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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사람이다 - 꽃 내음 그윽한 풀꽃문학관 편지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4년 1월
평점 :
이 책은 저자가 풀꽃 문학관 문을 연지 올 해 2024년 1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
그동안 부실한 환경에서도 아름다운 역할을 잘 감당하다가 이번에 다시 새로운 문학관을 건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번 재건축으로 인해 지금까지 문학관에 얽힌 정서와 추억들이 다 사라지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었다.
이 책은 바로 지난 시간 풀꽃 문학관을 둘러싼 소중한 기억의 파편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기념품이자 그동안 문학관을 찾아온 사람들을 향한 선물이다.
이 책에서 '꽃이 사람이다' 라는 말에는 세가지 관련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로는 풀꽃도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격적인 대접을 해 준다는 뜻이다.
저자는 민들레 꽃을 오래된 옛 추억의 연인이라고 하며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린다고 고백한다.
노간주나무는 문학관에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밀고 들어와 더부살이하는 식물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삼촌이나 아버지가 이들을 뜯어 부엌 아궁이에 넣어 태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한다.
비록 풀꽃이지만 저자는 문학관이 좋다고 찾아온 저들을 잘 보살폈다고 한다. 꽃을 사람처럼 여기며 차별하지 않고 누구나 거두어들이는 저자의 성품을 엿 볼 수 있다.
둘째로는 특정한 꽃에서 특정한 사람을 연상시킨다는 말이다.
저자에게 있어 애기 붓 꽃은 구재기 시인의 대신으로서의 애기 붓 꽃이고, 수선화 꽃은 김기평 선생님의 화신으로서의 수선화 꽃이라고 말한다.
셋째로는 꽃들의 삶도 인간과 같다는 의미다. 꽃들도 성깔이 있고 살아가는 방법이 다 다르다고 한다. 꽃들도 굳이 사람이 살라고 만들어 준 자리는 마다하고 자기가 살고 싶은데로 찾아가 산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꽃으로 할미꽃을 소개한다. 할미꽃은 고집이 세고 자주 정신이 투철하다고 한다. 좋은 땅은 마다하고 척박한 땅을 선호하며 사람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한다.
또한 깽깽이풀처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풀꽃도 있고 밟혀도 일어나는 민들레도 있다고 한다. 저마다 개성이 있고 삶의 스타일도 다르다. 저자는 풀꽃들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들인다.
저자의 유명한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란 싯구에 해당하는 풀꽃이 나온다.
바로 '꽃마리'라는 풀꽃이다.
언뜻보기에 이 풀꽃은 아주 졸렬하게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로 자세히 보고 오래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한다.
명자꽃은 너무 예쁘고 화려해서 옛날 사람들은 집안에서 자라면 안된다고 제거했다고 한다. 미인박명이라더니 꽃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제목이 참 그럴 듯 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고 보니 꽃이나 사람이나 인정욕은 본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봄이 되면 꽃들이 경쟁하다시피 얼굴을 들이민다.
유명한 꽃들 뿐 만 아니라 처음보는 무명의 꽃들에 이르기까지 자기를 봐 달라고 뽐낸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심한 듯 하다. 우리가 자연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 한지를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생태계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소외당한 이웃 풀꽃들을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본다.
우리가 관심있는 사람의 정보는 알려고 애를 쓰듯이 저자는 잘 눈에 띄지 않는 들풀들에게 관심을 갖고 돌아본다.
보잘 것 없고 무시당한 풀꽃들은 저자의 사랑스런 눈길로 인해 존재감을 회복하고 기쁨을 얻는다.
사랑의 대상은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릇 생명 있는 모든 존재들을 사랑할 때 그는 진정으로 이 우주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롭게 작성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