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모형정원 [BL] 모형정원 1
세람 / M블루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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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레벨 에스퍼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가이드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폭력적인 에스퍼와의 강압적인 성관계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몸과 정신이 만신창이가 된 도연. 10레벨 에스퍼임에도 목숨을 담보로 센터에 굴욕적으로 이용당해야 했던 서림.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의명분을 빌미로 인권을 유린당해야 했던 상처많은 두 사람. 세상에 유일하게 의미있는 존재가 된 도연이 죽는걸 보느니 차라리 세상을 멸망시키길 주저하지 않았던 서림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에스퍼(초능력자)와 '가이딩'으로 그들의 폭주를 막는 정신적 지주격인 가이드가 등장하는 가이드버스 세계관의 판타지물.


스팩타클한 전투신이나 페어가 된 에스퍼와 가이드의 로맨스가 중심인 가이드버스물들과는 전혀 다른 전개라 신선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이 멸망한 이후의 현재 재난 상황과 아포칼립스에 이르기까지의 과거 회상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전개. 단권이라 구구절절한 내용은 배제한 채 주요 장면만 요약해서 보여줘서 좋았지만 서림이 그렇게까지 도연을 사랑하게 된 과정도 생략되어 아쉽다. 제목은 세상을 멸망시켜 다 죽게 해놓고 둘만 알콩달콩사는게 과연 해피엔딩일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인 것 같다. 대의명분에 빌미로 10레벨 가이드와 에스퍼를 절대 포기할 리 없으니 세상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었을 그들의 선택.


공허함의 끝에서 마주한,
스스로 선택한 낙원이었다.


멸망한 세상, 둘만의 모형정원.


 

아포칼립스의 원인제공을 한 당사자로서 죄책감을 느끼던 도연도, 모두를 죽이고 싶었던 서림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죄없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지탱될 세계 평화가 얼마나 가치있을까? 한 두사람의 계략으로 무너질만큼 약한 세상이라니. 그렇게 중요한 위치의 존재였다면 자유를 빼앗고 희생을 강요하기보다 그들이 스스로 세상을 위해 일하고 싶게끔 대우 해줬어야 마땅했다.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가리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해 세상의 눈을 속였던 권력자들도 대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던 대중들도 희생의 당사자가 자기 자신이나 소중한 가족이었더라면 그랬을까?


도연과 서림의 아픈 과거사나 포스트 아포칼립스 이후 도연의 비참한 생존기를 디테일한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았고, 멸망한 세상에서 구하기 힘든 것들을 구해주고 둘만의 낙원을 만들어주는 서림덕에 그렇게 피폐한 분위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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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L] 어쩌다, 게이
쓰레기 / BLYNUE 블리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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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친구 위로차 만취상태에서 썼던 각서 한 장이 계기가 되어 '떡밥에만 관심많은 연애계약'을 시작한 엉뚱한 두 고딩의 배틀연애 개그물이다. 서로 갈구면서도 절친한 승규와 범진의 우정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해 본 '키스'로 인해 미묘한 감정이 오가는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술김에 한 해프닝으로 그냥 넘길 수 있었던 일이 상대방에게 지기 싫은 치기어린 자존심 대결로 이어지고 급기야 '키스 파트너'라는 이상야릇한 관계로 변질되자 당황하는 주인공들.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면서도 처음으로 느껴본 동성애 감정에 혼란스러워하고 감정표현에 서툴러 자존심을 내세우느라 오해가 쌓이고 쌓여 삽질을 하던 두 녀석들이 귀여웠다.


유쾌 발랄한 학원물에 스피드한 전개라 재미있게 읽었지만 감정 변화보다는 스킨십에 집중되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감정이 진지한 사랑인지 성적 호기심에서 비롯된 질풍노도 시기의 일시적인 변덕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책 소개글에 나와 있듯 흡연과 음주는 기본, 틈만나면 야한 스킨십 주고받기 바쁜 < 할거 다하는 고딩> 녀석들의 미래가 다소 걱정도 됐는데  어리기에 여전히 서툴고 티격 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맞춰주려 노력하는 외전을 보고 안심했다.

 

주인공들 외에도 두 녀석의 연애에 지대한 도움을 준 아방한 이중스파이(?) 도윤과 까칠한 재열의 사연도 궁금했는데 이미 그 커플들을 주인공으로 한 책이 나와있어 기뻤다.  재열과 도윤의 이야기 < 사랑하는 나의 귀신님 >도 어서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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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L] 맨 인 스토리빌(Man in Storyville) 1권 [BL] 맨 인 스토리빌 1
제이힌 / BLYNUE 블리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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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서로 사랑하는 티가 나는데 두 사람만 그 사실을 모르고 혼자만의 짝사랑이라 착각하던 메이와 크리스. 서로 사랑하면서도 솔직하지 못해 먼 길을 돌아야 했던 주인공들의 삽질만땅 로맨스다. 부모님의 과대한 기대와 욕심때문에 자유롭게 살 권리를 저당답혀야 했던 두 사람이 안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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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L] 맨 인 스토리빌(Man in Storyville) 1권 [BL] 맨 인 스토리빌 1
제이힌 / BLYNUE 블리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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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면서도 솔직하지 못해 먼 길을 돌아야 했던 주인공들의 삽질만땅 로맨스. 무늬만 가족일뿐이라 오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분위기다. 누가봐도 서로 사랑하는 티가 나는데 두 사람만 그 사실을 모르고 혼자만의 짝사랑이라 착각하던 메이와 크리스. 초반 갖가지 방법으로 크리스를 유혹해도 넘어오지 않는다고 투덜대면서도 막상 반응을 보이면 부끄러움에 도망쳐서 어이없게 만들었던 메이는 자신의 꿈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헌신을 아끼지 않아 기특했었다. 뒤로갈수록 나아지긴 했지만 다소 산만하고 유치한 부분도 있어 취향탈만 하다.   


때로는 무모하고 유치해 보이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인생을 살았던 메이. 그에비해 메이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들을 남녀가리지 않고 질투하고 소유욕을 드러내면서도 출신이 천한 자신은 메이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격지심에 늘 소극적으로 굴던 입양아 크리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답답했다. 메이가 먼저 유혹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평생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했을테고, 메이가 그런 강단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주인공들은 꿈과 사랑, 둘 중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 넌 항상 그렇게 내 진심을 그냥 넘겨짚고

내 행복도 네가 함부로 결정해버리려고 하잖아. "


부모님의 과대한 기대와 욕심때문에 자유롭게 살 권리를 저당답혀야 했던 주인공들. 좋아서가 아닌 의무감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한데다 더러운 거래으로 집안의 명예를 유지하려한 부모로 인해 제 실력에 의문을 품어야 했던 메이는 역량이 더 뛰어난 크리스가 손해 보는 상황을 견디지 못했다. 그리고, 크리스는 자신이 메이의 자유를 가두는 족쇄라는 죄책감에 힘들어한다. 소중한 연인에게 죄책감에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서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도 못하고 서로 의지하지도 신뢰하지도 못해 갈등을 겪게 된다.


" 난 그저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게 꿈이고

너는 클래식을 연주하는 게 꿈일 뿐인데...

각자 재능도 있는데 왜 이렇게 서로한테 방해만 되는 건지 모르겠어. "


피를 나눈 혈육은 아니지만 어릴때 입양되어 한집에서 자란 가족인데 주인공들은 서로를 형제보다는 친구처럼 여기고, 두 사람의 가족들도 동성애나 형제간 근친 관계에 거부감을 느끼기 보다 메이가 클래식이 아닌 재즈로 전향했다는 사실에 더 충격받고 분노한 전개라 좀 어이없기도 했다. 아마 크리스를 입양하여 한집에서 살게했지만 부모라기 보다는 스폰서에 가까웠다는 것을 모두가 은연중에 알고 있었기에 애초 형제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아들이 진정으로 바란 것이 무엇인지는 관심없고 클래식 명문가의 권위와 명예를 드높이고 자신들의 꿈을 실현해줄 도구로 자식들을 이용해온 이기적인 부모에게 메이가 그런말을 한 것도 당연하다. 


" 자기 꿈은 자기가 이뤄야지 왜 남한테

이뤄달라고 성원인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


즐겁게 재즈 연주를 하던 크리스처럼 되고 싶어 재즈 피아니스트가 꿈이 되어 버린 메이. 시작은 재즈였지만 메이의 연주에 반해 우상과도 같은 메이 곁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클래식을 좋아하게 된 크리스. 좋아하는 장르는 달랐지만 클래식이든 재즈든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군간의 강요나 의무감에서 하는 연주가 아닌 자신이 진짜 좋아서 즐겁게 하는 것이다. 부모들의 욕심때문에 인생이 휘둘린 두 사람이 앞으로는 누구의 방해도 없이 하고 싶은 분야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길! 

 

" 재즈건 클래식이건 모두 다 음악가라고.

본인이 연주하는 게 즐거워서 남의 흥까지 돋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연주가들의 인생이 결정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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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L] 눈가리기 [BL] 눈가리기 1
이미누 지음 / 시크노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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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연령이 낮은 데다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오랫동안 학대에 노출된 탓에 자기 환상을 충족시켜 줄 '아빠'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는 슬프도록 순수한 심신 미약공 정윤과 학창시절 질 나쁜 남학생들에게 몹쓸 짓을 당한 트라우마로 자기 학대를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 있는 시체처럼 지내온 해원. 돌이킬 수 없을 지경으로 정신이 망가진 주인공들이 서로의 존재로 위안 받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어둡고 피폐한 내용 때문에 취향 탈만 하지만 두 사람이 겪었던 끔찍한 일들을 디테일한 장면으로 보여주는 전개는 아니라서 감정 소모는 심하지 않은 편이다.


초반에는 살인범인지도 모를 낯선 남자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 해원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거기다 처음 보는 타인을 '아빠'로 착각하는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사람을 애완동물처럼 사육하다니. 정윤만큼이나 정신이 망가져버린 해원의 캐릭터를 알고나서야 그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자기 학대를 반복하던 해원은 삶에 큰 미련도 없었기에 정윤이 위험한 살인범이라 해도 상관 없었을 테고, 동질감이 드는 상대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 충동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다.


" 내가 조금 불안해 보였어? 아파서 그런 게 아니야.

여기가 망가져서 그런 것뿐이야. 너만큼이나."


정윤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을 알고는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홀로 세상과 맞서야 했던 자신의 모습을 겹쳐보며 맹목적일 만큼 순수한 정윤이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고 원하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고 지켜주고 싶었을 해원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인지 능력이 부족해 혼자 세상을 살아가기 힘든 정윤에게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다정한 '아빠'의 존재가 절실했고, 방부 처리 잘 해 놓은 시체와도 같았던 해원에게 정윤은 살아갈 이유가 되어주었으니 두 사람은 필수불가결의 공의존 관계였던 셈이다. 


' 괜찮아, 이제 나랑 살면 돼. 나는 널 버리지 않을게.

네 곁에서 없어지지 않을게. '


자기 불리한 것은 다 잊고 눈을 가린 채 살아가려는 정윤에게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네 방식대로 살아도 괜찮다고 해원이 말해 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역시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 망가진 사람은 절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정윤의 선택을 이해했던 해원. 정상적인 모습은 아닐지라도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당사자들을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든다면 그들만의 방식대로 살아가길 선택한 두 사람을 비겁하다고만 할 수 없을 것 같다.


" 과거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그런 건 여건이 되는 사람들이나 하면 돼.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살아가면 충분해. " 


" 병증 또는 장애란 건 말이지, 본인이 불편함과 불행함을 느껴야만 성립되는 거야. 특히 정신적인 측면이라면 더더욱."

" 애초에 그 미쳤다는 것도 네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지. 요컨대 문제는 이거야. 본인이 지금 상태에 만족하고, 충분히 행복을 느끼고, 본인의 장애를 보조할 수단이 있다면, 굳이 인간이 정상인으로서의 삶을 갈망해야만 할까. "


이미 한 번 망가진 사람은 절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과거의 해원이 그랬고 미래의 정윤 또한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망가진 모습 그대로 행복과 안식을 찾는 수밖에 없다. (중략)

망가진 사람끼리 서로를 끌어안고 따뜻함을 추구할 수 있다면, 이 애는 변하지 않아도 조금도 상관없다.

- 『눈가리기 』본문중에서 


비틀린 소유욕으로 인한 범죄를 정윤의 탓으로 돌리며 어설프게 자기 합리화하던 비겁한 서브공 때문에 열받기도 했다. 해원을 말마따나 스스로의 목적이 순수하다고 믿고 있을 뿐인 '상상 이상의 쓰레기'. 인지 능력이 부족한 정윤을 이용하려는 더러운 인간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그를 잘 이해하고 보호해 줄 능력을 갖춘 해원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정윤의 행복을 바라는 해원의 진심이 전해졌기에 '아빠'만을 찾던 정윤도 조금은 성장했을 것이고, 맹목적인 신뢰와 애정을 퍼붓는 정윤 덕에 해원도 따뜻한 감정을 되찾았으니 천생연분! 어쩌면 서로의 슬픔을 감당하지 못해 힘들 때도 있겠지만 함께 있는 한 두 사람은 괜찮을 것이다.


당신과 함께라면, 눈을 돌리지 않고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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