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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2 - 자립편 ㅣ 청춘의 문 2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홀로 도쿄로 올라온 신스케. 대학 생활의 시작. 그리고 새로운 만남의 시작. 모든 것들이 새롭게 시작하는 시간. 첫 번째 인연은 오가타. 구둣방에서 만나 함께 하숙 생활을 하게 된다. 사실 대학이라는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많은 것들을 마주하게 되리라는 기대는 거품이 되기도 했다. 온갖 유흥문화와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지난날이 생각나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주인공처럼 내 자아를 찾고자 대학이라는 곳을 입학했던 게 아니라 단지 당연히 가야 하는 곳쯤으로 인식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주인공에게 애착이 간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연극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선배를 통해서, 술집 여자지만 박식한 가이오를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학문적인 부족함을 본다. 그리고 다양한 사상과 지식을 접하게 되고 자신도 모를 열등감마저 느끼기도 한다. 대학 입학을 했지만, 자신의 목적은 졸업장이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아 가는 것이라 한다. 학문적인 지식의 부족함 보다, 자신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한 삶은 나 또한 지금도 동경하며 새롭게 한다.
삶이란 인연의 연속이라 한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결석했던 체육 수업을 통해 강사 이시이의 뜻밖의 제안으로 그의 도움을 받고 복싱을 배우기 시작하는 일. 고향친구 오리에, 음악 선생님과의 도쿄에서 재회. 하숙집 사람들 등등. 신스케는 이들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 간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만나고 싶은 형들이 생각났다. 대학 1학년, 스펌 (SPERM) 이라는 축구동아리 활동을 했다. 유전공학과라 이름이 스펌이지만, 외국인들이 유니폼을 보고 한참을 웃었던 모습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무엇보다 형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날씨 좋다고 놀러 가고, 시험 시간 전인데 술 마시고 들어가고 아주 가관이 아니었다. 지금은 다들 경찰 공무원, 세무 공무원 등 제법 자리를 잘 잡았다. 이 형들이 어떻게 공무원 시험을 합격 했는지, 나로서는 아직도 수수께끼다. 형들과 연락을 못하고 세월이 꽤 흘렀다. 보고 싶다. 다시. 인연이란 이런 것인가 보다.
꿈, 우정과 이성 등에 대해 고뇌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 세상과 맞설 준비가 되었는가? 비록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내면은 아직 방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보이지 않는 미래 때문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두렵지는 않다. 난 무엇을 위해 이 시간을 살아 가는지? 다시 한번 묻는다. 직업을 위한 배움이 아닌, 내 삶의 가치를 위한 배움의 길을 가고 싶다. 한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