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찰스와 엠마 - 다윈의 러브 스토리
데보라 하일리그먼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다. 책 표지를 보고 조금은 따분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번 창세기를 들춰보게 하여준 고마운 책이었음을 밝힌다. 다들 알겠지만, 찰스 다윈 하면 생물학 교과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진화론을 주장하였던 과학자이다. 그리고 그의 부인 엠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는 점이 이 책에 대하여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금 나의 상황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나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첫째는 진화론과 창조론. 둘째는, 찰스 다윈과 엠마의 신앙 이야기다.
쉽게 말해 창조론은 성경의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였다.” 에서 출발한다. 즉 처음부터 완전하게 생물들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에 반해 진화론은 생물이 우연이 자연적으로 생기게 되었다고 보는 이론이다. 각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여러 근거 자료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생명의 기원문제를 실험과학으로 증명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능하다면 좋겠지만…책을 읽으면서, 시대적 배경이 궁금해서 조금 찾아봤다.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영국, 탈종교화가 진행된 시기라고도 하지만, 여전히 성경적인 세계관이 국가를 지탱하고 있었다고 한다. 책에서 등장하는 ‘유니테리언’이라고 하는 종파가 이를 뒷받침한다. 책 속의 찰스 다윈은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래서 삶의 마지막 문턱까지도 자신이 연구 했던 내용들이 성경적인 세계관에 위배된다는 사실 때문에 연구 발표를 주저 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사회에 미칠 큰 파장을 염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두려웠으리라. 하지만, “자연 선택설”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그는 저서 “종의 기원”은 새로운 종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설명 하였다. 그리고 진화의 증명이 될 수 있는 많은 예를 통하여 생물 진화를 사람들에게 확신시키는 데 공헌하였다. 그러하기에 오늘 날 많은 국가의 교과서에 그의 이론이 자리잡고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진화론적인 접근은 당시 영국 사회의 탈 종교화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내게 있어서 가장 큰 궁금증은 독실한 기독교인 그의 부인 엠마가 어떻게 찰스 다윈을 받아 들이게 되었고, 어떻게 신앙을 삶의 마지막까지 지킬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사실 다윈은 책 속의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하여 하나님을 고백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엠마는 이러한 찰스가 사후에 지옥에 갈까 두려워 항상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종교를 강요하지 않았다. 단지 가끔 권유를 하였을 뿐. 끝까지 기다려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윈의 비에는 “복 있는 사람”의 내용이 새겨졌다. 사실 우리는 모른다. 찰스와 엠마가 천국을 갔을지 그렇지 않을지, 하지만 엠마의 모습을 통하여 지금 내게 필요한 마음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 줌에 감사하다. 끝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가? 끝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