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 하트♥의 기원부터 우주로 띄운 러브 레터까지 1만 년 역사에 새겨진 기묘한 사랑의 흔적들 테마로 읽는 역사
에드워드 브룩 히칭 지음, 신솔잎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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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사랑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담을 수 있나 내내 읽으며 황홀했다. 책을 받는 순간부터 아름다운 표지에 감동이었고,페이지를 넘겨볼 때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하루를 온통 의미롭게 해주었다. 책에 수록되어있는 300장의 회귀 유물및 회화 이미지는 결코 쉽게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고 그것에 숨겨진 단서를 해석해주는 글은 계속해서 끊임없는 호기심을 갖게 해주었다. 하트❤️의 기원부터 우주로 띄운 러브 레터까지 1만 년의 역사에 새겨진 기묘한 사랑의 흔적들은 나의 심장을 울렁거리게 했다. 놀라운 탄성이 나오기도 하고 고통스런 장면에서는 긴 한숨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역사속에 새겨진 인간 종의 무한한 사랑이 이렇게도 다양하게 펼쳐져 있구나하는 새로운 인식이 나의 의식읕 무한해제시키곤 했다. 지금도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사랑의 고통으로 힘들기도 하겠지. 인간사속에 여지없이 기록된 사랑의 흔적들이 큰 위로가 될듯 하다. 그리고 현존하는 사랑의 흔적들이 새롭게 기록되기를 갈망해본다.“딱 이런책이 존재하길 바랐다, 혼자만 알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영감의 보물창고 같은 책”이라고 표현해준 정대건 소설가님의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나에게도 혼자만 알고싶은 영감의 보물창고같은 책이되었다.

첫 페이지부터 숨막히게 하는 유물과 삽화들이 멋지게 수록되어있다. 1만년여전의 인류의 가장 오래된 입맞춤과 포옹그리고 성행위. 가장 오래된 결혼 계약서와 결혼시장등 사랑이 남긴 기묘한 물건, 신비로운 유물, 사랑에서 탄생한 물리적 자취들이 신비롭고 즐겁기만했다. 다양한 나라의 역사속에 나타나는 사랑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기념하는 방식은 어떠했는지 다양하게 펼쳐지는 이미지는 세계적 사랑의 시작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었다. ‘테베의 신성부대'의 잔인함에 놀랐고 죽은 아내를 위해 대관식을 거행한 포로투갈의 페드루1세에 더욱 놀라웠고 피투성이 암사자로 불린 잔 드클리송의 잔인한 복수 전쟁이 더더욱 놀라웠다. 사랑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잔인성또한 불가피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느끼는 시간이었다. 작가의 해석이 놀라웠고 이 책을 통해서 일반적이지 않는 사랑이 존재했다는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조금은 익숙한 이름들도 보였다. 그러나 해석은 특별했다. 그들의 예술이 담긴 생애는 시적으로까지 느껴졌다. 두 번의 만남으로 필생의 사랑을 하며 대작을 남긴 단테,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쓴 [내 삶의 이야기]의 쟈코보 카사노바, 황금빛에 가려진 비밀을 안고있는 [키스]의 구스타프 클림트, 집착에 사로잡힌 사랑을 하 수 밖에 없었던 비련의화가 프리다 칼로는 다시 읽게 되는 신비였다.

사랑을 표현한 특별한 물건들에는무엇이 있었을까? 자신들만의 사랑을 비밀스럽게 표현해낸 물건들이 또 신기하기만하다. 동전에 새길수밖에 없었던 바이킹의 남기고 싶은 말이 적힌 동전유물, 심장의 지도( 결혼의 바다 지도는 우리네 결혼생활을 그린듯한,너무 맘에든다), 눈 세밀화와 사랑의 정표들( 눈 세밀화는 약간 괴기스럽기도 했던),빅토리아 시대 암호엽서와 꽃말( 암호엽서는 편집할때 나도 따라해보고 싶은 이미지),사랑의 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등은 왠지 나도 소유해보고 싶은 것들이었다. 자기 사랑을 표현하기위해 여인에게 바친 궁전만큼 거대한게 있을까싶은 태양계를 떠난 러브 스토리는 어떻고 열기구 결혼 열풍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까지 사랑의 역사는 거대하고 누구도 그 역사에 참여하지 않을수 없다. 5천년간 손을 잡고 발견 된 부부의 화석은 현시대에 시사하는 의미가 또한 큰듯 하다. 내 사랑은 얼마만큼의 표현을 지니고 있는지, 우리는 변함없이 그 사랑을 지킬 용기가 있는지 책을 읽으며 내내 여러 사랑에의 모습에 긍정도 부정도 함께 한다.

사랑으로 인해 탄생되는 문학,미술, 음악,인간종의 유일한 유산을 이렇게 접할 수 있다는게 나의 시선을 새롭게 만든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진기한 박물관을 관람하듯 펼쳐보게 될듯하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그 사랑만을 오래 심장속에( 하트의 기원이 된, 그리고 심장없는 시체들을 보며)새겨넣고 싶다. 사랑의 존재를 다시 사랑하고 싶고 사랑을 더욱 표현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사는동안 최고의 종교는 사랑이라는 생각이들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최고의 감동을 입혀준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출간하고 보내주신 현대지성출판사님께 무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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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결심 - 내 삶의 언어로 존엄을 지키는 일에 대하여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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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다 읽게되었다. 잔잔하며 단단하게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에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내주었다.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작가의 시어머니인 아를레트의 모습이 그녀가 존재했던 풍경이 아름답게 남겨진다. 문득, 슬프기도 했다. 어느 문장 앞에서는 툭,하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아를레트는 스위스 조력사를 선택하고 현생의 마지막 버튼을 누르기까지 자신의 [존엄]을 지켜냈다. 그런 그녀의 단단함은 관계에서 결코 과장하지 않고 서로의 경계를 잘 지켜왔던 생활습관에서 나온다는것을 알았다. 그녀는 도움을 주는것과 관계를 통제하는 것의 간극을 알았고 정해진 역활을 함부로 넘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온 그녀는 생의 이별도 관계의 이별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성숙한 유산을 남겨주었다.그러한 시어머니를 자연스레 이해하고 공감하는 작가의 시선또한 아름다웠다. 작가님의 글속에 그 모든것들이 잔잔히 녹아있고 스며있다. 결이 맞는 책을 읽는다는것은 이렇게 마음을 움직인다. 오랜만에 나를 읽힌듯했다. 쓸쓸한날에 문득 펼쳐본다면 위로를 받을듯 싶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상실의 경험을 겪게 된다. 주변인들의 죽음은 늘 나에게 큰 의문을 남기기도 애정의 폭에따라 오래 기억속을 부유하기도 한다. 나에게 큰 정서적 유산을 남긴 큰오빠의 죽음은 그 누구의 죽음보다 더 오래 슬펐고 더 오래 나를 우울감에 젖게 하곤 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컸던 유년의 시절에 큰오빠는 나이차도 많이 나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나를 돌봤고 책을 좋아했고 그림을 잘 그렸고 어쩌면 나의 성향에 너무도 부합된 존재였다. 그런 큰오빠는 내가 한참 사춘기인 십대에 암으로 갑자기 내 곁을 떠나셨다. 그 상실의 체험은 나를 크게 변화시켰고 조금은 냉정하다시피한 독립체로 만들었다.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것은, 문학을, 철학을, 그리고 고독을 내가 숨을 쉬는 의미로 만들었던것은, 그 이후로도 여전히 좋아했던 이들의 죽음을 만난다. 그들의 죽음을 맞으며 결국엔 나의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너무 일찍 존재의 의미를 알고싶어서 방황했던 생의 여러 시간들이 갑자기 서러워지기도 했다. 결국 죽음뿐인데싶은.

이화열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그것 또한 받아들이기로 한다. 자기의 죽음은 알 수 없고, 모든 죽음은 결국 타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와닿는다. ‘상실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누군가에겐 부모보다 반려동물의 죽음이 더 깊은 슬픔이 될 수도 있다. 관계의 결이 다르듯, 각자 다른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는 면에서 인간은 철저히 타인이다.‘(p176)의 글과 함께 내 곁에서 변함없이 나를 대해주는 이들을 생각한다. 강요하지 않고 서로를 살피는 시선에서 오는 관계의 평온함, 그래서 나도 삼십여년을 함께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낸 나의 남자를 생각하게 한다. 그의 죽음을 나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것또한 지금부터의 삶의 시작인듯하다. 조금은 사물로부터 놓여지고 서로의 기억을 나누고 다듬고 죽음을 향해 자연스레 걸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오늘인듯 싶다. 그렇게 오늘을 읽는다. 책을 읽는 시간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느슨했던 글쓰기의 시간을 다시 새롭게 펼쳐본다. 그러한 계절이 왔다. 이제 더위는 언제냐싶게 물러가고 찬 계절이 곁에 머물것이다. 어쩌면 올 겨울이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어야만 되는 계절, 작가의 글에서럼 남겨진 세월은 성찰과 감당할 능력을 함께 줄것이다. 나에게 올 죽음을 상상해본다. 우리는 서로의 [존엄]을 지키게 될까. 그래서 오늘부터의 삶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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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을유세계문학전집 143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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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 앨런 포의 글은 어쩌면 나의 마지막까지 남겨지는 책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의 암울한 문장들과 우울한 공상의 풍경은 끝내 나의 감성을 집어삼키곤 한다. 젊었을 때 습관적으로 읽던 고전의 느낌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 생의 절반쯤 닿아 읽는 그의 글은 절대적으로 죽음의 냄새가 난다. 그 죽음의 내음들이 나의 남겨진 생을 미리 보게하는 예지의 감성을 준다. 이번에 받은 그의 소설을 조애리님의 해설과 함께 읽었다. 단편 단편의 느낌을 [상상계의 균열과 주이상스]라는 라캉의 철학과 함께 풀어준 글로인해 작가의 생애와 함께 그의 글속에 녹아있는 인간 군상들의 공포와 폭력성을 조금은 더 이해하며 읽게 되었다.

애드거 앨런 포는 불운한 작가다. 그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아버지는 그들을 버리고 떠나고 어머니는 결핵으로 죽는다. 그는 양부모에게 길러지지만 포의 작가의 길과는 멀게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포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도박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오히려 도박중독에 빠지게 된다. 포는 대학을 자퇴하고 양어머니는 결핵으로 죽고, 그의 첫 아내도 결핵으로 죽게 된다.(이때 결핵으로 죽는이가 많았나보다) 그는 점점 알코올 중독의 음주문제로 공격적인 평론으로 잡지사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아내의 죽음으로 점점 불안정해졌다. 그러던 중 전약혼녀와 잠시 안정적인 삶을 찾아가는 도중 거리에서 혼미하고 말을 못하는 상태로 발견되고 40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죽음은 음주, 심부전, 혹은 다른원인 때문인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소설속에는 음주와 아편의 이야기도 곳곳에 쓰여있다. 그의 소설은 왠지 그의 삶을 대변해 주는듯 소설보다 그의 삶을 읽는듯 했다. 그렇게 그의 문장들은 고독하고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상상속의 군상들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서서히 오감이 열리며 감각적인 여러 부분들이 끝없이 예민해지고 까탈스럽고 이질스런 불쾌감까지 느껴지게한다.

[검은 고양이]를 포함한 여러 단편들이 좋았지만 [어셔가의 몰락]이 특히나 좋았다. 집을 닮아가는 어셔의 불안전한 심리상태의 문장들이 너무도 압도적이다. 헨리 제임스 [나사의 회전]속 건물인 블라이저택이 연상되었고 그 소설을 페러디한 영화 [블라이 저택의 유령]의 이미지가 오버랩되었다. ’눈처럼 보이는 공허한 창문들과 무성한 사초와 죽은 나무의 그루터기…….이 광경을 보자 내 형혼은, 말하자면 완벽하게 우울해졌다.(중략) 집 옆의 무시무시한 검은 호수는 잔물결도 일지 않고 빛을 받아 환하게 빛났다. 호수에 거꾸로 비친 사초, 소름끼치는 나무줄기, 공허한 눈처럼 보이는 창문의 이미즈를 보자 전보다 훨씬 더 오싹해져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p54) 이러한 대 저택에 사는 어셔의 성격조차 그 집을 닮아간다고 작가는 쓴다. ’오감이 병적으로 예민해져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는 가장 싱거운 음식밖에 못 먹고, 꽃향기는 모두 너무 숨이 막히고, 특정한 천으로 된 옷만 입을 수 있고, 아주 희미한 빛만 비쳐도 눈이 몹시 아프다고 했다. 특정한 소리, 현악기 소리 외에는 어떤 소리도 무섭다고 했다.’(p60) 작가는 집의 아주 특이한 형태와 영혼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말하며 어두운 호수가 결국 어셔의 삶의 이욕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병적으로 예민한 광기어린 어셔, 그는 집을 뒤덮고 있는 무성한 이끼나 그 주의의 썩은 나무의 배열 순서뿐 아니라 벽돌이 배열 순서, 그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된 이런 배열과 고요한 호숫물에 비친 동일한 모습이 지각의 증거가 호수와 벽 주위에서 서서히 단단하게 응축되고 있는 공기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결국 어셔는 쌍둥이여동생을 생매장하게 되고그녀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 단편이 좋았긴 하나보다. 읽은후에도 한번 더 읽게 되었고 어셔가의 몰락이 '집'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쓰여진 이 소설이 나를 매료시켰다. 집에 대한 영화도 더 찾아보고 싶어지게 했다.

오랜만에 또다시 애드거 앨런 초의 소설을 의미있게 읽게 되었다. 이것이 또 고전의 힘이리라 끄덕이며 나의 죽음전까지 오래 곁에 두고 읽을 듯 싶다. 좋은 책을 새롭게출간시켜주신 을유문화사에 깊이 감사드리고 계속해서 고전은 포에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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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돌아가 볼까 - 그리고 소설가 송지현의 일요일 다소 시리즈 3
송지현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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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날 때부터 무용한 일들에 마음을 더 빼앗기는 타입이었는지도 모르겠다.’p041

독특하고 귀여븐 책에 홀릭해서 급 신청해보았다. 책을 받고서도 그 감성을 놓치지 않게 예쁨이었다. 더 예뻤던건 위 글귀였다. 나도 오랜 세월을 그랬던것 같다. 늘 무용한 일에 마음을 빼앗겼던 날들, 왠지 젊은작가의 문장 한 줄이 이렇게 나이를 먹은 독자에게도 따스한 위로 한스푼을 더해준다. 투명pvc커버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키링이나 가름끈을 달수 있는 커버에 뚫려있는 작은구멍, 그리고 도서정보와 고유한 순번이 적혀있는 북커버 (나의 도서인쇄순번은 No,0077)까지 정성들인 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무용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나(주인공), 또 그 곁에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 그들과 엮여지는 일상의 삶속에 드러나는 작은 오해들과 유쾌한 대화들이 따뜻하다. 읽으면서 내내 애정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과 주변인들. 그들의 일상의 소소한 생활들이 따뜻하고 즐겁게 공감되었다. 소설은 어느해로 시작해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흐르고 새해를 맞는다. 동거를 하게 된 민수와의 무심한듯한 대화와 건조하고 단조로운듯한 생활패턴이 은근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와 엄마, 나와 동생, 나와 할머니 등 서로의 기억과 느낌은 다르지만 일상의 만남들이 정겹기까지 하다. 나와 주변인들의 관계, 직진하지 못하고 유연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삶의 이면들이 그것을 잘 연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이런 딸 하나 있었으면 할 정도로ㅎ)내내 사랑스러웠다.

‘믿는 수밖에…….,그 말이 오래도록 생각났다. 도시를 걸을 땐 믿음이 필요하다. 내가 밟고 있는 것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나와 타인이 다르지 않음을 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종종 작은 불행을 겪으며 작은 실수를 저지르고 사소한 것을 의반하는, 평범하게 못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고.‘p111

책속에는 작가의 소설이전의 이야기와 소설 이후의 후일담이 쓰여있다. 방학이 끝나기전에 단번에 쓰여졌던 숙제같았다는 작가의 솔직한 고백같은 일기가 여러편 실려 있다. 작가의 실제 책상풍경과 [소설가 송지현의 일요일]이 과감하리만치 솔직하게 그려져 있다. “나는 갑자기 어떤 것에 마음이 끌리면 하던일을 멈추고 바로 그걸 탐구하는 타입이다”라는 작가는 “마감은 진짜 진짜 내일부터!”라고 쓴다. 작가의 이러한 솔직한 표현들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미소짓게 한다. 젊은 작가들의 현대적인 소설을 많이 읽어보려고 한다. 시대속에서 그들의 사랑과 고민과 삶에 대한 방향성을 읽으면서 함께 공감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번에 다산북스에서 출간하는 [다산시리즈]가 더욱 반갑고 정성스런 출간이 끌림이다.

2025년 7월30일 자각의 일기중에서-
‘어쨌든 다음 날 보는 글은 언제나 쓰레기처럼 느껴지고 열 문장을 쓰면 한 문장이 남을까 말까다. 지독히 낮은 생산성이다. 게다가 나는 7월 29일의 일기마저 완성하지 못하고 다음 날인 지금까지 이어진다.‘

#다소시리즈 #다산북스 #책추천 #짹꾸
#오늘은좀돌아가볼까 #송지현작가 #다소가까워지는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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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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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 그리스어 키마이라에서 왔는데, 이는 염소와 몸퉁, 사자의 머리, 뱀의 꼬리로 이루어진 그리스 신화 속 피조물을 가리킨다.

세계는 3차대전이 일어나고 인류의 존폐위기에 처한다. 영원히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속에서 신인류 혼종을 창조해낸다. 다소 황당한 이 이야기는 바로 5년 뒤 시작된다. 미래의 상상속 이야기라지만 소설은 왠지 일어날것도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생물학교수 알리스는 도덕적,윤리적에 부딪치면서 혼종의 창조를 위해 지구에서 410km떨어진 ISS우주 정거장에서 극적으로 이루어 낸다. 곧 3차대전이 일어나고 극소수의 인류만 살아남은 지구에 세 종류의 혼종을 데리고 들어온다.

첫번째는 공중을 나는 인간으로 에어리얼이라 이름 붙여진 인간+박쥐,
두번째로는 땅을 파고들어가는 인간으로 디거라 이름붙여진 인간+ 두더지,
세번째로는 헤엄치는 인간으로 노틱이라 이름붙여진 인간+ 돌고래

일명[변신프로젝트]로 유전자 조작을 이용한 인류영속을 위한 새로운 인류의 개발로 종의 생존을 위한것이 목적인 프로젝트였다.
인간50%+ 동물50%= 신인류100%
알리스는 이 종들을 데리고 황폐해진 지구로 귀환한다. 방사능 오염으로 지상에서는 생존가능성이 회박하다는 이유로 지하세계에서 당분간 공존한다. 그러나 이것도 생존해서 거주하는 인간에게는 쉽지않은 공존이었다. 이들은 다시 지상으로 방사선오염이 극히 적은곳을 찾아 한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려고 한다. 이렇게 신인류의 등장으로 인간도 하나의 종 단위인 사피엔스로 불리어진다. 그러한 종의 세계는 동등하고 평등한 집단으로 함께 협력하며 살아가게 될까? 그들을 창조한 알리스의 의도대로 그들은 어머니 밑에서 서로의 위치를 자유로이 허용하며 공존하게 될까? 이후부터가 점점 흥미로워진다. 사피엔스와 신인류는 동종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후에 일어나는 하나하나의 사건은 또 하나의 인간세계를 보는 듯하다. 그들은 결국 계층을 만들고 서로의 구역을 만들고 결국은 전쟁을 일으킨다. 이렇게 되면 4차대전도 불가피하게 되는걸까? 결국 인류는 존재하지 못하고 지구상에는 생존력이 강한 어떠한 자연만이 남게 되는걸까?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없다. 그의 연속적으로 쓰여지는 소설들은 늘 놀라운 상상력을 들려주고 고민하고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에게는 어쨌든 유쾌하지만은 않은 신인류의 출현, “ 뭘 기대하신거예요? 혼종들이 사피엔스를 향해 영원히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길 바라세요?“라고 묻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창조자 알리스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책속에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덧붙여진다. 그것에 쓰여진 한 챕터가 의미깊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흔히 <인류세>라고 불린다. 우리는 <최초로 단일 동물종이 지구의 생태적 균형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된>시대를 살고 있으나 우리가 미치는 이 영향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중략> 여러 전작에서 그렸던 미래의 모습은 머지않아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든다.독보적인 우월종의 지위를 점하고, 물질적 성장과 기술적 발전에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인류의 영향력을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결국 스스로 불러온 위기를 해결할 방도는 인간의 손에 있다고.’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소설을 너무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재미도 재미지만 작가의 상상력에 너무 놀라웠다. 이제 계속되는 그의 소설이 흥미롭기만 한것이 아니라 지구존폐의 위기를 상상하며 지금 나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할까를 고심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책이다. 좋은 책을 보내주신 [열린책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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