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이야기 - 2026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박서련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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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은 박서련님의 [변신 이야기]
아주 독특한 소재로 한 번 읽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만한 이야기,
그러나 왠지 두 번 읽기에는 꺼림칙한 이야기, 나는 한 번 더 읽는것을 포기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개연성 없는 설정앞에 조금은 당황스런 상상력의 확장에 놀랍기만 했다. 작가의 이름도 처음이고, 작가의 작품도 물론 처음이다. 다른 소설이 더 있나 검색해볼정도로 나에게는 놀라울정도로 충격적인소설이었다. 심사위윈들도만장일치는 아니지만, 대상작으로 결정하는데는 아무 반대가 없었다고 한다. 매일 돈을 위해 변신해야하는 현실, 때로는 동물 대역 배우로 때로는 회귀동물 변신을. 마지막에는 번식을 위한 매개체로 변신을 하게되는, 여튼 내게는 너무도 괴기하게 느껴질정도로 색다른 소설이었다.(특히 마지막장면은)두 번은 안읽을듯 싶다. 그러나 작가의 다른 소설은 벌써 궁금해진다.

김채원님의 [태양에서 멀리]는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줄 알았던 솔지를 응원하게 된다. 솔지의 삶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들려온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가만히 안겨있는 것 말고는 밀치거나 도망치거나 거스르거나 하는 다른 적절한 가능성은 솔지의 선택지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p69)합성마약을 팔던 솔지, 그러나 어떻게 미워할수가 있을카싶은, 솔지가 계속해서 어디선가 살아있기를 바란다. 보통의 사람으로.

박민경님의 [별개의 문제]는 너무도 와닿는 요즘 시대상을 서늘하게 보여준다. 악의와 무책임의 별점테러로 인해 벌어지는 극댠의 상황, 지금 어딘가에서는 분명 벌어지고 있을것같은 사회의 병든이면이 신랄하게 그려진다.
'그놈의 별 때문에 우리는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다. 별, 대체 별이 뭐길래. 오래전 밤하늘의 별이 인간에게 길을 안내하고 운명을 속삭였던 때처럼,우리의 일상은 온전히 별의 영향권아래 놓여 있었다.'(p86)너무 단순해서 무서울정도라는 말이, 세상에 완전히 무해한 진실이란 없다라는 말이 너무나도 슬프게 닿았다.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긴장하게 만들었고 작가님의 문장들에 제일 많이 포스트잇을 붙이게 되었다.

예소연님의 소설도 반가웠고,
예전에 읽었던 최은미님의 [상리]도 다시 읽게 되었다.

나의 원픽은 함윤이님의 [굴은 구르지 않는 돌]이 되었다. "음악과 함께 읽어주세요"해서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읽게 되었다. 폭력적이었던 남성 중심의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면이 여실히 드러난 소설로 너무 마음 아프게 읽게 되었다. 후지이 유코의 '욕보인다'라는 말과 함께 겪게되는 상처받는 몸과 명진의 어머니이야기는 꽤나 충격적으로 읽혀진다. "우리는 계속 이 동굴로 돌아오게 되겠지'(p177)라느 림의 말이 슬프게 메아리친다.결국 치유되지 못할것같은 폐허의 이미지지가 오래 아프게 했다. 사운드트랙은 '꼭 몸속에 들어가는 것 같다'(p158)라는 말처럼 동굴의 환경음은 계속해서 몸이라는 동굴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기록될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진다.

끝까지 재미있게 잘 읽었다. 다채로운 이야기의 소재와 설정, 우리는 그.안에서 무엇을 기억하게 될 것인가. 내 현재의 삶속에 무엇을 이끌어 낼것인가. 오래 고민하게 되는 문학의 세계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변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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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조각의 시(詩) ㅣ 푸른사상 산문선 62
조미희 지음 / 푸른사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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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이 산문집을 냈다. 내내 곁에서 시를 쓰시던 분이 이제는 정말 자신의 조각조각을 이어붙여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삶은 결코 하나의 거대한 면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너무도 단편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한 사람이 살아낸 삶의 스펙트럼은 이렇게도 다양하고 경미롭다는것을 시인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느끼고 새겨본다.

"사람의 기억은 저마다 자기 합리화로 변용되기도 한다. 지독히 괴로웠던 기억들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고 영리하게 기억의 저편을 새로운 벽지로 덧입히지만, 벽 안쪽에는 지저분한 손때와 먼지와 상처의 얼룩이 존재한다.…모든 인간은 얼룩을 키우며 살아가는 것을, 나는 그러한 기억의 기록자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시로 재탄생한다. 삶이 계속되는 동안 기록은 멈추지 않을.것이다." (p74)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서울이 거대도시로 변천해갸는 모습과 함께 시인도 꿈을 쫒으며 자라났다. 유독 왜소하고 낯가림심했던 시인은 서울이라는 무대위에서 한 연약한 인간이 어떻게 삶을 조용히 극복해 왔는지를 글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다양한 군상들이 시인의 삶속에 조각조각 들어와있다.시인을 아프게 했던 누군가도 그곳에 있고, 시인을 다정하게 감싸안은 누군가도 그곳에 들어앉았다. 수없이 많은 얼굴들이 시인을 글을 쓰게 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거대그늘아래 빛의 징검다리를 만들고 세워낸다.

"한 사람이 알고 두 사람이 알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고 어깨를 함께 두르는 사람이 되는 거, 옷에 묻은 얼룩이 토마토소스인지 커피인지 김칫국물인지 알아서 척척 세탁해주는 전문 세탁소 사장은 되지 못했지만, 사회의 부조리함을 함께 풍자해 줄 수 있는 재치있는 이웃쯤은 돼야 하지 않을까."

2015년 <시인수첩> 시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두 권의 시집 [자칭씨의 오지 입문기](아르코창작 기금 수혜, 문학나눔 선정 도서) 와 [달이 파먹다 남긴 밤은 캄캄하다]을 냈다. 시에 대한 끝없는 열망은 시인을 계속해서 몰아붙인다. 사회적 존재로서 도시릍 벗어나지 않고 도시의 그늘진 이들을 시로 끌어안는다. 부유하고 넉넉하지 않지만 시인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곳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골목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가꾸어낸다. 작은 방에서 작은 체구로 사람이라는 온 우주를 펼쳐낸다. 시처럼 써온 자신의 조각들, 이 가을에 끝내 아름다움을 안겨준다.

"작은 방에서는 여의도 빌딩들이 화려한 불빛을 뿜어낸다. 나름 시티뷰다. 지하방을 전전하던 시절운 회상하며 우리는 감사할 뿐이다.…우리는 순한 짐승처럼 서로의 손운 감쌌다. 달빛이 손안으로 넘치고 있었다.(p136)" "한겨울 영하 16도를 넘나들던 일주일 전에도 거실 가득 들어오는 햇살 덕분에 추운 줄도 모르고 지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불을 켤 필요없이 밝은 거실에서나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p135)

#나라는조각의시 #조미희 #푸른사상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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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26.9.10 - no.68 ㅣ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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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AxT를 만난지 다섯번째가 된다. 하나의 키워드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꽤나 흥미롭고 페이지마다 고급진 문학의 향연이다. 이번 #AxT068 의 키워드는 #비일상 이다. 비일상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일상화되지 못한 어느 일상이 꽤나 의미롭게 삶에 빛을 넣어줄때가 있다. 비일상에 대한 박연빈 에디터님의 글이 슬그머니 웃음지며 공감하게 된다.

"누군가는 비일상이라고 할 만한 것을 일상으로 겪으며, 누군가는 일상에서 비일상을 꿈꾸기도 한다. 비로 시작하는, 구분을 위한.구분은 공고하거나 영속적이지 않다. 일상- 비일상을 구분하는 것도 아마 그럴것이다. 우리는 그 애매하고 비연속적인 표면 어딘가에서 지속하고 있다. 그런 다양한 삶의 모습을 문학과 그 외연을 넓힘으로써 포착하고자 했다."(p003)

나는 비일상의 날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규격화된 일상의 시간은 어느땐 너무도 진부하게 느껴지곤 한다. 꼭 필요하지만 매일같이 반복되는 것들에 그래도 활기찬 생명력을 부여해주는건 어쩌면 비일상의 이야기들인지도 모르겠다. 그게 어느땐 조금 더 피곤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나는 그것을 계속해서 꿈꾸게 된다. 이번 주제에 맞추어 청예 작가님의 인터뷰도 반가웠고, 에디터들의 비일상의 비대면 채팅방이 재미있었다(늘 어느 분이 들어올지 기대하며 보게되는)이번에는 오션브엉의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라는 책 한권을 선정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펼쳐졌는데,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공감도 하며 새롭게 느끼는 것도 있고해서 유익하게 듣게 되었다.

문학은 늘 내게 비일상의 최고봉이다.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 늘 설렘으로 기다리리며 읽게된다. 문학은 나의 일상속으로 무자비하게 침범하고 나의 일상에 새로운 풍요를 안겨준다. 때로는 고독과 우울감을 유쾌하게 해주고 무료하거나 진부해지는 일상에 에너지를 플러스 시켜준다. 노벨문학상과 부커상등 문학상 받은 소설들이.궁금하고 젊은작가상과 영화의 원작들도 즐겨 찾게한다. 일상속에 문학을 집어넣는일은 언제나 내가 혼자고 아님을 느끼게하고, 서평신청으로 받은 책들에 책임감까지도 부여해주는 그.느낌이 왠지 싫지않다. 오래 책읽는 인별친구들을 훔쳐보며 함께 책읽는 우아한 시간들이 이어졌음하고 바라게된다.

시인들의 시를 실어줘서 너무 좋았다. 소설도 물론 좋은데, 시인들의 신작시를 읽는것도 꽤나 기분이 좋다. 이렇게 소개받고 시집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번호에서는 이문재님의 [이기적 용서]도 가을시작점에 반갑게 읽게 되었다. 그리고 몰랐던 작가들의 책소개-이번에 알게된 작가는 브뤼노라투르 인데, 그의 저서들을 찾아 담아놓았다. 왠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인듯 보인다. 여러모로 문학으로 시작해서 문학으로 맺음하는, 이번 Axt 문학잡지도 최고였다.

#악독단4기 #은행나무 #격월간문학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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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다카시의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무례한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니체의 말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수정 옮김 / 부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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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를 만나지 않은 독자가 있을까 싶게 익숙한 이름 니체,
초인(위버멘쉬), 영원회귀라는 단어와 함께 바그너와의 결별,루 살로메를 향한 불꽃같았던 사랑과 죄절 그리고 그의 낙타,사자, 어린아이의 과정의 인간정신의 발전단계(나는 끝내 어린아이가 되기는 싶지않은)등 니체의 글을 읽을때마다 정의 되어지는 것들.

그러나 니체는 읽을때마다 또 새로워진다. 그리고 잠시 잊혀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또 누군가의 해석으로 니체를 만나게 되는 순간 다시 뜨거워지는 정신을 열어가게 된다. 이번에 만난 사이토 다카시의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가 그랬다. 인생의 중반을 훅, 뛰어넘는 시점에 나는 니체를 다시 만나고 싶어졌다. 왠지 인생 전반의 점검의 시간이라고나 할까. 조금은 젊었을때 니체와 지금의 니체는 좀 달라졌을까. 나는 밤을 새다시피하며 읽어나갔다. 오늘의 니체도 여전히 명쾌하게 나를 일으켜 세운다.

시간이 흐르고 그래서 나이를 좀 더 먹어도 여전한 고뇌들. 육체노동 못지 얂게 쉬이 무너지기도 하는 감정노동. 시대는 너무도 역동적으로 흐르고 그곳에 차마 닻을 내리지 못하는 나의 정서, 느리게 느리게 숨을 쉬어보는 시간들. 나는 니체의 글과 그 글을 지금 현시대에 맞추어 풀어주는 사이토 다카시 작가의 글에 포스트잇은 점점 늘어만갔다.

-무례한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니체의 말, 이라는 문구에 선뜻 선택하게 되었고, 인용해준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는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홀로 선 인간(단독자)의 영혼의 자유를 호흡하게 되었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흥분했던 첫 싯점을 다시 기억하게 했다.펑생 진정한 친구하나 곁에 두지 못한 위대한 사상가 니체, 타인과 부대끼며 어울리는 데 서툰 기질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온 영혼을 던져 진심으로 인정할 수 없는 참된 벗을 끝내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터이다 라는 작가의 말에 충분히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마주 얁아 오랜 대화를 나누어도 영혼이 통하는 서정적인 느낌이 없고, 가슴 한구석에 어딘지 모르게 내키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제는 용기를 내어 광야 같은 고독속으로 몸을 던져보아야 할 때다. 나를 갉아먹는 타인의 세계로부터 스스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긧, 그것이야말로 영혼의 불필요한 소모와 걱정으로부터 스스로를 가장 성숙하고 현명한 생존방법이다.'(p7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늘 '의미'를 찾아 헤맸던것 같다. 과연 냬 삶에 '의미'가 있는걸까 하는 의문과 답들을 내며, 현재까지 종이책을 좋아하고 그것의 기대치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관계의 끊임없는 소멸과 우주적인 불안감같은)나는 계속해서 끊임없이 문학의 힘을 믿고 여전히 오늘도 책을 찾고 나름의 취향대로 고른다. 책은 소멸되지 않고 나에게 끊임없는 생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이 최고의 삶의 에너지가 되어준다. 이 책을 읽으며 아직도 나에 부족한 건(여전한 시대의 불안은 존재하지만) 틈틈히 어린아이가 되지 못하고 '옹졸해지는 것(니체의 표현대로)'지는 것이다. 타인과의 의식과 신념의 대립같은것 그래서 냉소적이 되는,

'니체는 우리에게 주변의 그 보잘것없는 '옹졸함'을 향해 똑같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지 말고, 차라리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그 모두를 품어 안아버리자고 제안한다. 사소한 악의에 휘말려 내 영혼까지 좁아지게 방치하지 말자. 거대한 바다는 더러운 강물에 오염되지 않은 채, 그 모든 것을 집어삼켜 정화할 수 있다'(p129)

이 챕터에 포스트잇을 몇개를 덧붙혔다. '현재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메모지도 붙혀놓얐다. 순간순간 감정상태에 매몰될때가 있다. 미련스렵도록 내 감정을 고집스럽게 내려놓지 못 할 때가 있다. 작가는 '심상화'라는 기술을 연마하라고 한다. 내 뜻과 맞지않는 편협과 마주할 때 굳이 예민하게 반음하며 영혼을 낭비하지 않고 그 모든것을 품어안는 거대한 바다를 심상속에 떠올리는 것이다. 주변의 소란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나아가는 것이다.니체가 그토록 갈망했던 위대한 '초인'의 궤도에 들어서는 것이다.

나는 머리맡에 이 책과 함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겨 먈했다'를 놓았다. 오직 '피'로 쓴 것들만 사랑했다는 니체처럼. 나에게도 그런 책이 될듯 싶다. 밤이 빠르게 지난다. '자기 계발서 수만 권을 합쳐도 니체 한 줄을 당해낼 수 없다!'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끄덕이며, 니체는 그렇게 체득되어야 할 것이다.

#사이토다카시의니체는이렇게말했다 #부키출판사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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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기일지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4
이선진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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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정성이 아름답다. 받는이의 마음을 너무도 환하게 해준다. 그래서 좀 더 깊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서점이 거의 없다. 예쁜 독립서점은 한군데 보았는데 너무 멀고, 중고서점 알**딘은 아예 없고(거의 앱사용중), 그나마 다행인건 도서관이 가깝게 있다는 것(신간을 자주 훝어본다) 종이책을 좋아하는 나에겐 그것이 또큰 행운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리뷰나서평책을 받는다는 건 나에게 또하나의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더군다나 이렇게 정성이 담긴책은 큰 선물을 받은듯 그날이 너무 행복하다. 다만 책의 취향이 고전, 현대문학, 시,에세이 정도로 한정되어 있어서, 다른 책은 다소 적게 즐겨하는 편이다.

이번 은향나무출판사에서 받은 #잃기일지 는 이름이 생소한 작가님의 소설이다.(나는 또 젊은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손수 쓰신 편지와 함께(편지가 왠지 뭉클해지는) 보내준 '잃기일지 교환서신'노트가 인상적이다. 이 노트는 소설속 주인공인 '진주'가 어린시절 만난 친구이자 첫사랑 '펄'과 쓴 교환사전을 굿즈로 만든것이다. 함께 이런 언어들을 나눌 수 있다는게 독자로서 함께하는듯한 느낌을 들게한다. 표지도 예쁘고 이런나눔이 왠지 작가님의 감성을 조금더 들여다보게 한다.

소설은 명랑한듯 읽다가 급 슬프고 아프게 한다. 문장들이 그렇다. 명랑하게 펼쳐지는듯 하다가 왠지 '진진주'를 살포시 위로하고 싶다는 먹먹함을 갖게 한다. '마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같았다. 마음이 변했어. 라고 하지 않아도 마음은 그 자체로 변하는 것이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딴마음이 되어 있는 것이다. 내리고 흩날리고 녹고 더러워지는 것이다.'{p195) 읽는동안 계속해서 '딴마음'이 걸어나온다. 녹은것도 더러워진것도 조금씩 조금씩 빛으로 걸어나온다. 내가 지나온 젊은날의 초상이 스미고 이해되고 '진진주'를, '이모'를, 사랑하게 된다. '나의 급소는 사랑이었고, 사랑은 오직 내 밖에만 있었다……내 사전에 더 이상의 사랑은 없었다.'(p210}이라고 썼지만, 사랑은 늘 안에 있었다. 늘 표현이 달랐을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연한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받칠듯, 사랑은 언제나 다르게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랑은 계속해서 나누게 된다. 조금은 사랑의 표현이 모호한듯한 '진주'의 표현이 가슴을 몽골몽골하게도 쓰리게 아프게도 한다.

'나는 내 안의 침묵어 사전을 펼쳤다. 온통 침묵투성이인 사전을 뒤적이다가 지금 내 상황에 딱 맞춤한 침묵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나는 난생처음으로 내 침묵을 배신했다. 내가 내뱉은 말이 끝끝내 나를 혼자 내버려두고 떠나버림으로써 나를 영영 외롭게 만들 거란 걸 알면서도'(p121}

'진주'는 아름다워질거다. 생은 그렇게 말랑하게 놔두지 않겠지만, 결국 진주는 아주 많이 행복해질거다. 진주만의 생을 살아내려는 용기로인해. 나는 책을 덮고 오래동안 내 지나온 날들을 더듬어 본다. 잃은것들과 얻은것들사이에 나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예견해본다. 조금은 쓸쓸하고 외릅겠지만, 충분히 아름다울것이라고.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이선진 #시리즈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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