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심장 가까이 암실문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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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주아나는가진것들이 있었다.

-타자기를 치는 아버지(아버지의 타자기 소리가 탁-탁...탁-탁-탁...이어졌다-p12첫문장), 어머니(빨리죽은),숙모(당신 숙모가 당신을 독사라고 불렀지. 독사,그래 독사...), 기숙사(나 언제 기숙학교로 떠나요?-당신이 너무 어려서 부터 방치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숙모집,낯선 사람들,그 다움엔 기숙학교로p69),선생님(네가 오늘 나에게 한 질문을 종이에 적고나서 오랫동안 그 종이를 간직해두렴. 그리고 나중에 커서 그걸 다시 읽어봐.p41),오타비우(남편:그가 그녀에게 상처를 줄 때조차도,그녀는 그를 도피처로 삼았다.결론, 그것이 그녀의 자유를빼앗았다),리디아(남편의 임신한 애인:그녀는 두 사람 사이에 '비밀들'이 있음을, 그들이 돌이킬 수 없는 공모자들임을 알았다.p200 가끔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짓눌러요. 어렸을때부터 그랬어요p239),그남자(그건 내가 가진 모든 게 줄 수 없는 거라서 그래, 아니면 가질 수 없거나 나 자신도 내 눈앞에서 갈증으로 죽을 수도 있어. 고독은 내 본질과 뒤섞여...p286 내가 아는 모든 것들은 결코 내가 배운 것들이 아니고,누구에게 가르쳐 줄수도 없어p287주아나는 그의 이름을 알고싶지 않다고 그에게 말했다. 당신도 나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마. 나는 주아나야. 당신은 살아 있는 몸이고, 나도 살아있는 몸이야. 그게 다야.p302), 여행(도망치지는 말되,가라. 아버지의 유산,아직 손도 대지 않은 그 돈을 쓰면서 방랑하고 방랑하며 겸허히 고통받으며 철저히 흔들리며 희망없이 무엇보다도 희망없이.p317 나는 동물의 영혼처럼 강해질 것이고,내가 말 할 때면 내 말들은 내 생각을 거치지 않을 것이고 느릴 것이고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인간에 대한 갈망을 가득 차지 않을 것이며 미래를 부패시키는 과거가 되지 않을 것이다!p325)

이 책에 대해 이렇게 쓰고 만다면 이렇게 서론본론결론없이 늘어 놓는다면 아마도 몹시 당황스러울것이다. 그저 한 사람의 생의 드라인가하는 단조로움마저 들수있다. 그러나 책은 읽을수록 너무나도 놀랍다. 문단과 문단사이의 문장들은 시이고 사유이고 철학이다. 사이사이 간격에 가득 찬 끝없는 생각,상상,느낌,인상, 인식, 각성, 영감,,,은 '자기 안의 완전한 짐승을 느끼는'생생한 야생의 소리였다.

"더 오래, 혹은 더 잘 살아 내야만 인간을 경시할 수 있을까. 인간-나-인간-개인들로 분리된 인류. 내가 그들과 맺을 수 있는 관계는 감상적인 것들 뿐이야.그래서 그들을 잊는 거지. 내가 그들을 찾아다니게 된다면, 우리가 노상 듣는 '동지아'나'정의'같은 상투적인 말들과 다름없다는 걸 그들에게 요구하거나 부여하게 되는 거야. 그들은 사실이 아니라 사실의 조건에 불과해. 그럼에도 그들은 우리의 정신적, 정서적 공간을 모조리 장악해버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이 본질을 거스르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니까. 그건 치명적인 문제야. 우리 삶의 모든 게 어차피 다 난장판이라는걸 감안하더라도 그래. 이 상태에서는 사랑도 증오가 되고, 그 사랑이라는 것도 사실은 사랑을 추구하는것에 지나지 않아. 이론으로밖에 다다를 수 없는 추구. P147)

한 권의 책을 소유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읽어내야하는것은 아닐까?(그 숨겨진 작가의 내밀한 부호들을)"어쨌든 나는 정신이 너무 산만해(p46)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다 알 수 없음을 이미 안다. 그러나 책을 펼치며 함께하는 상상의 시간은 얼마나 달콤한가. 내 의식 아래로 초대되는 문장들은 얼마나 나를 생생하게 깨어나게 하는가.심장을 긋는 문장 한줄 한줄이 질투하게하고다 소유하지 못하는 생의 언어들이 나를 계속적으로 들썩이고 흔들리게 한다.
"주이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끝낼까?(p274)

"나는 동물의 영혼처럼 강해질 것이고... "p325
"모든 것들이 다가와 나를 덮치기를, 심지어 새하애지는 순간들마다 마주하게 되는 나 자신의 불가해함마저도 나를 덮치기를 바라노니, 왜냐하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곤 자신에게 순응하는 것뿐이므로, 그러면 두려움- 없는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아무것도 나의 길을 막지 않을 것이며, 분투할 때나 쉴 때나 나는 어린 말처럼 강하고 아름답게 솟아오를 것이다."p326마지막페이지 중.
작가의 출생지가 우크라이나이다. (지금의 전쟁이 안타깝다)그러나 러시아 대전 으로 브라질로 이주한다. 그리고 이십대에 이 책을 출간한다.(천재아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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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그곳들 작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떠난 길
마르그리트 뒤라스.미셸 포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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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작품을 읽는동안
그 작가의 배경을 아는 건
작가의 작품을 더 이해하게 되고
그 작품에 대해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태어난 배경과 살아온 흔적들,
왜 그곳이어야 했는지
왜 이렇게 쓰여졌는지
계속 알게될수록 작품은 흥미로워진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그곳들'
이야기를 품고 느끼고 체험한 그곳들,
집,숲,벽,정원,바다.....

-우리는 절대로 남자들과 같은 장소에서
글을 쓰지 않아요. 여자가 욕망의 장소에서
글을 쓰지 않는다면 글을 쓰는게 아니라
표절을 하는 겁니다. P129

나는 그 유명한 [연인]도 사실 읽지 못했다.
[연인]은 영화를 보면서 다 이해를 못했었고
배경이 프랑스의 식민지인 베트남것도 낯설었다.
내가 만난 뒤라스는 시집 <이게 다예요>를 통해서였다.
시집으로 먼저 만난 나는 그녀가 소설을 썼고
영화를 만든 감독이었다는건 뒤늦게 알게 된다.

-나는 시간을 채우려고 영화를 만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힘만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힘이
없어서 영화를 만든다. 다른 이유는 없다.
이것이 나의 시도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 중
가장 진실한 말이다. P11

영화속의 배경들. 작가가 사랑한 '그곳들'
작가가 태어나 17세까지 살았던 인도차이나
(그랬구나그래서 그곳이구나),
한 집에 살았던 아니 살아냈던 여자들의 생,
숲의 닫힌 구역, 하염없이 걷던 바닷가...
작가의 내면을 형성했던 그곳들,
조금은 난해하기도 파격적이기도 한,
그저 따라가며 느껴보기만해도 좋았다.

"글을 쓸 때 나는 혼자 쓰는 게 아닙니다,
백지 앞에서 혼자라고 믿는 건 자만입니다.
사실은 모든 것이 사방에서 오니까요." -M.D.

새해 첫 책,
다 보여 줄수가 없네요.
이게 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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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
최규승.이석구 지음 / 타이피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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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달의 뒷면을 본 여자들은
눈을 뜨고 잠들 수 없다."
-달 정류장 중

여자들이 걸어나온다.
언젠가 본 듯한
언젠가 스치기도 한 듯한
여자, 여자들의 생이 출렁인다.
읽어내린수록 층층히 겹쳐지는 여자,
내 모습이기도 하고
내 엄마의 모습이기도 한,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시가 되고 그림이 된 여자들,

행복한 적 없는 여자, 아픈 여자, 이명여행중인 여자,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여자, 고양이가 된 여자, 결국 떠나지 못하는 여자, 꿈을 꾸는 여자, 그러나 깨어나지 못하는 여자, 온통 몸이 거울인 여자, 점자를 쓰는 여자...... 수없는 여자의 몸짓이 겹쳐지고 사라지고 지워지고 다시 살아나고,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아닌것도 아무
어디의 아무 아무의 어디"
-아무것도아니다 중

완경의 시간속에서 잠을 잊은 내게
끝끝내 달의 뒷면을 보게하는,
너무 밝지도 않게
너무 어둡지도않게
잃어가는 언어를 떠오르게하는
그 무한의 색이 그려져있는 곳,
'그림으로 쓴 시
시로 그린 그림'
결국 읽어내는 너, 나, 우리의 여자들,
이 책은 올 한해 최고의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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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타 페이지터너스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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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비올레타의 백년간의 생애,
그 생애동안 겪게되는 수없는 사건과 사고들,
과거의 족벌, 혁명, 게릴라, 군사구테타, 폭정, 암살,
고문, 대량학살의 역병등 그 시간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행동하고
살려내고 자라게하고 생명을 소생시키는 비올레타,
그녀의 백년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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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타 페이지터너스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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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빛소굴출판사에서
북펀딩한 [비올레타]
다른 어떤 굿즈없이 출간했는데도
충분히 좋았다. 믿고 읽는 출판사의 책이
있다는것은 독자에게 큰 행복감을 안겨준다.

-나는 1920년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하던 시기에 태어났고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는 시기에 죽게 되었다. 나는 백년을 살았고 지금도 기억력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세상을 통과해왔음을 중명할 일흔 권 남짓한 일기와 수천통의 편지도 가지고 있다. 나는 많은 사건을 목격했고 많은 경험을 쌓아왔지만 방심하거나 너무 바쁘게 사느라 지혜는 별로 얻지 못했다. 환생이 사실이라면, 나는 부족한것을 채우기 위해 이 세계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공포스럽구나. 세계는 마비되었고 인류는 격리되었다. 내가 팬데믹 시절에 태어나 또 다른 펜데믹 시절에 죽는다는 것은 기묘한 대칭이다.-p470

주인공 비올레타의 백년간의 생애,
그 생애동안 겪게되는 수없는 사건과 사고들,
과거의 족벌, 혁명, 게릴라, 군사구테타, 폭정, 암살,
고문, 대량학살의 역병등 그 시간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면서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행동하고
살려내고 자라게하고 생명을 소생시키는 비올레타,
그녀의 백년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살아있었다.
죽음앞에 그녀는

-한 세기를 살다보니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백년은 어디로 갔을까-
P476

작가인 아옌데의 현재 나이가 여든이라고 한다.
이 노령의 작가는 여전히 글쓰기 작업을 하고있고
신작을 내기도 했단다. 비올레타가 작가인지
작가가 비올레타인지 그 나이들지않는 열정이
온전히 빛이난다.

-오르가슴의 폭발은 내 안에 숨겨진 여자,
거울속의 낯선 여자, 뻔뻔스럽고 반항적인 여자,
도전적이지만 행복하고 부정한 여자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강렬하다-p186

비올레타는 1인칭 화자로서
손자 카밀로에게 편지형식으로
말하듯이 쓰였다. 그래서
읽어내기가 어렵지않고 한결 쉬웠다.
사실 작가 아옌덴의 저서는 처음이었는데,
출반사를 믿고 읽을만 했다.
출판사의 지금까지 출간한 책들의 목록을 보면서
출판사의 모티브격인
<완독으로 이끄는 재미
정독으로 느끼는 감동>를 제대로 느낀듯하다.
아직도 낯선 작가들, 그 이름들을
새로이 만난다는 게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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