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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학책 -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유쾌한 과학 교양
김진우(은잡지) 지음, 최재천 감수 / 빅피시 / 2025년 11월
평점 :

지은이의 애칭? 별칭이 은잡지인가 했더니 ‘은근한 잡다한 지식’ 유튜브 채널의 줄임말 이었다. 일상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엉뚱한 질문들을 파고들다가 대부분 그 답이 과학에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단순히 어려운 과학 지식들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과학 원리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독자가 52만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뇌과학, 의학,천문학, 화학, 물리 등 다양한 과학 분과의 기초 지식을 두루 다루는 덕분에 공무원 시험에도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학습 효과가 있었다고 다양한 구독자의 댓글이 잇는다고 한다. 현재는 기상청, 교육부 등 정부기관과 협업을 하며 공중파로도 송출되는 공신력도 얻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호기심 세포가 있다. 어렵다고 하면 한없이 어렵겠지만 궁금증을 해결하는 대로 따라가보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저서로는 <엉뚱한 과학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은 감수를 최재천 교수가 했다고 해서 호기심이 더 가긴 했었다.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로 유명하고 10여년간 중남미 열대를 누비며 동물의 생태를 탐구한 뒤 한국에 돌아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명에 대한 지식과 사랑을 널리 알리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이상한 과학책>에 매력을 느끼며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던 이유 중 하나가 인간이 자연에 개입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반대로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사소할 수 있는 궁금증을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질 거라고 말한다. 또한 다양한 생물을 이해하는데도 꼭 필요한 태도라고 말한다.
지구의 실질적 지배자는 인간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분명한 것은 사람의 힘으로 아우를수 없는 자연 섭리의 힘이 더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사람도 자연과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하고 우리 이후의 세대에게 잘 남겨주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그 연결고리가 바로 이 <이상한 과학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주제는 여섯가지로 분류해 두었지만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고 관심가지는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해도 된다고 말한다.
사실 제목만 봐도 당장 펼쳐보고 싶은 주제들이 있었다.
1. 어떤 주사는 팔에 맞고 어떤 주사는 엉덩이에 맞을까?
이것은 주사를 맞는 부위에 따라 다른데 피부, 근육, 혈관으로 나뉜다. 피부에 맞는 것은 약물이 피부에 먼저 흡수되고, 이후에 혈관을 통해 흐르므로 효과는 제일 느리지만 부작용이 낮다. 피부도 피내와 피하로 나뉘는데 피내는 진피에 피하지방에 맞는 것은 피하주사라고 한다. 일부 백신이나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투여할 때 피하주사를 맞는다. 피부에 맞는 주사는 부위에 크게 상관없지만 주사를 놓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팔에 맞는다. 근육에 맞는 주사는 피부에 맞는 것보다 효과가 빠르고 엉덩이에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엉덩이에 맞는다. 엉덩이 근육에는다리 감각을 느끼고 운동을 조절하는 좌골신경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신경을 피해서 가장 위쪽, 바깥쪽 부위에 주사를 놓는다. 12개월 미만 영아는 엉덩이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엉덩이 주사를 맞지 않는 것이며, 혈관에 바로 맞는 정맥이나 동맥주사는 효과는 빠르지만 부작용이 있을 우려가 있기에 응급상황이거나 수혈을 할 때나 수액을 맞을 때만 맞는다.
그렇다면 어떤 주사는 맞고 나서 문지르고 어떤 주사는 꾹 누르라고 할까? 꾹 누르는 주사는 혈관 주사여서 지혈을 위한 것이고 문지르는 주사는 근육 주사이기 때문에 약물이 고르 퍼지기 위함이다. 즉 주사 부위와 방법은 약물의 최대 효과를 누리기 위한 지혜에서 출발했다.

2. 오늘부터 양치를 하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은?
입안의 이쓴느 여러 세균 중 충치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균이 뮤탄스균인데 뮤탄스균의 먹이가 되는 음식물 찌꺼기를 없애는 행위가 양치질이다. 양치를 하지 않으면 뮤탄스균이 활발히 활동해서 잇몸과 이 사이에 치태를 만들게 되고 칼슘과 만나면 딱딱하게 되면서 이게 바로 치석이다. 치석은 뮤탄스균을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보호막 아래에서 뮤탄스균이 이를 녹이는 역할을 하며 충치가 되는 것이다. 충치가 이를 넘어가 잇몸까지 침투하게 되면 치은염, 잇몸을 고정시키는 뼈를 상하게 하면 치주염. 치주염에서도 더 진행되면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신장으로 가면 신장질환, 심장으로 가면 심장질환...생각보다 양치질이 참 중요한 예방의 시작이었다. 바로 양치를 꼼꼼히 잘 하자!! (양치하고 다시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ㅋㅋㅋ)
3. 산소가 없으면 식물로 변하는 동물이 있다고?
바로 어제 아이와 함께 쌍봉낙타는 혹이 두개라 12일 까지도 물 없이 버틸 수 있고 단봉 낙타는 봉이 한개이기 때문에 최대 6일까지 버틸 수 있다며 함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물이나 공기 없이는 살 수 있는 동물이나 사람은 없다고 큰소리를 빵빵 쳐놓았는데 오늘 책을 펼치니 산소가 없으면 식물로 변하는 동물이 있다는 질문에 당장 펼쳐 보았다. 바로 동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벌거숭이두더지이며 다른 설치류에 비해 수명도 길고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벌거숭이 두더지의 재미있는 점은 생식능력이 있는 여왕두더쥐 한 마리와 여러 마리의 수컷, 그리고 생식능력이 없는 여러 마리의 암컷과 함께 생활하는데 생식능력이 없는 암컷들은 처음부터 불임이 아니라 호르몬을 조절하면서 임신이 불가능한 몸으로 스스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여왕 두더쥐는 생식능력을 조절하지 못한 암컷에게 가혹한 처벌을 내닌다고 한다. 이들은 항상 땅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산소가 항상 부족하고 굴이 무너져 갑자기 산소 공급이 중단된다면 살아남는 기술을 갖고 있다.
산소가 전달되지 않으면 죽는 원리를 먼저 살펴보자면 음식을 먹고 영양분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전환된 에너지는 ATP라는 아데노신삼인산에 저장하고 이 ATP에 의해 에너지가 운반되는데 ATP가 만들어지려면 산소가 필요한 것이다.
즉 산소가 없다면 결국 이 ATP가 만들어지지 않고,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으니 동물은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벌거숭이 두더쥐는 산소가 없는 상황에도 최장 18분동안 의식은 잃었지만 살아있었고 산소를 공급하자 살아났다고 한다.
이를 분석해보니 산소가 부족해지자 벌거숭이 두더쥐의 과당 혈중농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GLUT5라는 과당을 운반하는 단백질의 분비가 늘었다. 즉 벌거숭이두더쥐는 포도당 대신 과당을 이용해서 ATP를 만들어 내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물이 아닌 오로지 식물에게만 보이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연구진들은 이런 능력을 연구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나 뇌졸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산소 공급이 중단될 경우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4. 물 없이 30년을 생존하는 지구 최강 생명체는?
물곰이라는 동물을 들어 본적이 있나? 이 동물은 약 5억 3,000만 년 전부터 존배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안보동물문에 속하는 동물로 작은 것은 0,1미리 전부 자라도 0.5미리 정도이며 1,000종 이상 발견되었고 암컷과 수컷이 구분되지만 암수한몸인 자웅동체 종도 있다고 한다. 물속이나 습기가 많은 이끼에 주로 서식하지만 물이 전혀 없는 사막이나 영하 272도까지 견뎌내고, 끓는 물은 물론 151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생존한다고 한다. 기압의 6,000배를 견디고 공기가 전혀 없는 진공상태에서도, 방사능에 노출되어도 끄떡없는 생존력을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생존능력이 뛰어 날 수 있는 이유는 '탈수가사'라는 기술덕분인데 탈수가사가 극한의 건조함을 견디고, 물이 다시 공급되면 살아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탈수가사 상태로 돌입하면 머리와 다리를 몸 안에 넣고 특수한 물질을 분비해 DNA나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겉으로는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소모되는 에너지를 최소한 채로 극한의 상황을 버틴며 심지어 30년 이상 긴 시간을 생존할 수 있다고 하니 진짜 놀랄 노자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은 물곰을 두고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제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동물은 바로 물곰이다.!!! 예전에 너무 건조한 사막에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이미 생명체는 다 말라 버린 것처럼 보였는데 비가 오는 순간 갑자기 여기 저기서 생명체가 발견되는 영상을 보고 놀란적이 있는데 바로 '탈수가사' 능력이 가능한 종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곰 외에도 이런 능력이 있는 동물들이 있는데 시스트라는 건조 알 형태로 생존하는 아르테미아, 딱정벌레의 유충이나 알도 표피를 단단하게 해서 비교적 오래 생존한다고 한다. 그외 선형동물이나 곰팡이, 조류의 포자도 가능하니 생명력이란 정말 경이로운 것 같다.
5. 펭귄은 어떻게 동상에 걸리지 않는 걸까?
남극의 최저기온이 영아 91.2도를 기록한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는 펭귄의 삶의 방식이 정말 놀라웠다. 사람이 아무런 장비 없이 간다면 바로 몸속 장기까지도 다 얼어붙을 온도이지만 펭귄은 허들링이라는 행위를 통해 체온을 유지한다. 즉 안쪽 펭귄이 따뜻한 온도로 몸을 녹이고 바꿔가며 체온을 유지하는 행동이다. 이런 행동은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동상이라는 단어는 읽자마자 그러네! 발은 진짜 시려울 텐데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추위를 막아주는 장치가 따로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심장에서 나오는 뜨거운 피가 동맥을 타고 발바닥으로 전달되고 이 피로 발바닥이 따뜻해지겠지만 만약 발이 차가운 얼음위에 있다면 피가 금방 식고 식은 피가 정맥을 타고 심장으로 돌아온다면 체온은 금방 떨어진다. 그런데 펭귄의 정맥과 동맥은 서로 얽혀 있어서 발로 전달되는 피는 적당히 식고, 심장으로 돌아오는 피도 적당히 데워져 추위를 느끼거나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는 원리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멈출 수 가 없었다. 너무 재미있어. 우와. 허참! 이야~ 이런 감탄사를 계속 만들면서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잠들어 있는 첫째를 깨워 이야기 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위에 질문 외에도 호기심이 발동하는 질문들이 많았다.
6. 심해어는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
7. 동물의 겨울잠을 깨우면 어떻게 될까?
8. 판다의 눈에 얼룩이 있는 놀라운 이유는?
9. 벌집이 육각형이 과학적인 이유는?
10. 매미는 자기 울음소리가 시끄럽지 않을까?
11. 인간보다 수학을 잘하는 동물이 있다고?
12. 초파리는 계속 어디서 생겨나는 걸까?
13. 나방을 만지고 눈을 만지면 진짜 실명이 될까?
위에 질문들은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가 너무 확신에 차서 없다고 단언했던 내용도 있고, 궁금했지만 질문으로 이어질 만큼 연결이 되지 않았던 내용도 있다.
내가 스윽 지나쳤던 질문들이 다른 독자들에게는 참지 못할 궁금증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질문일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재미있다.
재미있는데 일상생활과 관련이 높은 그리고 듣고 보니 그러네.. 하며 궁금해 할 법한 질문들도 참 많다. 이 책으로 인해서 과학에 대한 매력이 한층 더 상승했다.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라면 즐겁게 읽을 것이고 책을 읽지 못하는 어린 친구들이라도 부모와 함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떻게 보면 부모 입장에서 생긴 고정관념일 수 있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겠다.
사춘기 아들과 대화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대화의 물꼬를 틔울지 고민된다면 슬쩍 이 책을 건네주고 시도를 해보는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제목처럼 이상한 과학책인데 또 너무 재미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