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성 문화, 사색 - 인간의 본능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강영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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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있어 가장 강렬한 쾌감은 성적 쾌감일 것이다.

기타 다른 모든 쾌락 추구는 성에서 얻는 즐거움을 누리려는 모방이다.

마약이나 알코올은 아주 짧은 성적 오르가즘을 길게 늘려 즐기려는 인간의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성적 쾌감은 종족을 번식시키려는 방법의 하나로 조물주의 놀라운 수단이었지만 삶의 현장에서 인간은 종족번식보다는 수단에 목숨을 걸었다. 물론 시대에 따라 대를 이어야 한다는 정치적, 문화적 요구도 있었지만 대체로 삶을 지배했던 것은 성적 쾌감이었다.

이러한 인간의 성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주로 은밀한 영역에서 성행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와 사건이 동반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이러한 베일에 가려진 성의 역사를 탐색한다. 이미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이 실려있다.

무엇보다 인문학적 인지도가 있는 출판사에서 성과 관련된 비화들을 모아 출간했다는 것에 특별한 관심이 갔다.

책은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앞에는 주제편, 뒤에는 인물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편은 인간의 성적 본능에 대한 제도와 규약 그리고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대체로 비과학적인 시대에 퍼져있던 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미신적인 요소들을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히 수치심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킨 자위와 몽정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가 아침에 즐겨먹는 콘푸로스트가 원래 자위 방지를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시실 또한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고대나 중세에서는 대체로 정액은 생명수처럼 여겨 이를 배출해서는 안된다는 의식을 갖고 있던 것 같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몽정은 여자 악귀가 남성을 유혹해 생명을 빼앗으려는 행위로 생각했다.

인물편에서는 당시 유명했던 인물들의 성적 사생활을 공개한다.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위인들의 어두운 영역을 조명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인물이 평가절하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하나의 인간이라는, 저자의 말대로 영웅과 성인 일지라도 너저분한 티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상적인 것은 서구 유럽에서는 정치인들의 성 스캔들에 대해 시민들이 크게 개의치 않았다는 점이다. 단지 개인적인 사생활로 여겼다.

'미투' 문제로 자리가 박탈되거나 자살까지 발생하는 우리나라와는 크게 대조되었다.

성에 대한 우리 국민 의식은 아직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요즘 대중들의 성 의식은 음지에서 양지로 많이 올라 왔다.

정규방송에서도 수위가 넘는 성적 표현들이 빈번하고, 유튜브에서도 남녀 성 행위를 스스럼 없시 노골적으로 묘사한다. 자위행위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도 넘쳐난다.

이 책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출간되었다고 본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불륜에 대한 재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친상간이나 소아성애 그리고 수간까지도 개연성 있게 보여졌다.

이런 결과가 성 인식이 좀 더 개방되어 나타나는 현상인지 부작용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요즘 섹스인형이 잘 팔린다고 하고, 섹스 로봇도 앞으로 대중화 될 거라고 하던데 그렇다면 무생물보다 생명이 있는 짐승하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 친화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성에 관하여 고증이나 과학적 토대 위에 쓰여졌다. 따라서 말초적 자극 보다는 지적인 자극을 주는데 충실하기 때문에 천박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저자의 본직이 기자여서 글도 재미있게 썼고, 흥미로운 내용과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을 많이 담고 있어서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 볼 만 하다.

이 서평은 출판사 서평행사에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으로 자유롭게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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