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판박이
아베 코보 지음, 곽형덕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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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고보의 소설은 역시나 옳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나 쓸 수 없는 경지의 필력과 구성이라 할 수 있다'라는 옮긴이의 말에 너무도 끄덕인다. 첫 장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먄들고, 결국은 옮긴이의 글까지 읽고나서야 놓을 수 있었다.

SF소설이라고하지만 한 편의 심리소설을 읽는듯한 느낌, 미스테리한 서스펜스를 느끼며 계속해서 다음 페이지를 열게 만드는 필력은 긴장하고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아베고보의 소설이 많지 않다는게 아쉬울뿐이다. 나는 '모래의 여자'와 '벽' 두 권을 소장하고 있다. 좀 더 작가의 글을 쫄깃한 마음으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소설은 '안녕하세요 화성인'이라는 정규프로그램의 각본 구성을 맡고있는 다나카 이치로에게 스스로 '화성인'이라는 사람이 찾아온다. '자신을 화성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미치광이{?)라고 믿는 다나카에게 그는 현란한 말솜씨로 혼돈의 이론을 들려준다. 누구든 믿게 만드는 말과 태도, 그래서 '지구인'이라고 확신한 다나카는 인간의 존재를 의심하는 인간이 되어간다. 하나의 공간에서 별 움직임없는 대화는 읽는 제3자조차 계속해서 의심하게 만든다.

'당신은 알고 있었나? 도대체 어디에 그들이 파놓은 함정이 있었는지, 이 숨은 그림은 과연 어디에 함정이랴는 덫의 급소고 있었는지, 내가 결국 덫을 피하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p181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까지 누가 결론을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미치도록 이 느낌이 무엇인지 나누고 싶어졌다. 그래서?브래서?왜이렇게 된건데? 화성인이라 자칭한 그는 어디로가고, 그 부인의 정쳬는 뭐고, 지구인이라 굳겨 믿었던 다나카는 왜 정신병원에서 눈을 뜨고, 그의 부인은 어디로 사라진건지?나는 왜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고 결론이 나지 않는걸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아베고보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그의 소설은 그냥 재밌게 무섭게 읽었다.

'이 현실은 우화가 실화에 패배한 탓인가. 아니면 실화가 우화에 패배한 탓인가. 법정 밖에 있는 당신에게 묻고싶은 겁니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곳은 과연 실화우 세계입니까. 아니면 우화의 세계입니까?'p200

아베 고보 탄생 100주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소설이 괴기하다시피 이 시대를 이입시키는거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가인거는 맞는듯 하다. 1994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오에 겐자부르는 "아베 고보가 살아있었다면 이 상은 그에게 돌아갔을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일본문학계에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아베고보, 미시마 유키오, 오에 겐자부르는 서로를 인정,친밀한 시기를 보내다 멀어졌다고 한다. 너무도 유명한 일본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사상및.정치적 견해가 의미있게 다가온다.

'믿음을 얻는 것의 곤란함, 믿어 주지 않는 것의 허무함, 그런데도 믿음을 계속해서 더 얻어 내려 멈추지 않는 토폴로지적인 사랑……거기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의혹이야말로 진리로 가는 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문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p133

알 수 없는 이웃에 대한 공포, 벽 한 두개를 사이에 두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인에 대한 불안과 공포,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고도 이렇게 공포감을 인 길 수 있다니, 역시나 아베 고보바 아베 고보 했다. '고향'을 상실한 현대인의 소외, 자아상실, 실종, 불신, 실존, 고독, 타자공포증 을 다루었다는 그의 문학세계가 한층 깊이있게 햔다. 이 소설은 정말 타자공포증이 극에 달한댜. 무척 귀한 소설을 받은듯 하다.

#인간판박이 #아베고보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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