어 버렸다면, 과연 지금의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지금도 근심거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중략)하지만, 지안은 살아 보고 싶었다.언젠가 영우에게 약속했듯 살아서, 끝까지 살아서, 그래서, 나중에 말해 주고 싶었다. 사는 것, 그거 정말 별거 아니더라고. - 『SALTY SALTY SALTY』본문중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홀로 여관방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을땐 죽고 싶었다. 살아가는 게 겁이 났다.
겁이 나서, 사실은 죽고 싶었었다. 만약 그때 죽어 버렸다면, 과연 지금의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
지금도 근심거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중략)
하지만, 지안은 살아 보고 싶었다.
언젠가 영우에게 약속했듯 살아서, 끝까지 살아서, 그래서, 나중에 말해 주고 싶었다.
사는 것, 그거 정말 별거 아니더라고. - 『SALTY SALTY SALTY』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