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손
마이런 얼버그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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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 중국 청도의 농아학교를 방문했을 때가 생각난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어린 친구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에 참을 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모습에서 누군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는 미쳐 몰랐다. 가족 전부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알았는데, 부모님만이 청각장애를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책은 한쪽 발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세계, 아버지와 어머니의 침묵의 세계에 있었고 다른 발은 내가 속한, 소리를 듣는 이들의 세계를 향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나의아버지의 다시 한번 생각해 있는 시간이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매개체가 되기도 하였고, 한밤중에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그의 . 어린 나이에 그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자신의 가족을 등에 없고 성장한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말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체온을 통하여 아버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언어를, 권투 경기 중계를 통하여, 백화점에서의 사투, 어머니의 비밀, 그리고 학부모 상담의 많은 에피소드들은 불안전해 보였던 그의 삶이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게 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통하여 느낄 있었다. 듣고자 하는 열망, 그리고 이를 표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말이다. 수화로 표현할 없었던 많은 소리들. 무엇보다 자신의 의사를 타인에게 표현하지 못함에서 오는 괴리감이 낯선 세계로 이들을 몰아가는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 치열하게. 자신이 맞서야 주체가 누구인지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이 든다.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이지 못했던 아버지. 하나님이 자신의 삶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같다는 아버지의 고백은, 아직도 내겐 풀리지 않은 숙제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나는 비로서 나의 가치를, 가족의 가치를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있게 되었다.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책을 읽고 싶었던 것도 사실 이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주위를 다시 둘러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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