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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의 세계사 - 수렵채집부터 GMO까지, 문명을 읽는 새로운 코드
톰 스탠디지 지음, 박중서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식량의 세계사” 세계사를 향한 접근을 식량의 변천사에 따라 접근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식량과 문명의 기원을 시작으로 계급의 탄생, 대항해 시대, 산업혁명, 무기로서의 식량, 그리고 녹색 혁명의 미래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통하여 인류문명 발달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자연산은 없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오늘 날 곡물들은 끊임없이 개량된 일종의 유전자 변형물이라는 것이다. 주변 환경에 적합한 특성은 사라지고, 오직 인간의 필요와 선택에 의해 길들여 졌다고 한다. 특히나 밀이나 쌀의 경우 가벼운 바람에도 낱알이 흩어짐은 번식의 유리함을 갖기 위함이지만, 세대를 거듭하면서 알갱이가 흩어지지 않는 형태로 변화하게 된 이유는 인류가 인위적으로 끊임없이 이들의 종을 선택하고 재배하기 위함 이었다고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계급의 탄생을 야기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이 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이 신선하다. 왜? 진화론을 주장했던 찰스 다윈의 자연 선택설 과는 대치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 수렵 채집민들에 비해 체격이 작아지고, 몇 가지 곡물에만 의존하게 됨은 영양 부족으로 인한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되었던 이유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정적인 면들이 많이 부각되었다. 하지만 농업혁명으로 인한 삶의 양식은 많은 변화를 초래 했으며, 잉여분의 식량과 저장, 관개시설의 발달은 정치적 집중화를 낳았다고 한다. 더욱이 이는 지정학적 경쟁, 산업 발전의 촉매로서 작용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대항해 시대. “향신료를 찾아 나선 항해 덕분에 지구의 진정한 모습이 드러났으며, 인류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배경에는 향신료가 있었고, 신대륙의 발견을 통하여 콜럼버스의 교환이 이뤄졌다. 옥수수의 경우 식량난 해소의 시발점이 되었지만, 신세계에 심은 사탕수수는 식민지배와 노예제도란 비극을 초래하였다. 인류의 갈등의 배경에 식량이 있었다는 점이 참 인상 깊다.
이념의 무기가 되다. 스탈린 시대의 기근, 마오쩌둥의 열망, 소련, 세계 최대의 곡물 수입국. 2차 세계대전을 막으로 스탈린의 공산주의가 시작된다. 이는 식량 생산을 중앙 정부의 통제 가운데 진행되었고, 결과론적으로 실제 생산성도 떨어지게 되었으며 자국 국민들의 굶주림마저도 뒤로 한 체 이를 은폐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하였던 모습에서 공산주의의 실패를 보여주고 있다. 산업화를 통하여 열강의 대권에 합류 하고자 하였던 그의 이념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이념을 물려 받은 중국의 마오쩌둥. 스탈린 시대의 공산주의를 통하여 국가의 부강을 꽤 하였지만, 역시나 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농업의 생산성은 공산주의보다도 자유주의 산업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지만 인간은 빵 없이는 살 수도 없고 식량은 더 이상 생존에 국한한 단어가 아니라고들 알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그렇다. 넘쳐난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물이 연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또한 녹색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보자. 혹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배부르게 먹고 마시는 것도 모자라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는 기아로 3초에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더 이상 그들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책임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